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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최경준 박상규 기자, 이대암 인턴기자
사진 : 권우성 기자
 

 

[4신 : 20일 오후 4시 50분] 경찰, 지나친 시민 통제 '눈살'

 

오후가 되면서 쌍용차공장 내부보다 정문 밖이 더 분주하다. 경찰들은 정문 앞쪽의 시민들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도로에 서 있어도, 인도에 모여 앉아 있어도 경찰은 그냥 두고 보지 않는다.

 

"인도에 계신 시민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이곳은 작전지역입니다. 이곳에 계시면 위험하오니 삼거리가 있는 곳까지 철수해주시기 바랍니다."

 

확성기를 든 경찰 간부가 시민들을 향해 경고방송을 했다. 이어 등장한 경찰 방송차량에서는 귀가 아플 정도의 큰 음량으로 "도로교통법 위반입니다. 철수해주십시오"라며 인도에 있던 시민들의 해산을 종용했다.  

 

시민들은 "인도에 있는 게 무슨 죄냐"며 경찰에게 항의했다. 이 때 인도 바로 앞 도로에 앉아서 인도에 걸터앉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던 2~3명의 시민들 뒤통수 쪽에서 경찰간부의 명령이 떨어졌다.

 

"도로교통법 위반, 현행범으로 체포해."

 

순식간의 일이었다. 경찰들이 몰려와 도로에 앉아있던 시민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도에 있던 일부 시민들이 도로로 달려 나와 경찰의 연행을 막아섰다. 경찰에 끌려가던 시민은 결국 경찰의 손을 뿌리치며 인도로 빠져나갔고 인도에선 시민, 도로에 선 경찰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현행범을 검거해가겠다는 경찰간부의 말에 한 시민들은 "도로교통법 몇 조를 위반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보라"며 반박했다.

 

경찰에 연행되다 풀려난 김아무개(29)씨는 "그냥 인도 옆에 내려와 앉아서 동료들과 얘기하며 담배나 피고 있었다, 구호를 외치거나 경찰을 향해 뭐라고 하지도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시민의 권리를 알고 있기에 연행되어가도 두렵지 않았다"며 "언론의 왜곡보도가 워낙 많기에 쌍용자동차 파업을 직접 보고 느껴보고 싶어서 왔다"고 현장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인도에 있는 시민들을 향해서도 해산을 요구했다. 경찰은 방송을 통해 "극렬 저항, 불법행위하는 사람은 눈여겨 봤다가 상황발생시 연행하라"는 말로 시민들을 위협했다. 쌍용공장 앞 삼거리의 출입도 전면 봉쇄됐다.

 

또 경찰은 쌍용차 노조 간부 부인의 자살에 대한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의 기자회견도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열지 못하게 했다. 기자회견이 열리자마자 경찰은 "신고가 안 된 불법 집회"라며 해산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가족대책위 기자회견은 시작된 지 10여 분만에 정리됐다. 현재 시민 100여 명은 쌍용차 정문 앞 공터에 삼삼오오 모여있고, 경찰 300여 명은 이들을 둘러싼 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찰은 시민들이 모여 앉아 있는 것도 "연좌 농성"으로 규정하며 "모두 연행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실제 연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3신 : 20일 오후 1시 15분]
 
쌍용차 사측, '불관용' 원칙 밝혀... 단수-가스 공급 중단
 
"식량과 의약품 전달? 저들은 지금 불법으로 공장을 점거하고 있다. 범법자들에게 인도주의를 이야기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
 
쌍용자동차 사측은 노조에 대해 '불관용' 원칙을 밝혔다. 이제부터 조업 재개를 위해 강경하게 나설 것을 천명한 것이다.
 
최상진 쌍용자동차 기획재무본부 본부장(상무)은 20일 낮 12시 쌍용차 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에서는 공장을 불법 점거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는 식량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하는데, 범법자들에게 인도주의를 이야기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며 "회사는 이제 조업 재개를 위한 준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 본부장은 "오늘부터 단전을 제외하고 단수와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며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노동자들은 법에 따라 점거를 풀고 공장에서 퇴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장 점거 투쟁을 하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에게는 물과 가스가 상당부분 공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본부장은 "오늘부터 2500여 쌍용차 직원들은 정상 출근을 실시했다"며 "노동자들이 점거하고 있는 도장공장을 제외한 프레스, 조립 라인 등 모든 공장에서 시설과 장비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 본부장은 "회사 보호 차원에서 전체 직원 20~30%는 공장에 머무를 예정"이라며 "경찰은 직원 신변 보호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와의 대화에 대해서는 "노조가 해고 노동자 생계 문제 해결 등이 아닌 공적자금 투입 등 정부와 국가의 책임을 이야기하고 있어 기본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다"며 노조 책임론을 거론했다.
 
하지만 최 본부장은 공권력 투입에 의한 강제 해산에 대해서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며 명확한 대답을 피했다.
 
쌍용차 노조 간부 아내 자택서 '자살'
 

이날 법원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강제 집행 명령서를 노동조합에 전달하려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강제집행에는 법원집행관 1명, 사무관1명, 회사 측 변호사 1명, 참관인 2명이 참여했다.
 
이상구 쌍용차 법무실장은 "현재 채권자 측에서 빨리 강제 집행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시간이 가면 회사의 손실이 누적된다, 수천명이 아닌 20만 명의 생계가 달린 문제다"고 신속한 강제집행을 요청했다.
 

한편, 쌍용차 노조 간부의 아내가 이날 오전 자살했다는 비보가 현지 노동자들에게 전해졌다.
 
금속노조 조건준 정책국장에 따르면, 쌍용차노조 정책부장 이모씨의 아내 박모씨가 안성시 공도읍의 아파트에서 자식들이 간식을 사먹으러 나간 사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졌다고 한다.
 
이씨의 아내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 했지만, 이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이웃들도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씨는 "집으로 경찰 소환장이 계속 날아오고 회사의 손배소 제기 얘기가 나오자 아내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며 "지난 토요일(18일)에도 몸이 안 좋다고 해서 집에 잠시 다녀왔는데 일이 이렇게 됐다"고 말끝을 흐렸다.
 
오전 11시경에는 비해고 사무직노동자 1명이 본관 건물 앞에서 도장공장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볼트에 맞아 병원으로 후송됐다.

 

 

[2신 : 20일 오전 11시 10분]

 

경찰, 도장공장 앞까지 진출... 노동자들 '볼트 새총' 대응

 

경찰이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점거하고 있는 도장공장 코 앞까지 진출한 가운데 노조원들의 저항이 한층 격렬해지고 있다.

 

20일 오전 10시 40분 현재 법원 강제집행관은 경찰 30여 명의 호위를 받아 도장공장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공장 안의 노동자들이 새총으로 볼트를 쏘아대며 진입을 막는 바람에 일단 쌍용차 본부 건물로 철수했다.

 

쌍용차 회사 부지에 진입한 경찰은 도장공장 앞 50미터까지 접근해 있는 상태다. 도장공장 내에는 경찰추산 600명, 노조추산 900~1000명의 노동자들이 머물러 있다.

 

정문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급차 5대가 배치되어 있고, 공장 상공에는 경찰헬기 2대와 소방헬기 1대가 배회하며 노동자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다.

 

집행관이 강제집행문서 전달을 계속 시도할 것을 예고한 가운데 비해고노동자 1000여 명은 정문 앞에서 '옥쇄파업 중단'과 '생존권 사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측이 고용한 용역직원 100여 명도 정문 주변에 배치되어 있다.

 

 

[1신 : 20일 오전 10시 35분]

 

긴장감 높아진 쌍용차...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 우린 목숨 걸고 싸운다!"

 

"경찰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 우린 목숨 걸고 끝까지 싸운다!"

 

공장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확성기를 통해 거듭 경고했다. 하지만 이미 공장 정문을 확보한 경찰병력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경찰 헬기 역시 공장 위를 저공비행하며 노동자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다.

 

헬기 프로펠러 돌아가는 굉음, 경찰병력 수천 명의 "대열정비!" 외침, 그리고 공권력 투입 반대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외침까지.

 

20일 오전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은 일촉 즉발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쌍용차 노조는 공장 내부에 쌓은 타이어 바리케이드에 불을 질러 경찰의 진입을 막고 있다. 이 때문에 공장 안쪽에서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쌍용차 노조원들은 시너와 페인트 등 인화물질이 가득한 도장공장 옥상에서 "정리해고 분쇄!"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장 정문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해고 노동자 가족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공장 안의 검은 불길을 바라보고 있다. 한 가족은 "하고 싶은 말도 없고, 말 할 힘도 없다, 국가가 목숨을 달라 하면 줄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눈물을 훔쳤다.

 

경찰은 확성기 달린 차량에서 선무 방송을 하며 공장 안의 노동자들과 공장 밖의 가족들에게 동시에 '경고'했다.

 

"공장 안을 불법 점거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알린다. 불법 행위를 멈추고 지금 나온다면 최대한 선처하겠다. 새총으로 볼트를 쏘거나 화염병을 던지지 마라. 쇠파이프도 휘두르지 말라.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 정문 앞에서 불법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구호를 외치지 말고, 피켓도 들지 말라. 곧바로 연행하겠다."

 

경고 방송을 하며 경찰은 조금씩 공장 안쪽으로 진입하고 있다. 공장 주변에는 물대포는 물론이고 소방차도 배치돼 있다. 공중을 배회하는 경찰 헬기도 한 대 더 늘었다. 오전 10시 법원 강제 집행관은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뒤이어 비해고 노동자들도 "공장 점거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줄을 맞춰 공장 정문을 통과했다.

 

'전쟁'이 임박한 듯하다.

 

 경찰 "쌍용차 공장 안으로 전진 배치"
 법원, 강제집행 개시...긴장감 고조되는 쌍용차 평택공장
 

20일 법원이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이를 지원하기 위한 경찰 병력과 구조조정에 반발해 점거농성 중인 조합원들간에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특히 경찰은 노조원들이 점거 중인 도장공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쌍용차 평택공장에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대한 법원의 강제집행 절차 착수에 맞춰 경찰력을 공장 안으로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오전 9시 경기지방경찰청 기자회견에서 "법원의 강제집행을 원조하고 노사간 충돌로 인한 유혈 폭력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지금부터 경찰력을 공장 안으로 전진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이어 "법원의 강제집행 원조 요청에 따른 법적 의무를 이행하고 지난달 26, 27일 발생한 것과 같은 노사간 유혈 폭력사태를 막기 위해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범죄예방 차원의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 청장은 노조원들이 점거 중인 도장공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공권력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겠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도장공장 안에 위험물질이 많아 그런 사정을 모두 감안해 (진입작전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경찰은 그동안 노조원들이 점거중인 도장공장의 위험성과 강제진압에 따르는 인명피해를 우려해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왔으나, 불법 점거가 장기화되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라고 말해, 공권력 투입 의지를 피력했다.

 

경찰은 현재 쌍용차 평택공장에 34개 중대 3000여 명의 경찰력을 배치했다. 그러나 이후 상황에 따라 경찰 병력이 추가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 그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노조원들은 하루빨리 농성을 풀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며 "경찰력 투입 이전에 공장을 빠져나오는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최대한 선처할 예정이지만, 끝까지 남아서 경찰에 검거되는 경우에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조 청장은 그러나 쌍용차 공권력 투입 시 수면가스를 사용할 계획이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이날 오전 10시 '평택공장을 회사 측에 인도하라'는 강제집행을 개시하기로 하고 전날(19일) 경찰측에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쌍용차 사측에서는 이날 오전 법원의 강제집행에 맞춰 직원 2800여 명을 공장 안으로 진입시켜, 사무.관리직 업무 등을 개시할 예정이다.


태그:#쌍용자동차,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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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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