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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행되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의 사죄

 

해방 64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연대집회의 일환으로 미국 수도인 워싱턴 디씨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8월 12일 집회가 열렸다.

 

2년 전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HR121)이 채택되었고, 이 위안부 결의안은 유럽 연합과 네덜란드, 아시아 각국의 의회에서 결의안 채택의 단초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일본 정부의 정식 사죄는 아직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수도인 워싱턴 디씨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집회의 의미는 남다르다.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국제적 비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위안부 결의안이 채택되도록 풀뿌리 운동을 주도했던 워싱턴 동포들이 다시 한번 나서게 되었다. 이번 집회에는 '미주동포전국협회(NAKA)', '사람사는세상-워싱턴', 'Good Friend USA (좋은벗들 미국지부)', '메릴랜드한민족위원회', '6.15공동선언실천 워싱턴위원회', '풍물패한판', '우리문화나눔터' 등 여러 단체가 모여 일본 정부의 정식 사죄를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하였다.

 

 

동포들의 한 목소리 "일본은 사죄하라"

 

집회는 풍물패의 시원한 사물놀이로 열렸다. 마침 대사관 앞을 지나가던 일반 시민들과 각국 대사관 사람들, 또 그곳을 지나가던 차들의 주목을 손쉽게 이끌 수 있었다. 그곳을 지나던 시민 Vanda Versiglia씨는 "희생자들에게 연민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위안부의 잔혹성을 알리는 사진들과 구호를 메단 피켓을 손에 든 미주 동포 단체들이 일본 대사관 앞에 등장하였다.

 

'워싱턴 사람사는 세상'의 대표(이덕근) 는 행사취지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수많은 만행 중 천인공노할 만행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종군위안부 만행이다. 그러나 일본은 아직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위안부 결의안의 이행 촉구를 위해서 이곳에 우리가 모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자리에 모인 동포 단체들도 대표의 선창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일본 헌법 정신에 따라 과거의 전쟁 범죄를 사과하라.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 일본 정부는,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올바르게 기록하고 교육하라. 일본 정부는, 미하원결의안 (HR 121)을 이행하라"라고 구호를 제창하였다.

 

단결되고, 열린 시민의식을 보여준 문화행사

 

이어서 참가자들은 결의안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여러가지 노래를 불렀다. 특히나 마지막으로 부른, 위안부 할머니들이 즐겨 부르던 '고향의 봄'을 합창할 때는 할머님들을 생각하는 의미에서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지난 달 28일 열린 '미 하원 결의안 채택 2주년 맞이 전쟁과 여성인권 행사'로 미국을 방문한 길원옥 위안부 할머니의 생생한 증언을 들었던 이은재 학생이 나와 할머님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죄는커녕 미동도 않는 일본정부를 강하게 비판하였다. 이은별 학생은 "일본이 왜 사과를 거부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을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 우리는 희생자들에 대한 사과와 정의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라고 성토했다.

 

 

동포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모두 발언을 한 이선명씨는 "동포와 한국사람, 북한사람들이 하나될 때 한이 사라진다. 진정한 독립은 통일이다. 그리고 일본은 역사왜곡을 중단하고 대사라도 나와 할머니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미국을 방문 중인 김낙영 시인도 발언을 통해 "몸은 해방됐을지라도 정신은 아직 해방이 안됐다"라고 말하며 "사회정의가 밝혀져야 하며, 한국정부가 위안부 할머니들께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또한 그는 "작지만 이 함성이 퍼져나가 한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 각성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총 3개의 성명서가 낭독되었다. 첫번째 성명서는 한국정신대 문제 대책 협의회의 성명서가 낭독되었고, 두번째는 워싱턴 사람사는 세상의 자체 성명서가 읽혀졌다. (성명서 전문은 아래 참조) 그리고 이것을 영어로 번역한 성명서가 마지막으로 낭독되었다. 이날의 행사는 일본 대사에게 이 세 가지 성명서를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대사는 나오지 않고 일본 대사관 관계자만 나와 성명서를 전달받았다.

 

 

남겨진 우리의 숙제

 

이제 위안부 할머니들은 모두 고령자가 되었지만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일본정부는 모든 증인이 사라지길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유태인의 홀로코스트 박물관(Holocaust Museum)처럼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http://www.whrmuseum.com) 건립에 중지를 모아 일본이 다시는 이런 만행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위안부 결의안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통과될 동안 뒷짐지고 있던 한국정부도 이 문제를 나서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하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세계가 모두 권고하는 사죄를 유독 피하고만 있는 일본 정부는 반성하고, 하루라도 빨리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다음은 워싱턴 사람사는 세상 성명서 전문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세계연대집회 성명서

 

미국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일본 정부의 책임과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에 대한 권고안 HR 121이 통과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미국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캐나다, EU, 대한민국, 대만 등 각국의 의회에서도 결의안을 내어 일본 정부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책임과 성의를 보일 것을 권고했습니다. 나아가 유엔 인권조약기구에서도 "위안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는 권고를 일본 정부에 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 스트라스필드 시의회와 라이드 시의회 등의 각 나라의 지방 의회에서도 국제적인 연대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일본 정부는 세계와 자국 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성실한 대응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작년에만 13명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돌아가셨는데, 이 문제 해결의 시한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사회적, 정치적, 역사적인 해결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 유린에 사과하고 명예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일본이 국제 사회에서 전범국이라는 불명예스런 지위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선진국가로서 자리매김하여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기를 원한다면 과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은폐하고 부정하는 행동으로 일관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의 과오를 솔직히 인정하고 진심어린 반성과 사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일본이 과거 전쟁을 통해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파괴했던 것에 대한 역사적 반성으로서 모든 것의 종지부를 찍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일본은 군사력 증강으로 군국주의 회귀라는 세계인의 의심어린 시선에서 벗어나 선진국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국제 사회에서는 명예로운 지위에 올라 존경과 기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재미 한국인으로서 우리는 일본군 '위안부' 해결을 위한 세계 연대 집회에 동참하면서 일본 정부에 촉구합니다. 일본 정부는 평화 헌법 정신을 따라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전쟁에 반대하며 과거의 전쟁 범죄에 대한 역사적 반성과 보상에 충실해야 합니다. 전쟁 속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원하지 않은 피해를 받은 여성들에 대한 아픔을 위로하고 명예를 회복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랍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하며 요구합니다.

 

1. 일본 정부는, 일본 헌법 정신에 따라 과거의 전쟁 범죄를 사과하라.

2.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

3. 일본 정부는,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올바르게 기록하고 교육하라.

4. 일본 정부는, 미하원결의안 (HR 121)을 이행하라.

 

2009년 8월 12일

 

미주동포전국협회(NAKA), 사람사는세상-워싱턴, Good Friend USA (좋은벗들 미국지부), 메릴랜드한민족위원회, 6.15공동선언실천 워싱턴위원회, 풍물패한판, 우리문화나눔터


태그:#일본, #위안부, #사죄, #워싱턴, #미하원결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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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워싱톤 지역의소식을 좀더 국내분들에게 전해 주고 싶어서 가입했습니다. 자신있는 글쓰기는 글쎄 잡식이라서 다양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 행사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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