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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9일(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에 참석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3호선
경복궁역에 내렸습니다.

정권의 충견들은 지하도 출구부터 장례식에 참석하는 시민들을 전경버스로 애워싸고, 방
패로 막아가며 무도한 압박과 통제를 자행했습니다. 시민들은 울분을 터뜨리며 곳곳에서 화약처럼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국민장으로 예우를 다한다더니, 왜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국민들이 보지도 못
하게 막아서느냐?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 나쁜 놈들 같으니라구!  뭐가 그리 겁이 나고 두려운지...죽일 놈들 같으니라고..."

결국 분노한 시민들에 의해 전경들의 폴리스 라인은 뚫렸습니다. 시민들은 와~~하고 함성을 지르며 길을 건너 정부종합청사 뒷길을 지나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그 곳에도 여전히 철의 장막처럼, 버스와 전경들로 둘러친 채 시민들을 은근히 겁
박하며 막아선 명박산성이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마치 한여름처럼 뜨겁게 내리 쬐는 뙤약
볕의 무참한 융단폭격을 받으면서도 그 자리를 굳세고 의연하게 지켰습니다.

시민들의 인파는 애도와 추모의 물결로 이어져 경복궁 광화문부터 세종로 네거리를 지나
서울광장에 이르자 분노를 머금은 분화구의  호수처럼 커다랗게 소용돌이를 쳤습니다.

일상을 제쳐 두고, 생업을 접어 두고, 만사를 내려 놓고서 시민들은 끊임 없이 끊임 없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모여든 시민들은 세종로 네거리부터 서울광장까지를 빽빽히 가득 메운 채 죄송해서 울었고, 미안함에 눈물 흘렸으며, 분노와 격분으로 소리쳤습니다.

"이명박은 사죄하라! 노무현을 살려내라!"
"국민들은 분노한다. 이명박은 각오하라!" 

길거리에서, 길바닥에서 슬픔과 분노를 토해내며 허탈하게 눈물짓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시민들은 비통함으로 애도했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오열했습니다.
노무현의 억울한 서거는 치졸한 정권의 정치보복 살인이라며 핏발 선 눈빛으로 규탄했습니다.

나이 많고 늙은 어르신들, 불편한 장애를 가지신 분, 넥타이 직장인들, 교복의 학생들, 스님들, 수녀님들, 하다못해 집 안의 강아지까지도 주인을 따라나와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애도하고, 배웅했습니다.

노란 풍선과 노란 모자, 노란 종이비행기, 노란 손수건, 노란 종이 꽃가루...
온통 노란색의 물결이 봄날의 유채꽃처럼 광장을 가득 뒤덮어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고 출렁거렸습니다.

가슴을 흉기로 찌르듯 아프게 울려 퍼지는 진혼곡은 광장 허공 위에 한스럽고 원통하게 메아리치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님을 떠나보내기 위해 색색의 만장은 휘날렸고, 하얀 국화꽃은 포근히 영정을 감쌌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님 사랑합니다. 사랑했습니다."

세종로 네거리를 지나 서울광장으로 향해 오는 님의 영정과 영구차를 한 번이라도 쳐다보고, 만져보기 위해 시민들은 거리를 틈 없이 메웠습니다.

"대통령 님, 가지 마세요! 제발 가지 마세요!"
"대통령 님 사랑합니다. 대통령 님, 고이 가소서..."

시민들은 터져 나오는 울음과 뜨거운 눈물을 모아 님에게 드렸습니다. 잘 가시라고, 먼저 가 계시라고, 당신과의 시절 행복했노라고, 진짜 사랑했노라고 말하며 님을 보내드렸습니다. 시민들은 그렇게 님과의 쓰라린 이별을 했습니다.

경복궁 역에서 세종문화회관쪽으로 향하는 뒷길
▲ #1 전투경찰 경복궁 역에서 세종문화회관쪽으로 향하는 뒷길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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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장에 참석한 시민들을 무도하게 겁박하며 막아선 경찰들
▲ #2 광화문 네거리의 시민들 국민장에 참석한 시민들을 무도하게 겁박하며 막아선 경찰들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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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와 전투경찰들이 막아놓은 '명박산성
▲ #3 명박산성 버스와 전투경찰들이 막아놓은 '명박산성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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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세종로 광장의 시민들
▲ #4 시민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세종로 광장의 시민들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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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유채꽃 밭처럼 노란 모자와 노란 손수건, 노란 풍선 등으로 물결치는 서울광장
▲ #5 서울광장의 시민들 봄날의 유채꽃 밭처럼 노란 모자와 노란 손수건, 노란 풍선 등으로 물결치는 서울광장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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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리는 시민
▲ #7 슬픔의 애도 눈물을 흘리는 시민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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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 #6 분노의 애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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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몸을 이끌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나는 마지막을 배웅하러 나온 노인
▲ #8 장례식에 참석한 아들과 노인 불편한 몸을 이끌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나는 마지막을 배웅하러 나온 노인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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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는 길에 따라나온 강아지
▲ #9 애도하는 주인과 견공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는 길에 따라나온 강아지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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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 서거가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듯...
▲ #10 망연자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 서거가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듯...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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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은 각성하라!
▲ #11 시민의 분노 조중동은 각성하라!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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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모자, 노란 풍선, 노란 손수건
▲ #12 노란색의 물결 노란 모자, 노란 풍선, 노란 손수건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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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곡이 울려퍼지는 서울광장
▲ #13 님이여 가지 마소서... 진혼곡이 울려퍼지는 서울광장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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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탈하게 웃고 계신 '바보 노무현'
▲ #14 바보 노무현 소탈하게 웃고 계신 '바보 노무현'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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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이 실린 자동차가 광장을 지나자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가지 마세요!" 라고 소리쳤다.
▲ #15 떠나가는 노짱 영정이 실린 자동차가 광장을 지나자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가지 마세요!" 라고 소리쳤다.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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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하며 통곡하는 시민들의 곁을 떠나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
▲ #16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신을 실은 자동차 오열하며 통곡하는 시민들의 곁을 떠나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
ⓒ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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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지난 5월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열리는 서울광장에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태그:#노무현 국민장, #애도 노무현 , #추모 노무현, #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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