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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구슬 울음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명옥헌의 연못
 옥구슬 울음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명옥헌의 연못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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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최고의 민간정원으로 손꼽히는 명옥헌은 소박한 아름다움에 고풍스러움이 깃들어있다. 잠시 정자에 들려 옛 시절의 상념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조선시대 중기에 세워진 문신 오희도(吳希道·1583~1623)의 집에 딸린 전통정원으로 정자와 연못의 조화가 빼어나며 배롱나무 꽃으로도 유명하다.

전남 담양의 창평IC를 빠져나와 광주방향으로 조금 달리다 '명옥헌원림' 이정표를 만났다. 입구 초입의 조붓한 길에서부터 화려한 색감의 배롱나무 꽃이 환한 미소로 길손을 반긴다. 새록새록 가지에 수북하게 쌓인 붉은 꽃들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배롱나무 꽃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배롱나무 꽃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배롱나무 꽃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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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옥헌 정자 마루
 명옥헌 정자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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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색감의 배롱나무 꽃이 환한 미소로 길손을 반긴다.
 화려한 색감의 배롱나무 꽃이 환한 미소로 길손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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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소리, 옥구슬 구르듯 운다는 '명옥헌'

붉은 배롱나무꽃(자미화)이 연못 가장자리에서 한가롭게 떠도는 오후, 연못에는 소금쟁이가 유영을 한다. 늦더위에 지쳐 힘겨워하는 연못가 노송 솔잎사이로 바람이 지나간다. 명옥헌 정자 마루에서 한 사내의 "이리 오너라!" 외침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꽃잎이 떠있는 연못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또 다른 내가 거기에 있다. 잔잔한 연못 속에 어느새 붙들려 잔물결에 흔들리고 있다.

연못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마치 옥구슬 구르는 소리로 운다고 하여 이름 지어졌다는 명옥헌, 그 연못으로 '명곡 오선생 유적비'를 등에 짊어진 거북이 향하고 있다. 네모난 연못 한가운데에는 둥근 섬 하나가 떠있다.

명옥헌 마루에서 망중한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여유로워 보인다. 정자 왼쪽 뒤편의 작은 연못에 배롱나무가 매끈한 몸매를 드리우고 있다. 배롱나무 고목사이로 보이는 정자의 풍경은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오솔길에 떨어진 꽃잎마저 정겹고 졸졸거리는 물소리 또한 청아하다.

작지만 꾸밈없는 소박한 아름다움이 좋아

조선시대 최고의 민간정원으로 손꼽히는 명옥헌은 소박한 아름다움에 고풍스러움이 깃들어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민간정원으로 손꼽히는 명옥헌은 소박한 아름다움에 고풍스러움이 깃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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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은 됐음직한 배롱나무 고목에는 이름 모를 버섯이 피어나고 자신의 붉은 꽃잎이 내려앉아 있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된 시적인 공간에서 어둠속의 7년 세월을 한풀이라도 하듯 매미가 목청껏 울고 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정원 명옥헌은 꾸밈없는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어서 좋다. 화려화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아기자기함이 곳곳에 숨어있는 곳이다. 

백련이 피어나는 후산마을의 연못인 자당도 아름답다.
 백련이 피어나는 후산마을의 연못인 자당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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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배롱나무꽃(자미화)이 연못 가장자리에서 한가롭게 떠있다.
 붉은 배롱나무꽃(자미화)이 연못 가장자리에서 한가롭게 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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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고목에는 이름 모를 버섯이 피어나고 자신의 붉은 꽃잎이 내려앉아 있다.
 배롱나무 고목에는 이름 모를 버섯이 피어나고 자신의 붉은 꽃잎이 내려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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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옥헌 가는 길에 있는 후산마을의 보호수인 느티나무는 그 높이가 무려 18m, 수령이 268년이나 됐다고 한다. 백련이 피어나는 후산마을의 연못인 자당도 아름답다. 후산마을과 자당은 나오는 길에 여유롭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붉은 꽃무리가 환호하는 세상, 그곳에 가면 배롱나무 꽃잔치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떨어진 꽃잎마저도 아름다운 곳 명옥헌에 꽃잎이 다 지기 전에 꼭 한번 들려보자. 연못에서 들려오는 옥구슬 울음소리에 마음을 빼앗길 터이니.

덧붙이는 글 | [명옥헌원림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광주광역시- 창평IC- 60번 지방도- 삼거리에서 우회전 고서방향- 명옥헌 이정표 따라 좌회전- 후산마을회관- 명옥헌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명옥헌원림, #명옥헌, #배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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