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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회사로부터 비자금과 관련해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정 전 비서관이 이 사건 당시 사돈이 해운회사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기로 해 청와대 총무비서관이었던 정 전 비서관에게 마치 적극적으로 청탁을 하는 것처럼 꾸민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2003년 9월 1일 청와대 총무비서관으로 근무를 시작했는데, 20일 뒤 딸이 L씨와 결혼했다.

그런데 신성해운 전 부산지점장 S씨는 2003년 12월 국세청에 신성해운이 비자금을 조성해 세금을 포탈했다는 제보를 하면서, 서울중앙지검에 대표이사 P씨를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서울지방국세청은 2004년 2월 신성해운 본사 사무실에서 재무담당 상무 K씨로부터 비자금과 로비내역 등이 기재된 노트북을 압수하는 등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였다.

노트북 내용 분석을 통해 비자금 조성과 사용처, 로비내용, 탈세 등이 밝혀질 경우 거액의 추징세액 뿐만 아니라, 신성해운 대표이사와 자신에 대한 형사처벌이 예상되자, K씨는 지인을 통해 정 비서관의 사돈과 사위를 소개받고 세무조사 무마를 부탁했다.

이에 정 비서관의 사위인 L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장인인 정 비서관에게 노트북 회수와 세무조사 무마를 부탁하고 사돈 역시 정 비서관에게 신성해운 세무조사 무마를 부탁해, 2004년 3월 6일 정 비서관은 자신의 집에서 사위 L씨로부터 신성해운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취지로 신성해운에서 제공한 현금 1억원을 받았다는 게 검찰의 공소내용이다.

또 사돈에게 부탁해 당시 강원도 영월에 선거사무실을 차린 이광재 후보에게 불법 선거자금 1000만원을 보내주도록 한 혐의도 포함됐다.

하지만 정 비서관은 사위였던 L씨로부터 '압수된 노트북 회수와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고, 또 사위가 2004년 3월 아파트 담보대출금을 갚으라고 아버지가 보낸 돈이라며 1억원을 가져와, 화를 내며 돌려보낸 사실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3형사부(재판장 민병훈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비서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인 사돈과 사위 L씨의 진술은 객관적 상황 및 관련자들의 진술과 모순되고, 진술의 일관성도 부족해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한편 사위였던 L씨의 진술 일부가 구체적인 면이 있지만 이는 L씨가 실제 있었던 사실에 의도적인 허위진술을 혼합한 결과에 불과할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과관계에 비춰 본 L씨의 인간됨과 L씨와 피고인의 딸의 이혼경위 및 L씨가 신성해운을 상대로 돈을 받으려는 욕심에서 S씨에게 먼저 접근하고 S씨와 함께 이 사건과 관련된 형사고발 등을 한 사정에 비춰 보면 진술의 신빙성 판단기준인 진술자의 인간됨과 허위진술의 동기라는 측면에서도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조병현 부장판사)도 지난 5월 정 전 비서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사위였던 L씨나 사돈으로부터 신성해운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받고 이를 수락한 사실은 인정하기 어려운 반면, 오히려 사돈이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신성해운으로부터 30억원을 받기로 하고 그 중 일부를 이미 지급받은 상황이어서 자신이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음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피고인에게 신성해운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신뢰를 얻어 놓을 필요성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사돈이 피고인을 위한다는 마음에서 당시 대통령 최측근으로 널리 알려진 이광재 후보자에게 피고인의 부탁 없이 자진해 1000만원을 전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심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도 10일 신성해운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기소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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