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영상] 토실토실 우리밭 알감자 캐던 날!!
ⓒ 이장연

관련영상보기



큰비가 오기 전에 아침부터 감자를 캐러 나간 부모님을 따라 아랫밭으로 향했다. 그 길에 인천서구청이 황당한 하수관공사를 해놓은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다. 해마다 뒤엎는 하수관공사나 제대로 할 것이지 윗밭과 농로를 파손해 놓았다.

 

오랜만에 밭에 나온 어머니는 밭 위에 콘크리트를 발라놓은 것을 보고는 역정을 내셨다. 가뜩이나 신경 쓸 일도 많은데, 온갖 것이 신경쓰게 한다고 말이다. 그렇게 터무니없는 공사와 구행정으로 아침부터 눈살을 찌푸리며 아랫밭으로 내려갔다.

 

 

 

먼저 아랫밭에 온 아버지는 감자 줄기를 걷어낸 뒤 호미로 두둑의 흙을 걷어내며 감자를 캐고 계셨다. 아버지의 손놀림에 흙속에 잠들어 있던 토실토실한 알감자가 튀어나왔다. 올해는 감자를 비닐하우스 안에 한 줄만 심었다 했는데, 꽤 알찬 감자들이 줄줄이 모습을 드러냈다.

 

손수 캔 감자를 담기 위해 집에서 가져온 종이상자를 펴 만들고, 안에 신문지를 깔고 어머니는 탐스런 감자를 하나둘 담아냈다. 그렇게 땀 흘려 일군 밭에서 수확의 기쁨을 잠시나마 누릴 수 있는 부모님의 모습을 바라보다, 거짓이 판치는 모진 세상이 땅을 지키고 생명을 키우는 농심만은 멍들게 하지 않았으면 싶었다. 그게 바로 자연과 서민을 위한 일이 아닐까 싶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감자, #농부, #호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