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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광장이 지난 1년 3개월 간의 공사를 끝내고 8월 1일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광화문광장이 지난 1년 3개월 간의 공사를 끝내고 8월 1일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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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건국부터 600년 간 서울의 중심축이었던 광화문-세종로 거리가 지난 1년 3개월 간의 공사를 마치고 오는 8월 1일 '광장'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광장 개방을 이틀 앞둔 지난 30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광화문광장이 완성돼 청계청, 서울광장, 숭례문까지 이어지는 보행도로가 형성돼 시민이 한층 수준 높은 문화적 삶을 영위할 것"이라며 600년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의미를 강조했다.

그러나 오 시장이 강조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광장'은 개방 3일도 되지 않아 광장 운영 등을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연대, 진보신당 서울시당 등은 오는 3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지난 5월 28일 서울시가 제정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이하 광화문광장 조례)가 집회·시위 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등 광장의 본래 사용목적에 맞지 않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들은 또 개방 이후 광화문광장 조례 수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 서명 운동 등도 벌일 예정이다.

445억원 예산 소요된 광화문광장... 시민단체 "광장 아닌 도시조경사업"

 오는 8월 1일 개방될 광화문광장의 이순신동상 주변 바닥분수 시운전 모습.
 오는 8월 1일 개방될 광화문광장의 이순신동상 주변 바닥분수 시운전 모습.
ⓒ 서울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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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 2007년 12월 광장 조성 공사를 시작한 이래 무려 445억 원의 예산(2009년 예산 138억여 원 소요)을 썼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 만큼 광장의 면모는 화려하다.

너비 34m, 길이 557m, 면적 19,084㎡의 광화문광장에는 이순신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10월 9일 한글날 제막 예정)이 들어서고,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는 300여개의 바닥분수가 설치됐다.(서울시는 이 분수의 이름을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군함으로 133척의 적선을 격파한 명랑해전과 23전 23승의 불패 전적을 상징해 '분수 12·23'로 명명했다.) 세종대왕 동상 주변에는 혼천의, 자격루 등의 조형물들이 자리 잡고 동상 지하로는 대왕의 업적과 생애를 기릴 수 있는 '세종이야기'라는 전시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역사성'에 걸맞게 조선시대 육조거리를 재현한 미니어처가 들어서고 본래 광화문 앞에 있던 '월대'와 '해태'가 원위치로 복원될 예정이다. 광장 양옆으로는 폭 1m, 길이 365m의 '역사물길'이 조성돼 청계천으로 흘러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김상철 진보신당 서울시당 정책기획국장은 3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광화문광장은 도시조경사업일 뿐"이라고 냉혹하게 평했다.

"광화문광장은 조선시대에는 궁궐 앞이었고 지금은 정부종합청사·주한 미 대사관 등이 있어 전통적으로 권력의 장소였다. 그 장소를 광장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은 권위적이었던 공간을 민주적인 공간으로 돌린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조성된 광장은 그렇지 않다."

김 국장은 이어, "광화문광장 조례를 살펴보면 기존 공간의 의미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서울시가)진짜 의미는 도외시하고 물길을 내고, 분수를 만든다든지 그런 식으로 보여주기식 광장을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사용중에 취소? 집시법에서도 하루 전에 금지통보하는데..."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 100만 촛불대행진이 예정된 10일 오전 경찰이 서울 세종로네거리 청와대 방향을 컨테이너를 쌓아 봉쇄하고 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 100만 촛불대행진이 예정된 지난 2008년 6월 10일 오전 경찰이 서울 세종로네거리 청와대 방향을 컨테이너를 쌓아 봉쇄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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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국장은 광화문광장 조례 중 제6조 사용허가 또는 사용제한, 제8조 허가사항 변경, 제9조 사용허가의 취소 및 정지 등 3가지 항목을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았다.

이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사용은 지극히 서울시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경찰 차벽에 의해 봉쇄됐던 시청 앞 서울광장 사용 조례보다도 훨씬 사용이 제한됐다.

우선 사용일이 중복된 경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사용 우선순위를 얻는다. 또 서울시장은 광장 사용이 허가된 이후에도 '국가 또는 서울특별시가 공익을 위하여 광장 사용이 필요한 경우', '시민의 안전확보 및 질서유지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허가를 변경할 수 있다. 사용이 시작된 후에도 '허가된 사용목적 이외의 용도'이거나 '사용자의 준수사항'을 위반하는 경우 사용허가의 취소 및 정지까지 가능하다.

김 국장은 이와 관련해 "광화문광장 사용허가 변경 및 취소 사유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추상적이고 광범위해 자의적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집시법에서 집회금지통고를 내리기 24시간 전에 보완통고서를 보내는 등 고지시간을 따로 두는데 반해 광화문광장 조례에는 그런 고지시간조차 없이 사용 중간 취소까지 가능하게 했다"며 "이처럼 광장 개방의 의미와 광장 사용 및 운영 방침이 서로 상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조례를 제정한 이유로 "광화문광장 주변에 정부청사, 미국대사관 등 중요 시설이 주변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논란의 확산을 막기 위해 '광장운영시민위원회'를 설치해 광화문 광장에 대한 사용 및 허가기준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31일 현재까지 아직 구성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결국 시민의 힘으로 광장 의미 되찾을 것"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이틀째인 6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세종로 사거리에 모여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이틀째인 지난 2008년 6월 6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세종로 사거리에 모여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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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광장' 자체의 인문학적 의미도 없는 '보여주기' 행정"이라며 "조성 단계부터 광장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표적 일례로 이순신동상 주변에 설치될 바닥분수를 지목했다.

황 소장은 "광장 자체는 대화, 상생, 평화, 교류 등의 의미가 있는데 우리는 그 광장에 전투 장면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만들었다"며 "광장을 찾는 국민에게 '싸워 이기는 공간'의 역사성을 되새기고 싶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황 소장은 또 "문화연대 등이 지난 2002년부터 광화문광장 조성 필요성을 주장했는데 서울시가 이런 발상을 이용하면서 자문 등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에게만 구했다"며 "청계천 복원 때와 똑같다"고 주장했다.

문화연대 공동대표인 강내희 중앙대 교수도 서울시의 '광장운영시민위원회' 설치안과 관련해 "위원으로 위촉될 사람들이 '시민'이라고는 하나, 시의회 상임위원, 공무원 등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이들로 구성될 것"이라며 "광장 조성 때도 현대사에 대한 인식이 없이, 공간전문가들에게만 아이디어를 받아 진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특히 "광화문-세종로는 전근대 역사와 민주주의 투쟁 등의 역사적 공간"이라며 "일제강점기, 독재정권 등 정상적인 근대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우리나라도 프랑스의 파리나 미국 워싱턴과 같이 근대의 공간으로 광장을 가지는 의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4.19 혁명,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 촛불집회 등 광화문 거리는 현대사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표출되는 공간이었다"며 "이러한 공간에서 시민의 자유로운 의사소통, 집회나 시위가 없다면 말이 되지 않을 뿐더러 전근대의 인물인 세종대왕, 이순신장군의 동상이 들어서는 것도 시대적으로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이어, "히틀러가 공간을 조성할 때도 군대사열용이라든가 국민을 동원하기 위한 권력 과시 형태로 만들 듯, 공간은 정권의 성격에 따라 변용될 수 있다"며 "결국 광화문광장 등의 광장의 민주적 의미는 결국 시민의 힘으로 회복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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