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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엽 성남시장(사진왼쪽)과 김황식 하남시장이 지난 19일 성남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자치단체의 통합을 발표하고 있다.
 이대엽 성남시장(사진왼쪽)과 김황식 하남시장이 지난 19일 성남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자치단체의 통합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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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6개 소권역 통합 추진

정부가 2014년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성남시와 하남시를 비롯한 경기지역 일부 기초자치단체들이 최근 사전에 주민들의 여론수렴이나 인접 자치단체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이후 잇따르고 있어 '청와대와 코드 맞추기'는 물론 내년 지방선거 등을 의식한 정략적 '노림수'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경기지역에서 통합이 거론되고 있는 곳은 성남-하남, 안산-시흥, 남양주-구리, 의정부-동두천-양주, 안양-의왕-군포, 수원-오산-화성 등 6개 소권역에 이른다.

이 가운데 성남-하남은 지난 19일 통합을 전격 선언해 성사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남과 하남의 통합이 성사될 경우 면적 234.81㎢에 인구 116만명, 재정규모 2조 8000억원의 거대 통합도시로 몸집을 불리게 된다.

이대엽 성남시장과 김황식 하남시장은 이날 성남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자치단체의 통합을 발표하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들은 공동 발표문을 통해 "현재의 행정구역이 시대적, 물리적 환경변화를 외면한 채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라며 "자율적 대통합을 이뤄 쾌적한 환경과 첨단정보가 어우러진 명품도시로 비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제 위례성으로부터 1000여 년 동안 한 울타리에서 생활해 온 성남·하남·광주시가 서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면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통합선언에 광주시는 절차적 문제를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지리적·역사적으로 성남과 하남의 중심지인 광주시가 통합에 불참함으로써 사실상 두 도시의 통합은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게 중론이다.

같은 날 조억동 시장은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행정구역 통합이 시대적 흐름이라고 해도 시민의 공감대 형성과 동의 없이 추진할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따라서 "각계의 여론수렴을 거쳐 시민의 공감대 형성과 합의가 이루어진 뒤 시민중심의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는 조 시장의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산시장 "시흥시와 통합 추진", 시흥시장 "사전 협의 없었다"

성남-하남의 통합선언이 나온 다음날 박주원 안산시장도 시흥시와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김윤식 시흥시장은 "사전에 어떤 협의도 없었다"면서 "통합은 시민의견 수렴과 시의회와 협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동두천·양주시와 통합을 원하고 있는 김문원 의정부시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시의회 의장 등과 사전 모임을 갖고 9월 12일 오후 양주 문화회관에서 통합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주시와 동두천시는 의정부시의 통합 구상에 대해 유보적이거나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3개 도시의 통합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에 앞서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지난달 초 구리시와 통합의사를 밝혔으나 박영순 구리시장은 "주민의 뜻을 확인해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밖에도 수원-오산-화성시, 안양-군포-의왕시의 통합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 자치단체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자제한 채 관망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경기지역 일부 자치단체들은 동일 생활권과 역사성, 통합의 시너지 효과 등을 내세우며 인접 자치단체와 통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사전에 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이나 인접 자치단체들과 협의 등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통합구상을 발표하면서 반작용도 적지 않다. 특히 시장들끼리 통합에 합의한 성남과 하남의 경우 시민사회의 비판과 반대기류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앞으로 두 도시의 통합을 본격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성남·하남의 통합선언 이후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절차를 무시한 성남시․하남시 행정구역 통합 추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대엽 성남시장(사진왼쪽)과 김황식 하남시장이 지난 19일 성남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자치단체의 통합을 발표하고, 합의문에 서명한 뒤 두 손을 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대엽 성남시장(사진왼쪽)과 김황식 하남시장이 지난 19일 성남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자치단체의 통합을 발표하고, 합의문에 서명한 뒤 두 손을 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시티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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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지역 정치인, "충분한 사전 검토와 여론수렴 과정 필요"

시민연대는 논평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한 후 이대엽 성남시장과 김황식 하남시장이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면서 "행정체제의 개편은 대통령의 발언과 자치단체장의 결정으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체제의 개편은 지방자치 발전과 지역사회의 재구조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하고, 절차적 민주주의 단계를 거쳐 접근해야 한다"면서 "이 시장은 하남시장과 졸속적인 통합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먼저 시민의견 수렴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성남지역 정치인들도 이에 가세했다. 특히 이대엽 시장과 같은 당 소속인 한나라당 신영수(수정)·신상진(중원)·고흥길(분당갑)·임태희(분당을) 의원은 최근 '성남·하남시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성남지역 출신 국회의원 입장'이라는 공동성명을 내고 통합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행정구역 개편은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행정구역 통합은 해당 지역의 중대한 문제이므로 통합발표 이전에 전문적이고 충분한 사전검토와 함께 공론화 및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행정구역 통합의 전제조건은 지리적으로 통합이 가능하고 생활권·교통편의성·효율성 측면에서 부합해야 하고, 통합지역이 모두 발전하는 시너지효과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성남과 하남의 통합은 그 취지와 시너지효과가 의문시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부대변인은 "광주시를 제외한 성남·하남시 통합은 남한산성을 중심으로 한 옛 광주권역 회복에 장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통합 합의는 두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곤경을 타개하려는 정략적 이벤트"라고 혹평했다. 

"이전 화장장 사건 때하고 똑같은 일 처리를 하고 있다"

하남지역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하남YMCA는 "주민의 의사에 반하는 광역화장장 유치 행위로 말미암아 하남 시민사회를 분열과 대립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또 다시 한탕주의, 선정주의적인 '정치적 쇼'를 부리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공세를 취했다. 

또 하남 출신인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주민 의견수렴이 안된 통합논의는 제2의 광역화장장"이라고 규정, "두 시장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얼치기 합의라는 따가운 시선이 있다는 것을 두 시장은 직시하라"고 공박했다.

일부 시민들도 성남시와 하남시 홈페이지에 실명으로 글을 올려 문제를 삼고 나섰다. 성남시민 박아무개씨는 "통합의 장점과 단점이 단 한 번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제공되지 않았다"면서 "각자가 알아서 찾아보고 확인하라는 것이냐"고 따졌다.

문아무개씨는 "시민의 의견수렴을 배제하고, 두 시장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이번 통합결정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시민들을 정치적 이벤트를 위한 수단으로 여기지 않길 바란다"고 일침을 놓았다.

하남시민 조아무개씨는 "이전 화장장 사건 때하고 또 똑같은 일 처리를 하고 있다"면서 "(성남과 하남은) 위치상, 거리상 너무 동떨어져 있는데 통합이라니, 대체 어떤 이유에서 통합을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이대엽 성남시장과 김황식 하남시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두 도시의 통합 합의는 시민과 지역발전을 위한 충정"이라며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오는 2014년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는 지난 26일 자율통합을 확정한 기초자치단체에 대해 통합 완료에 앞서 각각 50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하고, 추진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10%포인트 높여주는 내용 등을 담은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자율통합 유인책이 자칫 무리한 통합을 촉발시켜 특정지역 쏠림현상이나 지역갈등 유발 등의 부작용을 낳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위해 여야 의원 62명은 현재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안'을 공동 발의한 상태다. 특별법안은 전국 시·군·구를 60~70개의 통합시로 만들어 현행 3단계 행정구조를 통합시와 읍·면·동의 2단계로 축소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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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거점인 수원을 비롯해 경기지역 뉴스를 취재합니다. 정치·사회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