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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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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어느 날, 서울 신촌에 있는 어느 안경집의 사장 아들이 신영극장(현 아트레온)을 방문했다. 극장 간판엔 백일섭 주연의 <팔불출>이 걸려 있었다. 소년은 강철수씨의 만화를 영화로 만든 이 영화가 너무 재밌고 웃겨서 7~8번이나 봤다고 회상했다. 

그랬던 소년이 우연한 기회에 연기자의 길에 들어서더니 2005년 이후 '괴물'을 퇴치하는 일등공신 노숙자(<괴물>)로, 수더분한 농촌 노총각(<너는 내 운명>)으로, 관객의 치를 떨게 하는 악질 형사(<로망스>)와 조직 폭력배(<비열한 거리>, <열혈남아>, <우아한 세계>)로 변신해가며 팔색조 같은 연기를 펼치고 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에서 그의 감초연기(삼국파 부두목)에 열광한 팬들은 이 영화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덜 떨어진 놈>(놈놈놈놈)으로 부르기도 한다. 

농촌 노총각에서 악질 형사까지... 팔색조 같은 연기

윤제문.

윤제문은 지난 4월 2일 개봉한 <그림자살인>에서 주연에 버금가는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 관객의 호평을 받았으며 오는 28일 개봉 예정인 <마더>와 6월 개봉 예정인 <차우>에도 나란히 출연해 숨가쁜 연기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6월 크랭크인하는 장동홍 감독의 새 작품 <이웃집 남자>에는 주연으로 캐스팅됐으며 이병헌·김태희·정준호·김승우 등과 함께 드라마 <아이리스>촬영에도 나선다. 그야말로 '윤제문 전성시대'다.

사실 그는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청춘예찬>으로 2000년 동아연극상을 받았으며 2007년까지 매해 연극무대에 서왔다. 윤제문은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연히 들어서게 된 연기인생과 지금 자리에 오기까지의 애환, 본인의 연기철학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 4월엔 <그림자살인>, 5월엔 <마더>, 6월엔 <차우>에 출연했다. '뜨는' 것 실감하나?
"내가 유명한가? (웃음) 사실 얼굴 알아보는 사람은 좀 늘었다."

- 이름이 황제 제(帝)자, 글월 문(文)자더라. 부모님께서 공부 잘 하라고 지어주신 이름인가?
"그러게. 그런 것 같은데… 솔직히 학교 다니는 내내 공부와는 영 거리가 멀었다."

- 그럼 공부 대신 뭘 하고 싶었나?
"고등학교 다닐 때 클래식 기타를 접하면서 음악을 하고 싶었다. 기타 학원 선생이 되거나 그게 아니어도 음악 분야로 밀고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내가 (음악에) 재능이 없다는 걸 점점 깨닫게 되는 거다. 그 사실 때문에 좀 힘들었다."

- 연기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나?
"전혀 없었다. 극단에 들어가면서도 연기 분야를 생각 안 할 정도였다. 내가 사실 군대를 송추로 다녀왔다."

"연기하겠다는 생각 전혀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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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방위?
"맞다. 전투방위! 군대 동기가 한 명 있었다. 방위는 일요일에 쉬지 않나. 그 친구가 일요일에 <칠수와 만수>를 보고 왔다면서 너무 재밌으니 보러 가라고 보채는 거다. '뭔데 그리 재밌다는 건지'하면서 일요일 하루를 택해 그 연극을 보러 갔다. 연극이란 건 난생 처음 봤다. 그런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와 이런 세계도 있구나.'"

- 어떤 세계로 보였기에?
"그 당시 강신일 문성근 두 선배께서 주연을 맡으셨다.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땀 뻘뻘 흘려가면서 연기하는 걸 보고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문성근 선배, 그때도 연기 정말 잘 하셨다. 관객들 코 앞에서 배우들이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니…말 그대로 '기똥차더라'."

- 그럼 그 연극 한 편으로 인생이 달라진 것인가?
"그건 아니다. 당시 큰 감동을 받긴 했지만 바로 '연기하겠다'라고 마음 먹은 건 아니다. 그냥 '나도 저렇게 무대에서 놀아볼까'하는 생각을 잠시 한 정도?  군대 제대하고 장사도 해 봤는데 다 포기하고 25살에 백수로 집에서 지내다가 기회를 잡았다."

- 어떤 기회?
"산울림 소극장에서 단원을 뽑는 공고를 봤다. <칠수와 만수> 생각도 나고 해서 불현듯 찾아가 오디션을 봤다. 연출부 지원했는데 연기 오디션도 보더라."

- 그런데 덜컥 합격했나?
"운이 좋았다. 그러다가 지금 내가 속해 있는 '극단 골목길' 박근형 대표를 1998년 겨울에 만났다. 연극에 미쳐있을 땐데 이 양반 만나서 <청춘예찬>을 함께 만들었다."

- '끼'가 있었거나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잠재되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어릴 적에 특별한 계기나 동기는 없었나?
"아버지가 신촌 신영극장 옆에서 안경점을 운영하셨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신영극장에 가서 영화를 자주 봤다. <팔불출>이란 영화가 있었다. 백일섭 선배님 나오신 영화였는데 그 영화가 너무 재밌어서 7~8번이나 봤다. 당시 경험이 연기자가 되는데 영향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

- 연기 경험 없이 연극계에 발을 들인 것인가?
"그렇게 된 거다. 스물다섯 살 때 시작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연극 했던 사람들이거나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던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방송 경험자도 있었다. 솔직히 난 늦게 연극계를 접하게 된 거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자가 꿈이었다 뭐 이런 것도 아니었고…. 그래서 내 연기를 보면, 영 기초가 없잖냐. 하하."

- 겸손한 것 아닌가? 데뷔 1년여 만인 2000년에 <청춘예찬>으로 동아연기대상을 받았다.
"운이 좋았다. 의외로 관객들도 많이 오시고 덕분에 상도 받고 그랬다. 당시 대학로 연극이라는 게 심지어 배우들끼리도 교류가 없을 땐데 이 작품 보러 정말 많이들 오셨다.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매회 매진 행렬이었다. 이후 대학로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 많아졌고 연극인들과도 많이 만났다. 행복한 시절이었다."

"<비열한 거리>에서 일찍 죽었을 땐 더 나오고 싶더라"

- 본격적으로 영화 얘기 해보자.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냉혈 조폭 역도 맡았고, 약간 덜 떨어진 역, 형사 역, 멜로 역 등 다양한 배역을 맡았다. 가장 애착이 가는 역할은?
"글쎄…(한참 뜸을 들인 뒤)<비열한 거리>를 연출한 유하 감독이 시인이다. 예민하고 감수성 지수가 높은 분이다. <비열한 거리> 찍으면서 '오케이'가 금방 나지는 않았지만 상철이 역할이 나에게 많은 걸 남겼다. 비록 조폭 역할이었지만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이다."

- 영화 속 배역의 비중에 비해 다소 일찍 배신당하고 일찍 죽은 느낌이 있다.
"맞다. 좀 일찍 죽었다. 배우로서 당연히 (영화에) 더 나오고 싶은 욕심이 났다. 죽고 싶지 않았다. (웃음) 그런데 어쩌겠나. 시나리오가 그렇게 짜여 있으니…. 내가 죽어야 그 다음이 진행이 되니까."

"평소 성격도 좀 조폭스러운가"라고 물었더니 옆에 있던 매니저가 "(<비열한 거리>의) 상철이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고 말했다.

- <괴물>의 노숙자 역, <놈놈놈>의 산적 부두목 역, <열혈남아>·<로망스>·<비열한 거리>의 악역 등 다양한 배역을 맡았다. 배우 윤제문을 캐스팅하는 감독들의 평가는 어떤가?
"많이 듣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연기한다'는 것이다. 연기같지 않은 자연스러움? 그게 장점인 것 같다. 동시에 단점이기도 한 것 같다."

- 단점? 왜인가?
"너무 자연스러우니까 작품에 묻어가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연기자는 '연기'를 해야 하는데….<마더> 시사회 끝난 뒤에도 선배들이 '연기를 해라, 연기를!'이라고 말해줬다. 물론 칭찬 같기도 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

- 가장 어려웠던 역할은?
"<그놈 목소리>에서 목사 역할."

- 단역 출연 아니었나. 기도 시작하고 금세 아이 아빠(설경구)에게 쫓겨나는 역할이었는데?
"그러게 말이다. 내가 종교가 없어서 그런지 너무 힘들었다. 목사 '아우라'가 안 나더라. 일부러 집에서 <기독교 방송> 보면서 연습도 해보고 그랬는데도 쉽지 않았다. 연기하면서 내가 너무 낯설어 혼났다. "

"조폭 전문 배우란 소리, 참 듣기 싫었다"

배우 윤제문은 2000년 이후 가장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조연으로 자리잡았다. <괴물>의 노숙자 역(왼쪽 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산적 부두목 역(오른쪽 위), <비열한 거리>의 조폭 중간 보스 역(왼쪽 아래)에 이어 오는 28일 개봉 예정인 <마더>에서도 형사역(오른쪽 아래)을 맡았다.
 배우 윤제문은 2000년 이후 가장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조연으로 자리잡았다. <괴물>의 노숙자 역(왼쪽 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산적 부두목 역(오른쪽 위), <비열한 거리>의 조폭 중간 보스 역(왼쪽 아래)에 이어 오는 28일 개봉 예정인 <마더>에서도 형사역(오른쪽 아래)을 맡았다.

- 인터넷을 보니 '악역 전문 배우'라고 올라온 글이 꽤 있더라. <로망스>·<비열한 거리>·열혈남아> 등에서 밀도있는 악역 연기를 펼쳤는데?
"뭐… 찍는데 힘들진 않았다. 인상이 이러니까. 하하. 그런데, 악역이나 조폭은 그만하고 싶더라. 악역 이미지로 박혀 버리니까 좋지 않다. 내 아이들도 있고…. 연기자로서 폭을 넓히고 싶은 욕심도 더 생긴다. 다양한 역할 해보고 싶고…. 그래서 <우아한 세계> 이후 조폭 영화 들어온 것은 일부러 안 했다."

- 꼭 그럴 필요까지 있나?
"나를 보고 '어 조폭 전문 배우 아니야?'라고 말하는 소릴 들으니까 안 되겠더라고. 그 소리가 참 듣기 싫었다."

- 안 그래도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고 있지 않나? 멜로영화에도 출연했고.
"<어깨 너머의 연인>에서 멜로 연기를 했다. 부담없이 편안하게 했다. 일부러 택한 작품이다."

- <정글쥬스>로 시작해 <귀신이 산다> <너는 내 운명> <남극일기> <괴물> <로망스> <우아한 세계> <비열한 거리> <놈놈놈>, <그림자살인>에 이어, 개봉 예정인 <마더> <차우>까지…. 이거 너무 많이 나오는 것 아닌가? 다작에 대한 고민은 없나?
"고민 있다. 너무 많은 작품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소모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들 때가 있다. 그런데 일단 그런 신경 안 쓰기로 했다. 좋은 작품 있으면 열심히 하자. 이런 생각을 하기로 했다."

"봉준호 감독하고 호흡이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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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작 중에 스케일이 가장 큰 영화가 <놈놈놈>인 것 같다. 찍을 때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은데?
"말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다쳤다. 낙마로 인한 골절로 한국으로 이송된 스태프도 있었고…. 나는 (송)강호 형 쫓아가는 장면을 찍고 있었는데, 강호 형 가는 쪽으로 멋지게 말을 틀어야 하는데 말이 반대쪽으로 확 가버리는 거다. 그~냥 떨어져 버렸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는데 아찔했다. 중국 현지 촬영장에서 멀리 지평선까지 뻥 뚫린 곳에서 말 신나게 탔다. 처음 승마장 가서 배울 때는 덜덜덜 죽을 것 같았는데 막상 중국 가서는 질리도록 탔다."

- <그림자 살인>에서 인상깊은 역할을 맡았다.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얘기하면 '스포일러'일 정도로 비중 있었는데?
"하지만 힘들었다. '~~했습니다요'라고 끝나는 말투도 영 어색했고…. 하지만 욕심 나는 역할이었다. 연기자라면 모두 그 역할에 욕심냈을 것이다. (황)정민이도 욕심이 났다고 했다. <그림자살인>이 관객들의 평이 좋아 다행이다."

- 여러 감독을 거쳤다. 어떤 감독하고 호흡이 가장 잘 맞나?
"좋은 감독들하고 작품했다. 그래도 봉준호 감독하고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단편도 두 번(<인플루엔자> <싱크&라이즈>)이나 함께 했고 <괴물> <마더>까지 같이 했다. 봉 감독이 현장에서 배우들을 워낙 부드럽게 대한다. '덕장'이다. 배우들 얘기 많이 듣고 장점을 참 잘 뽑아낸다."

- 봉준호 감독이 뽑아낸 윤제문의 장점은 뭔가?
"역시 자연스러움인 것 같다. 봉 감독은 배우가 억지스럽게 연기하는 걸 싫어한다. <마더>에서도 그랬다."

- 그러고 보면 <괴물>의 노숙자 역할은 좀 섭섭했겠다.
"역할 자체는 좀 섭섭했지. 좀 더 비중있는 역할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내 욕심이다. 훌륭한 감독과 작품하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다."

- 연극무대가 그립지는 않나?
"2007년까지는 매년 한 작품 이상씩 해왔는데 지난해에는 한 작품도 못했다. 올 가을쯤에 연극 공연할 생각이다. 하지만 난 늘 연극 무대에 있다고 생각한다."

- 연기 시작하고 언제가 가장 힘들었나?
"내가 결혼을 일찍 한 편이다. 25살에 연극을 시작했는데 26살에 극단에서 아내를 만났다. 아내도 연극하겠다고 극단에 들어왔는데 서로 좋아해 같이 살다가 애도 낳았다. 그런데 연극만 하다보니까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도 아내가 잘 참아주고, 견뎌주고 '하고 싶은 것 하라'고 밀어줬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너무 고맙다. 내가 지금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은 모두 아내 덕분이다. 어제도 <마더> 시사회 같이 가서 보고 왔는데 무턱대고 남편 연기 '잘한다'고 해주더라.(웃음)"

"올해 내 나이 마흔... 그냥 자연스럽게 가고 싶다"

윤제문은 지난 2000년 동아연극상을 받은 연극배우다. 지난 2007년 5월에는 최민식 최정우 이대연 등과 연극 <필로우맨>을 공연하기도 했다.
 윤제문은 지난 2000년 동아연극상을 받은 연극배우다. 지난 2007년 5월에는 최민식 최정우 이대연 등과 연극 <필로우맨>을 공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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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늦게 뜬 편이다. 후회는 없나?
"올해 마흔이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그런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내가 성격이 대단히 낙천적인데 그냥 자연스럽게 가고 싶다. 난 지금 과분하다. 좋은 배우들과 감독들과 함께 일하는 게 행복하다."

- 욕심나는 배역이나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배역 없나?
"없다. 그런 생각 안 해봤는데…."

- 주연에 대한 욕심도 없나?
"아 그건 있다. 하하. 그건 욕심이 난다. 감독들이 작품할 때 조연보다는 아무래도 주연배우에 신경을 많이 쓴다. 옆에서 살짝 질투날 때가 있다. '나도 좀 봐주지. 나도 좀 신경써 주지' 할 때가 있다. 그래서 오는 6월에 <이웃집남자>라는 영화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 어떤 캐릭터인가?
"부동산 중개업자인데 우리 사회의 전형적인 '양아치'다. 여자 좋아하고 술 좋아하고 돈 좋아하고, 돈 때문에 사람 배신하고.(웃음)"

- '조폭 배우' 싫다면서 그러다 '양아치 배우'라는 별명이 붙으면 어쩌려고?
"그럴 수도 있겠다. 하하."

- <마더>가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대한이 민국씨> <로망스>에 이어 또 형사다.
"착한 형사다. (웃음) 시사회 보니까 뭐랄까 능구렁이에다가 약간 '띨빡한' 형사 같기도 하더라."

- <마더> 관전 포인트를 살짝 흘린다면?
"훌륭한 영화라고 본다. 특히 김혜자 선생님 연기가 '기똥차다'. 와, 정말 최고의 연기자시더라. 현장에서 특히 열정적으로 임하셔서 후배들이 많이 배웠다. 작품을 대하는 연기자로서 태도가 어때야 하는지 보여주셨다. 나도 저런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관객들이 김혜자 선생님 연기 보겠다고 오시는 거면 아마 틀림없을 것 같다."

인터뷰 내내 배우 윤제문은 정말 '조폭 연기'에 약간의 염증을 느낀 듯 했다. 그래서 끝으로 한 번 더 물었다.

"분명히 악역인데, 시나리오를 보니 정말 매력적이고 맘에 드는 악역이다. 이럴 경우에도 정말 안 할…."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그의 대답이 들어왔다.

"해야죠. 해야죠. 당연히 해야죠. 하하"

'우와'라는 감탄사를 툭툭 내뱉고 '기똥차다'란 단어를 자주 사용할 정도로 순수해 보이는 윤제문은 확실히 <비열한 거리> 조폭 중간보스 상철, <로망스>의 강형사, <우아한 세계>의 노 상무보다는 <어깨너머의 연인> 김영식이나 <너는 내운명>의 재호와 닮아보였다.


태그:#윤제문, #마더, #그림자살인,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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