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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시사프로그램 'PD 수첩'
 MBC 시사프로그램 'PD 수첩'
ⓒ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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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8일 MBC <PD수첩>의 광우병 프로그램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사적인 이메일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PD수첩> 작가의 정치 성향이 방송의 의도적인 왜곡으로 이어졌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지만, 검찰이 제작진을 기소할 명분을 찾으려고 무리한 수사를 펼쳤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공권력이 양심·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새로운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를 보도한 MBC <PD수첩>의 조능희·조일준·김보슬·이춘근 PD와 김은희 작가 이상 5명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 작가가 지인에게 보낸 이메일 발췌해 공개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는 "PD수첩 제작진이 모두 30곳에서 의도적인 왜곡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작년 7월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에게 해명을 요구하며 거론했던 의혹들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들이었다.

 MBC <PD수첩> 김은희 작가
 MBC <PD수첩> 김은희 작가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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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검찰은 김 작가가 작년 6월 지인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발췌해서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김 작가는 작년 6월 7일 이메일에서는 "1년에 한두 번 쯤 '필'이 꽂혀서 방송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난해 삼성이 그랬고, 올핸 광우병이 그랬다"고 썼고, 같은 해 6월13일 이메일에는 김보슬 PD가 자신에게 "이제 만족하냐"고 반응을 물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김 작가의 이메일에는 "정권에 대한 비판 내용이 들어있고…"라는 표현도 들어있고, 그가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모 의원이 당선된 것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대목도 포함되어 있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 중 일부가 이명박 정부에 적개심이 있었기 때문에 '출범 100일 된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어놓으려고' 광우병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는 자신들의 결론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메일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정병두 1차장은 "내부 고민도 많이 했고 회의도 거친 결과, 이들을 기소하면서 범죄 성립의 주요 요소인 악의 또는 공평성 상실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근거자료가 된다고 판단했다"며 "이메일 내용 중 의도를 추정할 수 있는 부분만 발췌해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정 차장은 "광우병의 위험성을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고 정치적 의도도 있을 것이다. 정치적 의도만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고 하면서도 "그 의도를 추정할 수 있는 자료의 하나가 김 작가의 이메일"이라며 <PD수첩> 제작진의 정치적 의도를 강조했다.

정 차장은 "마지막에 김보슬 PD도 나오는데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 제작진과 심정적 공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작가 한 사람뿐만 아니라 그와 작업한 김보슬 PD의 대화까지 소개함으로써 <PD수첩> 제작진 전체의 정치적 성향에 문제가 있다는 암시를 한 셈이다.

제작진, "사건 본질과는 관계없는 이메일 공개" 반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PD 수첩 탄압 중단과 공영방송사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검찰이 18일 MBC < PD수첩 >의 광우병 프로그램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사적인 이메일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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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발표에 대해 <PD수첩> 제작진은 "사건의 본질과는 관계없는 사적인 이메일을 공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이렇게 사건을 몰아가는 것은 정치적 제스처이고 법률가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능희 PD는 "심지어 내가 조사받을 때 담당검사가 '<PD수첩>은 반미·종북주의 아니냐'고 물었다"며 검찰 수사팀이 이 사건을 이념의 잣대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폭로했다.

특히 작가의 정치적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을 검찰이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에 이어 검찰이 '언론을 통한 여론재판'을 시도했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김 작가의 이메일에는 그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의도적으로 왜곡·조작했다는 내용이 없다. 오히려 작가가 수도권 한 의원의 '뒷조사'까지 했지만 그러한 내용이 방송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작가의 정치적 성향이 '진실 보도'라는 저널리즘의 본령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반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수사하면 검찰 출입기자 중 남아날 사람 없을 것"

검찰 발표가 나오자마자 청와대 대변인이 기다렸다는 듯이 "충격적이며 경악을 금할 수 없다"는 논평을 낸 것도 개운찮은 대목이다.

이동관 대변인은 미국 워싱턴발 서울행 대통령 특별기편에서 수사결과를 전해듣고 낸 논평에서 "PD수첩의 광우병 방송이 총체적으로 왜곡·조작됐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낱낱이 드러났다"며 "왜곡·조작방송이 국민을 어떻게 호도하고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손실을 가져오는지 극명히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을 출입하는 한 기자는 이날 발표에 대해 "검찰이 무리수를 뒀다"고 개탄했다.

"조중동 기자도 한겨레·경향신문 기자도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성향은 다 있고 사석에서 높은 사람들 욕도 많이 한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사실까지 왜곡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다. 그러나 검찰이 명확한 증거도 없이 '정치적 성향이 프로그램 왜곡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의 근거로 이메일을 공개한 것은 성급했다는 판단이 든다. 검찰이 이런 것까지 문제 삼으면 검찰 출입기자들 중에서도 남아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김 작가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프로그램의 진위만 가리면 되지, 검찰이 왜 개인이 사석에서 나눈 대화까지 검증하려고 하느냐"며 "이메일을 공개한 검찰은 물론, 발표 내용을 그대로 받아쓴 모든 언론들에 민·형사 고소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태그:#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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