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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지사는 도내 3개 일간지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제목은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내용이자만, 광고 하단에는 '투표 불참도 유권자의 권리'라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광고(한라일보) 김태환 지사는 도내 3개 일간지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제목은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내용이자만, 광고 하단에는 '투표 불참도 유권자의 권리'라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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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제주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20일과 24일 양일간 김태환 지사가 제주도내 일간지에 게재한 광고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소식이 있은 후, 제주도내에서는 총 7군데의 분향소가 마련되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한 도민들의 연민이 남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주도가 추모열기에 뒤덮여 있던 기간 동안 김태환 지사는 도내 3개 일간지에 '故 김대중 대통령님! 이제,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그저 편히 잠드소서'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의 제목 아래에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6월 16일에 제주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발표했던 연설문의 일부가 실려 있다.

"우리가 사실은 보물 같은 이 섬을 그 동안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제주도보다 지정학적 여건이 미달되는 싱가포로, 상하이, 대련 등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가 생각하면, 우리 정부가 그동안 제주의 올바른 가치를 인정하고 그 가치에 알맞은 노력을 하는 것에 부족하지 않았는지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주도를 국제자유항으로 만들어서 동아시아의 중심의 물류, 관광, 금융, 무역 등 교류지역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 국익은 물론 제주도민의 이익에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김 지사는 광고의 맨 하단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글을 추가했다. 어쩌면 김 지사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인지도 모른다.

"투표 불참도 유권자의 권리로 보장된 것이 주민소환제도입니다. 투표자수가 1/3에 미달하면 개표를 하지 않습니다.(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이라 마무리하고 있다.

광고문 맨 왼쪽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얼굴이 실려 있고, 제목 아래에 김 전 대통령의 연설문 일부는 작은 글씨로 적혀있다. 반면, 맨 하단에 '투표불참도 유권자의 권리'라는 내용이 중간 크기로 적혀 있어서, 독자들에게는 제목, 김 전 대통령의 얼굴, 투표불참을 호소하는 내용만이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편집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서거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주민소환의 대상이 된 김 지사의 광고모델로 등장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광고가 되어 버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는 모욕적인 내용일 수밖에 없다.

24일 민주당 평당원들이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유지를 내걸로 도민들을 향해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것도 김태환 지사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데에 대한 분노가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한편, 이 광고는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치토론 사이트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의 토론방에는 필명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제주도 일간신문에 경악스러운 광고가 실렸습니다(대한민국 8월 25일)'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어 있다. 김태환 지사의 광고를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다. 이날 오전동안만 1400여 명의 독자가 이 글을 조회했고, 추천자 수도 480여명에 이르고 있다.

김 지사의 광고는 8월 20일에는 제주일보와 제민일보에, 8월 24일에는 한라일보의 각 1면에 게재되었다. 


태그:#주민소환, #추모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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