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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회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사퇴는 이명박 정권의 인권위에 대한 정치적 탄압 결과"라고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회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사퇴는 이명박 정권의 인권위에 대한 정치적 탄압 결과"라고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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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새 위원장 인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권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장 자리에 정권 코드에 맞는 인물을 투입해선 안된다"면서 공동행동에 나섰다. 언론 등을 통해 거론되고 있는 이진강 전 대한변협 회장,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 등에 대해서도 "인권과 거리가 멀다"면서 반대의 뜻을 밝혔다.

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무교동 국가인권위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인권단체들은 "안경환 위원장의 사퇴는 이명박정권의 정치적 압박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국가인권위원장은 인권의 감수성과 이론으로 무장하고 강력한 권력기관에 맞서 인권 원칙을 고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권위원장과 위원에 대한 체계적이고 공개적인 인사검증 시스템 도입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들은 안경환 위원장이 사퇴한 다음날인 지난 2일 오후 회의를 열고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을 구성했다. 이미 올해 국가인권위 조직축소 과정에서도 공동행동을 펼친 바 있지만, 이제는 보다 중장기적으로 대응할 국면이라는 것이 인권단체들의 입장이다.

"후임 인권위원장 후보들, 인권과 거리 멀다"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회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사퇴는 이명박 정권의 인권위에 대한 정치적 탄압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장 자리에 정권 코드에 맞는 인물을 투입해선 안된다"면서 공동행동에 나섰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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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배여진 천주교인권위 활동가는 "제성호·김진홍·이진강·신혜수·김일수씨 등이 다음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데 대부분 반인권적 인물이다"면서 "이런 사람들이 인권위원장이 된다는 것은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배 활동가는 제성호 교수의 경우 UN도 폐지를 권고한 국가보안법을 유지하자고 주장한 점을, 이진강 전 회장의 경우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불법행위'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던 점을 '반인권적' 태도로 지적했다.

정태욱 '국가인권위 독립성 수호를 위한 교수모임' 총무(인하대 교수)는 "대통령이 국가인권위원장을 임명하지만 국가인권위는 조직법상 일반 행정위원회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이 아닌 국가원수로서 형식적으로 위원장을 임명할 뿐, 헌법재판소장이나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국가인권위원장 임명에도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가인권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되어있으며, 인사청문회 등 별도의 검증 절차를 거치지는 않는다. 그동안 비리 의혹을 받고 있거나 공안검사 전력이 있는 인사가 인권위원에 임명되어 논란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김양원 인권위원의 시설비리 의혹을 집중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인권단체들은 공개추천제나 인사청문회 등 인사검증 제도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도 국가인권위원장 임명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내용의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지만, 이같은 법개정이 이루어져도 이번 인권위원장 인사에는 효력을 미치기 어렵다.

"안경환 위원장, 조직축소될 때 사퇴했어야"

이날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국가인권위에 대해서도 서운함을 드러냈다.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제대로 독립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안경환 위원장이 수모를 감당하다가 지금 사퇴하는데, 독립성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했다면 조직 축소가 됐을 때 사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조사권한이나 범위에 제약이 많아 국가기관에 권고를 내려도 무시당하는 등 설립 초기부터 인권위는 이빨 빠진 호랑이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몇몇 인권단체 활동가는 "심정적으로는 국가인권위를 포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내내 계속된 '독립전쟁'에서 국가인권위의 '전투력'이 너무 약했다는 것이다. "차라리 인권위원회를 버리고 가자"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 활동가들은 "사회적 소수자들의 마지막 보루라는 점에서 국가인권위 싸움을 그만둘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국가인권위는 밑에서부터 만들어진 조직"이라면서 "국가인권위 독립성을 수호하는 싸움은 단순히 국가인권위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인권'을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인권단체들은 정치권에서 법무부 산하기구로서 국가인권위 설립을 추진하던 지난 2001년 1월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14일 동안 인권위 독립성을 요구하며 노숙단식 농성을 했고, 지난해 1월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국가인권위 대통령직속기구화'를 추진할 때에도 같은 자리에서 9일간 노숙농성을 이어갔다.

인권단체들은 이후 국가인권위원장 및 인권위원 인선 절차와 자격기준에 대해 토론회를 열고, 새 인권위원장 후보가 가시화되는 대로 검증 작업도 벌일 예정이다. 일단 오는 9일 인권위원장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후보들에게 공개질의서도 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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