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노무현 전 대통령

흔히 우리는 한 인간을 평가함에 있어 일반적으로 그 사람의 삶의 궤적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멀리서 보는 삶의 궤적으로 그 사람의 참 모습을 볼 수 없다면

가까이서 은연중 나타나는 찰나적인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도리어 참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노 전 대통령과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있던 2002년 4월 10분간 만났다. 당시 나는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 대학원에서 학위논문을 준비하던 만학도였다. 전공이 사진이었다. 학위논문은 부산 각계에서 대표성을 갖는 저명인사 20인을 우선 뽑았다.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는 객관적 모습보다 주관적 시선으로 그들 내면세계로 접근, 진솔한 모습을 사진으로 표현하여 훗날 부산의 사회학적 도해를 만드는 게 논문주제였다.

 

당시 전 국회의원 노무현도 그 대상인사에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가 가장 경멸하는 집단인 국회의원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정했던 것은 오래전 청문회에서 논리와 신념으로 무장하여 장모씨를 송곳처럼 몰아붙이던 당찬 모습이 당시 젊은 내 머릿속에 너무도 강렬히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논문주제를 설정하고 두 차례에 걸쳐 촬영 협조문을 비서관에게 보냈다. 해를 넘기고 몇 달 동안 연락이 없었다. 논문제출 마감을 불과 일주일여 앞둔 이듬해 4월 어느 날 필자는 노 후보가 부산의 대선후보 방송 토론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모 신문 사진부기자인 지인으로부터 들었다.

 

즉시 방송국 로비에 촬영장비 세팅을 하고 기다린지 한 시간, 정확히 생방송이 시작되기 20분전 노후보가 방송국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 나는 무턱대고 노 후보에게 다가가서  논문주제를 간략히 설명하고 촬영부탁을 하였다. 당시 로비에는 방송국 국장을 비롯해 간부들이 도열해 노 후보를 맞이하였지만 노 후보는 그들에게 간단한 목례만 나누고 이내  필자의 얘기를 경청하고는 흔쾌히 촬영에 임하였다 .

 

물론 수행원과 방송사 관계자는 연신 시계를 보며 분장을 재촉하고 있었지만 노 후보는 10여분동안 수십 커트를 촬영하는 필자의 까다로운 포즈 연출에도 아무런 거부감 없이 모델이 되어 나의 작업에 따라 주었다. 그런 후 노 후보는 시간에 쫒겨 분장실에서 분장도 하지 못하고 바로 생방송 토론에 임하였다. 방송국 로비의 텔레비전 앞에서 토론회 생방송을 지켜보며 피부가 유난히도 고운 상대후보에 비해 분장을 못해 그날 따라 더욱 투박하고 거칠게만 보이는 노 후보에게 필자는 참 미안한 마음과 가슴 깊은 곳에서의 잔잔한 감동을 가졌었다.

 

수백만 시민에게 보여주는 텔레비젼 토론프로그램을 앞둔 분장의 중요함보다도 만학도 한사람의 논문을 위하여 귀한 시간을 선뜻 할애해주는 그 넉넉함이 내게는 참으로 충격이었다. 촬영이 끝난 후 미래의 대통령과 함께 사진 한 컷이라도 남길 걸 하는 속물적 아쉬움을 노 후보는 몇 달후 풀어 주었다. 부산을 다시 방문할 때 그 때 촬영했던 사진을 액자에 넣어 비서관에게 전해주는 순간 노 대통령은 내게 전달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자고 했고 순간을 기념사진으로 남겼다.

 

오랜 시간 매스컴을 통해 보아온 그에 대한 그 어떤 지식보다도 그 짧은 10분만으로 나는  소줏빛깔보다도 투명하고 맑은 그의 내면을 잡아내고 또 표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내 가슴속 영원한 영웅이 되었다. 서울광장의 둥그런 전경버스 철책은 서거한 이날까지도 그를 향해 내려치고 있는 현 정권의 주먹쥔 손 같아 보여 그가 마지막 가며 남긴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따스한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  패륜적 무리들을 자승자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첨부파일
노무현20 사본.jpg

덧붙이는 글 | * 첨부한 노대통령의 사진은 저작권법과 관계없이 누구나 다운받아 간직하실수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길지않은 기간 살아 오면서 온갖 기막힌 일을 많이 일을 많이 보았지만 최근엔 자신이 그런 있을수 없는 일을 당하고 보니 참으로 이 사회엔 보도되지 않는 ,알려지지 않는 숱한 어두운 부분이 많이 있는것을 알았습니다. 그런 우리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조금이라도 밝은 곳으로 끌어내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