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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학업 성적'만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입시위주 성적지상주의 교육'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뉴스 보도가 늘고 있다. 특히, 일제고사 실시 이후로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학교와 교사가 늘고 있어 이로 인해 자연스레 어린 학생들이 많은 상처를 받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충북 제천에 있는 OO초등학교에서 학교장이 일제고사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에게 전학을 권유한 것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달 초 일제 모의고사를 치른 한 초등학교 교장이 성적이 나쁜 46명을 불러 꾸짖었다. 이 과정에서 학군이 다른 세 명에게 전학을 권유했는데 그 이유가 '성적이 나쁘다는것'이다.그런데 초등학교를 다니는 어린 학생들에게 단지 일제고사 성적이 좀 안나왔다고 교육을 시도하기는커녕 다른 데로 가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게 교육자라니 말이나 되는 건가?

 

그리고 마찬가지로 충북에 한 농촌 초등학교에서도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장애인 특수학급'으로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인 박모 양은 다음 달 전국학업성취도 평가를 앞두고 최근 특수학급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 성적이 나쁜 박양을 개인지도를 명목으로 박양의 부모에게 거짓 권유를 했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는 그저 성적이 부진한 자녀의 보충지도라고 오인하게되어, 이를 허락했고 박양은 '장애인 특수학급'으로 가게 되었다. 박 양은 6학년 19명 가운데 19등으로 특수학급으로 반을 옮겨 학업성취도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학교측은 박양이 빠짐으로써 성적이 오를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렇게 한 것이다. 학급수가 적은 농촌학교에서는 성적이 나쁜 학생 한명을 제외시키면 성적이 비교적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있었다.

 

한편 근처 충주에있는 OO중학교에선 성적에 도움 안 되는 운동부를 없애려해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축구부가 공부에 신경쓸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레 성적이 안 나오는 문제를 따지고 들어 숙소를 해체하거나 축구부 조직을 축소하려 한다. 실제로 모의고사 보는 날, 축구부는 연습경기로 인해 시험을 못 치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것들이 성적을 깎아먹는 요인이 되고있다고, 학교측은 주장한다. 그래서 축구부를 축소하거나 없애려고 한다. 성적에 별 도움이 안되는 '축구부'가 있어봤자, 학교에 득될게 없다고 여긴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애초에 예상한 '일제고사의 시행 의도'였던 '성적 부진아를 진단하고 도와준다는 목적'이 오히려,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들을 더욱더 부진아로 낙인만 시키는 부작용만 낳게 되었다. 특히, 일제고사의 범위가 기존의 고등학생에게만 적용돼던 것이 초등학생에게까지 확대되어 입시지옥의 굴레를 어린 학생들도 강요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제중, 자사고를 비롯한 특목고 확대' 움직임 또한 이를 부추기고 있다. 이런 기세라면 조만간 '국제초'까지 만들어져 유치원생들까지 입시지옥의 굴레로 몰아 넣을 거 같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지금 학교에게 '성적 올리기'라면 마키아벨리즘(권모술수)을 할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있다. 이로인해 피해를 입는 건 결국 청소년이다.

 

 정부가 그런 환경을 조성하고, 학교는 그 환경에 맞추어 움직이고, 학부모 또한 어쩔수 없이 이런 분위기에 발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라는 정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가 아는 학교는 어떤 곳인가? '학생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교육해 사회에 진출시키는 곳'이다.

 

우리가 이런 '입시위주 교육'이 불합리하고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지만, 일단은 순응하고 거기서 살아남으려고 하는 청소년들과 학부모가 대다수이니 그렇게 할수밖에 없다고 친다면, 학교의 역할은 최소한 경쟁에 뒤처져있는 아이들을 위해 더 신경쓰고 노력하는 게 선생님이고, 학교이고,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실천하는 교육의 역할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성적에서 뒤처진 학생은 '낙오자'로 낙인시키고, 성적이 잘 나오는 학생들만을 더욱더 '빡세게'시켜 명문대에 보내려한다. 이게 바로 '명문 학교'로 인정받는 '필수 코스'이다.

 

 '한국 교육'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속에서 위와 같은 일들은 앞으로 더욱더 자주 나타날 것 이다.

 

정말 개개인마다 소중한 가치가 있는 우리 청소년들을 단순히 성적 하나만을 보고 낙인시키는 한국 교육과 그로 인한 분위기를 바꾸는 일이 절실해 보인다.

 

사실 이런 게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몇몇 어른들도 '우리 자식들 공부시키는데'에 만 열중하지는 않았는지, '지금 아이들이 이런 교육으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있다'는 걸 생각해봤는지 를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 이런 작은 '살핌'부터 시작되어야 '한국 교육의 비정상성'이 당연시 되는 풍조를 바꿀수 있을 것 이다.

덧붙이는 글 | '대한민국 교육'은 작은 실천에서부터 바뀔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작은 힘'을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조금씩만 생각을 바꾸면 대한민국이 '나비효과'처럼 바뀔 것 입니다.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2440396_2687.html (초등학교 교장 "성적 나쁘면 떠나라"‥전학 권유, mbc보도)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214&aid=0000118000 (성적 부진 학생, 장애인 특수학급으로 보내 논란, mbc보도) 


태그:#일제고사, #성적올리기 마키아벨리즘, #입시위주 교육, #국제중, #특목고,자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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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에서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로 활동했고, 그 이후로는 광주로 내려와서 독립 언론 <평범한미디어>를 창간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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