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6월 14일, 6·15선언 9주년을 하루 앞둔 일요일, 일본 도쿄에서는 이명박 정권의 반민주적 행태에 분노하는 재일 한국인들(민족문제연구소 도쿄지회, 촛불 인 재팬, 늦봄 포럼연대)이 모였다.

 

이날 모인 재일 한국인들은 이명박 정권에 의해 압살되어 가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염려하며, 국민 정서에 전혀 부합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현 정부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아 시국선언을 하였다.

 

이날 모인 인원은 6명이었다. 현재까지 진행된 시국선언 중 가장 적은 숫자의 시국선언일것 같다. 하지만, 이날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속에는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민심 역행에 대한 분노가 넘쳐 흘렀다.

 

모두들 당장 한국으로 달려가 서울광장에서 이명박 정권 퇴진 운동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그렇지 못한 조건 때문에 가슴 아파하였다.

 

이 행사에 참가한 양은지씨는 "인터넷을 통해 서울광장 진압과정을 봤다. 저것이 이명박 정권이 말하는 자유인가, 도데체 그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사회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이명박 정권의 나팔수 <조선일보>가 말하는 영혼 없는 대한민국이 될까봐 너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시국선언의 제안자인 조주현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맞물려 일어난 화물연대의 파업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몇몇 자본가들은 대한민국 시장의 크기와는 걸맞지 않을 정도로 덩치가 거대함에도, 그들을 있게 해준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게 유지하여 그들의 숨통과 자유를 틀어막고 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아름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맡았던 김재동씨의 발언들을 들으면서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 도쿄 분향소에서도 열심히 활동한 이아름씨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게 그냥 되는 것이 아니구나라고 느꼈다"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사회를 제대로 보는 시각을 기르는 게 지금 이 순간 더욱 중요하다"며 의지를 다졌다.

 

일본에서 태어난 정강헌씨는 "이곳에 사는 재일 동포들에게 이 사실을 더 널리 알리고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동참하는 길을 구체적으로 모색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국선언을 한 이상 더욱 철저히 이명박 정권을 감시하고 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정치적 발언을 계속해 나아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당일 발표된 시국선언이다.

 

[전문] 재일 한국인 시국 선언문

우리 민족이 문화 대국의 세계 구성원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우리 재일동포, 유학생 누리꾼들은, 사랑하는 조국과 민족의 소식에 관심이 없을수 없다. 그런던 차에, 최근 전해지는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후퇴외 한반도의 위기 소식들은 매우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더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해외에서 지켜본 동포들은 고국의 상황이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지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우리 민족은 3.1 독림운동을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을 통해 불의한 일제에 항거했고, 마침내 빼앗긴 국권을 회복했다. 또한 독재 정치에도 굴복하지 않았고 민주화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대한민국의 헌법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우리 민족의 근본과 헌법을 부정하는 작태가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 저웁가 들어선 뒤 출간되는 역사 교과서를 보면 알수 있는데, 거긴엔 치욕의 일제 강점기를- 조선이 근대화된 시기라고 서술되어 있다. 이는 한마디로 우리민족의 자존심을 스스로 짓밟는, 신종 친일파들이나 할 수 있는 반역행위이다. 이런 그릇된 역사 인식에서 지금의 상황들이 발생했음을 우리 재일동포, 유학생 누리꾼들은 강조한다.

 

내년이면 우리민족이 일제에 강제로 나라를 뺏긴지 100년이 된다. 그리고 내일은 6.15선언의 날이다. 우리민족이 분단된 채 좌우로 갈라져 편협하게 다투게 된 원인은 근본적으로 일제 침략자와 그들에 빌붙은 친일파들에게 있다. 따라서 일제 강점기가 없었다면 우리 민족에게 분단도 없었다. 우리 민족은 남북과 해외 동포가 힘을 합쳐 우리를 침략하고 갈라 놓았던 일제 강점기의 시간을 제대로 청산하고 진정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일본에서 한류가 큰 붐을 일으키어 일본인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우리는 진정 문화 대국 건설을 건국의 이상으로 설파하신 민족의 대스승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을 다시 떠올린다. 우리 민족이 문화 대국을 이루고 세계의 모법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재일 누리꾼들은 한국의 현정권에게 다음 사항들을 요구한다.

 

1. 우리 국민들에게, 특히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근현대사 교육을 올바르게 하라. 일제 강점기에 조선이 근대화 되었다는 교육은 민족의 존엄성은 찾아 볼수도 없으며,  우리 민족을 개나 소 따위로 취급하는 교육이다.

 

2. 일제강점기가 원인이 되어 분돤이 되었으니, 민족이 역사앞에 화해하고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라.

 

3. 민주주의 후퇴가 심히 염려스럽다. 미디어 관련법 강행처리 기도를 중단하고, 헌법에 명시된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가. 특히 서울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라.

 

4. 전직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그 진실과 책임소재를 밝히고, 현정권의 고위인사들의 부정비리도 철저히 밝혀라.

 

2009년 6월 14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후퇴를 걱정하는 재일 한국인 일동

( 조영숙, 정강헌, 이아름, 조주현, 양은지, 김재영)


태그:#재일 동포 , #시국선언 , #재일 한국인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