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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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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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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10신: 25일 밤 9시 50분]

뜨거운 땡볕도 아랑곳 않고 추모 이어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3일째가 되는 25일. 공식 분향소가 설치된 서울역 광장과 서울역사박물관에는 날이 저물도록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밤 9시 현재 서울역 분향소에는 8300명이,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에는 6638명이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다. 아직도 시민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분향소가 24시간 동안 계속 열리는 만큼 서울 정부 분향소를 방문한 분향객들의 수는 1만5천 명을 훌쩍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문객들은 특정 연령대나 계층을 넘어섰다. 양복을 입은 직장인과 한복 차림의 노인,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등이 나란히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시시때때로 오열과 통곡 소리가 터져나왔지만, 분향은 별다른 구호 없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최고 기온이 29℃까지 올라간 뜨거운 땡볕 아래서도 시민들은 차분하게 차례를 기다렸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었고,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불공정한 정치적 보복이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밤 늦게 가족과 함께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를 방문한 장아무개(38)씨는 "치사하게 개인의 수치심을 자극하는 수사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께서 본인에게만 힘겨움이 안겨졌다면 싸우셨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분답게 가족과 측근들의 힘겨움을 자기가 모두 안고 떠나신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신을 알게 돼 행복"... 19권 채운 추모의 글

시민들의 애끓는 심정은 분향소 곳곳에서도 볼 수 있었다.

서울역 분향소 한켠에 매달린 하얀색·노란색 리본에는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는 글귀가 적혔다.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를 방문한 시민들은 무려 19개의 추모방명록에 "님께서 가신 바보의 길, 누군가 또 길을 가면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당신을 알게 되어서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등의 '추모사'를 헌정했다.

한편, 서울역 앞 분향소는 일반 시민들이 주를 이뤘고, 서울역사박물관 앞 분향소에는 정계 인사들도 조문을 했다.

봉하마을에서 박대를 받았던 한승수 국무총리와 박근혜·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정치검찰'이라는 비난을 듣고있는 임채진 검찰총장도 서울역사박물관 앞 분향소에서는 조문을 할 수 있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이강국 헌법소장, 캐서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 등도 잇따라 분향소를 찾았다. 반면 서울역 앞 분향소에는 민주당 의원들만 상주 역할로 분향소를 지키면서 시민들을 맞았는데, 한켠에는 '한나라당 조문 반대'라는 피켓이 내걸리기도 했다. 

[9신 - 서울역사박물관] 이상득 "명복을 빌 수밖에 없다"

저녁 7시 퇴근시간을 넘기자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의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시민들의 행렬은 어느 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부터 서울역사박물관 광장 끝까지 약 150m 넘게 이어져 있다. 현재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를 방문한 분향객의 수는 4836명이다.

어린 아들·딸들의 손을 잡고 나온 아주머니부터, 일터에서 나온 직장인들, 수업을 마치고 나온 여고생들까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에 대한 추모의 염을 올리고 있다.

북가좌동에서 10살, 7살, 5살 난 아들·딸과 함께 나온 김경화(36)씨는 "아직까지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믿어지지 않는다"며 "노 전 대통령께서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고 간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분향소가 어디이든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며 "다만 노 전 대통령이 서민 대통령이었던 만큼 서민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시청 앞 서울광장을 여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11살 난 아들과 함께 분향을 마치고 나온 고연선(45)씨는 눈물이 채 마르지 않았다.

고씨는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는 뭐라고 말도 못할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며 "그 분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계속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께서 하시고 싶었던 말씀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 국민장을 치르는 동안 누가 죄인이냐 따지지 말고 그 뜻을 되새긴다면 노 전 대통령께서 세상은 떠나셨지만 가슴 속에서 살아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씨는 "실수를 저질렀을 때 벌을 주는 이유는 실수를 깨우치고 다시 바르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벌이 그를 넘어 한 개인을 압도해버리는 보복의 의미가 돼선 안 된다"고 검찰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캐서린 스티븐슨 주한 미 대사가 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상주석을 지키고 있는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캐서린 스티븐슨 주한 미 대사가 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상주석을 지키고 있는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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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반 시민들의 추모 행렬에 앞서 정·관계 인사 및 주한 외교 사절들이 잇달아 분향소를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의 영정에 국화를 바쳤다.

오후 4시께 분향소를 방문한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은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안타깝다, 명복을 빌 수밖에 없다"라고 짧게 답했고, 이용훈 대법원장은 안대희, 박시환 대법관 등과 함께 분향을 올렸다. 또 이강국 헌법재판소장도 헌법재판소의 인사들과 함께 분향소를 방문해 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캐서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는 "고인과 예전에 식사도 같이 하는 등 인연이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 유감스럽다"며 "유가족과 한국민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25일 서울역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서울역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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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역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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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신 - 서울역 : 25일 저녁 7시 5분]

퇴근한 직장인·하교한 학생들 조문 이어져... 오후 5시 현재 4140명 조문

25일 오후 6시가 지나면서 퇴근한 직장인이나 하교한 고등학생 등이 서울역 앞 분향소로 몰려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조문 행렬은 더 길어졌다. 구 서울역사부터 늘어선 줄이 서울역 광장을 가득 메우고, KTX 서울역사 끝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오후 5시 현재 4140명의 조문객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조문객들은 2줄씩 약 30명이 한꺼번에 서서,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묵념과 헌화만 하고 있지만, 추모인파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 측은 햇볕 아래 서 있는 조문객들을 위해 차양을 준비했지만, 이것도 추모행렬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람들은 양산이나 신문 등으로 햇볕을 가렸고, 오후 한 때 냉수를 파는 노점상도 등장했다. 다행히 해가 저물면서 기온은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단체로 10명이 함께 분향소를 찾은 정화고 2학년 학생들은 울면서 자리를 떠났다. 신수산나양은 "국민으로서 당연히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치나 경제는 잘 모르지만 저희가 보기에도 지금의 정치는 너무 깨끗하지 않다, 그래서 노 전 대통령님의 죽음이 더 슬프다"고 말했다.

덧붙여 신양은 "제가 기억하는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현재의 이명박 대통령인데 그 중에서 노 전 대통령이 통일국가나 민주주의를 위해 가장 노력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회색 수녀복을 입고 조문을 온 김인옥 수녀(49세, 사랑의 씨튼 수녀회) "노 전 대통령은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일한 유일한 대통령이었다"면서 "국민 화합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던 고인의 뜻을 잘 이어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TX 서울역사 앞에서는 방송 차량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터뷰 동영상을 방영하고 있고, 광장과 계단에 모인 사람들 200여 명이 이를 지켜보면서 현 정국과 고인에 대한 평가 등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또한 분향 대기줄 한쪽에서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국민은 국장을 원한다" "한나라당 조문 반대" 등의 문구를 적은 피켓이 붙어 눈길을 끌었다.

참여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전 장관이 쓴 추모시 <서울역 분향소에서>
 참여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전 장관이 쓴 추모시 <서울역 분향소에서>
ⓒ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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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신 - 서울역사박물관 : 25일 오후 4시 45분]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 조문객 3천명 넘어

오후 4시 현재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를 찾은 분향객의 수는 3000명을 넘어섰다. 시간이 갈수록 일반 조문객들의 수가 확연하게 늘어나고 있다.

수업을 마치고 조문을 나왔다는 대학생 이현경(23)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내가 유일하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었던 정치인"이라며 "그분이 이렇게 가신 게 너무 서글프다"고 말했다.

6살 난 아이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김아무개(36)씨는 "노 전 대통령께 실망한 점도 많지만 희망을 얻었던 점도 많았다"며 "고인과 같은 대통령을 다시 볼 수 있을지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노회찬 "국민을 불법 시위자로 추정하는 것, 국상 중 국민에 대한 예의 아니다"

앞서 오후 3시 10분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비극이 재현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애도의 기간이 끝나고 나면 왜 이렇게 됐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당직자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노 대표는 "우선 고인께서 안식과 평안을 영원히 누리시기 바란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을 덮어두는 것은 능사는 아니다"며 "진정한 애도라면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표는 이어 "주요 공직자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며 "이미 17대 국회에서 상설 특검 및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논한 적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검찰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이 비극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이후 불어올 정치 풍파 앞에서 검찰이 본연의 임무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상설특검 및 공수처 설치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 대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주요 정책에 대한 입장이 달라 공개 강연 등에서 매서운 비판은 했지만 역대 가장 민주적 정부였다 생각한다"며 "참여정부는 출범 자체에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아울러 "이곳에 오기 전 덕수궁 앞 분향소에 다녀왔는데 여전히 차벽이 있었고 시위진압 경찰이 대기 중이었다"며 "이것이 이명박 정부의 고인에 대한 애도 방식이냐"고 반문했다. 또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있는 국민을 불법 시위자로 추정하는 것은 국상 중인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6신 - 서울역사박물관 : 25일 오후 3시 30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등 분향... 주로 정·관계 인사들 찾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상주석을 지키고 있는 인사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상주석을 지키고 있는 인사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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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2시 현재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에는 2186명의 분향객이 다녀갔다. 특히 오전 11시~오후 1시 사이에는 점심시간을 맞은 900여 명의 직장인들이 찾기도 했다. 그러나 주로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정·관계 인사들이다.

봉하마을 입구에서 차를 돌려야 했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27분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 친박계 인사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

박 전 대표는 분향 이후 기자들에게 "너무 충격적이고 비통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짧게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검찰 수사 등에 대한 질문에는 "거기까지 하겠다"며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강재섭 전 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 여당 인사들과 정세균 대표·이강래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도 역사박물관 분향소를 찾았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비난 여론에 직면한 임채진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11시 25분 문성우 대검 차장, 한명관 기조 부장과 함께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았다.

임 총장은 한명숙 전 총리와 간단히 악수하고 영정 앞에서 묵념을 취한 뒤 서둘러 분향소를 떠났다.

25일 오전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를 찾은 임채진 검찰총장이 조문한 뒤 경찰 호위를 받으며 황급히 분향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를 찾은 임채진 검찰총장이 조문한 뒤 경찰 호위를 받으며 황급히 분향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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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임 총장을 둘러싸고 거취 문제와 노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 대한 질문들을 쏟아냈지만 임 총장은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채 걸음을 옮겼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과 분향소 경비를 맡은 경찰 사이에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역 분향소] 29℃ 뜨거운 햇볕 아래, 자리 지키는 추모 행렬
25일 오전, 서울역 앞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서 한 어린이가 분향을 마치고 엄마와 함께 나오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역 앞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서 한 어린이가 분향을 마치고 엄마와 함께 나오고 있다.
ⓒ 권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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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최고 기온이 29℃까지 올라간 25일 오후 3시에도 서울역 앞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의 추모행렬은 200m까지 이어졌다. 차양 없이 뜨거운 햇볕 아래 시민들은 분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조문을 마치고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다른 시민들의 분향 모습을 지켜봤다.

분향소 한켠에는 조문객들의 추모방명록이 마련됐는데, 5권의 방명록마다 3m 가량 줄이 이어졌다. 추모의 글은 대부분 다음과 같이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하다" "노 전 대통령의 못다한 뜻을 우리가 받들겠다"는 내용이었다.

"당신이 아니라 우리가 바보입니다. 이 죗값을 어떻게 치러야 할지…."
"우리는 알고 있다, 누가 당신을 죽게 했는지. 국민이 당신의 이상을 실현해낼 것이다."
"철없던 여고생은 당신을 보고 난생 처음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곧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저희가 너무 작았습니다. 대통령님을 전부 담아내기에는."
"살아계실 때 알지 못하고, 이제야 당신의 참모습을 알게 되었습니다. 깊이 사죄드립니다."
"제 2의 노무현, 제 3의 반석이 되겠습니다. 내가 못 되면 내 아들이 뒤를 잇겠습니다."
"이런 수는 없습니다. 밥도 먹을 수 없고 잠도 오지 않습니다. 너무도 비통합니다."


25일 서울역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25일 서울역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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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서울역 : 25일 오후 1시 35분]

"'지못미' 노무현"... 서울역 앞 추모행렬 150m 

점심시간이 되면서 오후 1시 현재, 서울역 앞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의 추모행렬은 약 150m 가까이 이어졌다. 한번에 10여 명씩 분향을 하지만,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가다 발길을 멈춘 채 분향 장면을 지켜보는 시민들도 200여 명이 몰려 있다.

이번 분향소 설치를 맡은 상조업체 관계자는 "오전에만 5000송이 꽃을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몰려 낮 12시에 이미 8500송이가 나갔다, 이미 1만 송이는 나간 듯한데 이후 상황에 따라 계속 국화를 주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의원들이 번갈아가면서 상주 역할을 하고 진행 절차를 의논하고 있다. 오후 1시 현재는 김근태 전 의원과 김유정, 김진표 의원 등이 조문객을 맞고 있다.

김유정 의원은 "오늘 오전 9시 KTX 서울역사 별관에서 회의를 열고 경찰이 통제를 풀고 서울광장을 시민 분향소로 열어주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총리실과 서울시청 측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단 대한문 앞 현장에 집중하기로 하고 방문 조를 편성했다. 분향을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추모영상과 육성 등을 틀 수 있는 LED 방송차량도 지원할 예정이다.

최민희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1993년 <조선일보>와 소송을 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론학교 강사로 초청하면서 처음 만났는데, 나에게는 그가 지금까지 언론운동의 '동지'다, 극단적으로 순수한 사람이었는데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아쉬운 마음을 밝혔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정치적 무리수를 두고 표적수사, 이지메수사를 한 이명박 정부이지만, 일부 보수 언론 뿐 아니라 방송까지 이를 확대재생산해서 의제로 설정했다"면서 "이들의 보도가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자존심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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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서울역 : 25일 오전 11시 35분]

더 길어진 추모 행렬... "이 대통령, 사과해야"

서울역 앞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의 추모행렬은 더 길어졌다. 오전 11시, 뜨거운 햇볕 아래 30여m의 대기줄이 늘어선 상태다. 유모차를 끌고나오거나 아이들을 데려나온 주부들도 눈에 띈다.

'그날이 오면',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아침이슬',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마른 잎 다시 살아나' 같은 민중가요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조문객의 흐느낌 소리가 들리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통곡하며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했고, 주변 사람들이 이를 달래줬다. 부모님을 따라나선 어린이들도 함께 슬픔에 젖어 눈시울을 붉혔다. 가끔 "나라가 (노 전 대통령을) 죽였다"라고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큰 소란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분향소를 찾아온 송영길 의원은 이번 죽음의 원인을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하면서 "야만적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송 의원은 "일반 사람들도 발가벗겨진 듯한 (수사상의) 모욕을 견디기 어려운데 전직 대통령이 오죽했겠느냐"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기존 (정권의) 성과를 줄이고 무효로 만들고 편을 가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전 대표는 "국민들의 애통한 마음이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는 것 같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하고자 했던 뜻이 제대로 펼쳐지지 못하고 그 뜻과 마음이 제대로 읽히지 못해서 안타까움이 더 크다, 편안히 잠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분향소를 찾았다. 미국인 레베카 음보씨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고 매우 놀랐다"면서 "한국 정치시스템에 실망했다, 하지도 않은 일까지 의심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노 전 대통령은 가족과 모든 사람의 짊을 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3신 - 서울역사박물관 : 25일 오전 10시 30분]

김용갑, 이인제, 이회창 등 정치인들 속속 조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역사박물관에 세워진 정부 공식 분향소에 정관계 인사 및 일반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오전 8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 역사박물관 분향소는 20분 정도 늦게 열렸다.

상주를 맡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의전단과 함께 입장해 영정을 안치한 후, 김만복 전 국정원장,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등 참여정부 국무위원들과 함께 분향소 옆에 섰다. 한 전 총리는 국화를 영정에 바친 후 방명록에 "남기고 가신 뜻을 받들어 국민의 통합을 이루겠습니다"고 적었다.

봉하마을에서 조문을 거부당했던 한승수 국무총리는 오전 9시 현 국무위원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 한 총리는 한명숙 전 총리 등과 악수를 나누며 위로 인사를 나눈 뒤 방명록에 "삼가 명복을 비오며 유지를 받들어 국가 발전과 국민 통합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서명했다.

공동 장의위원장을 맡은 한 총리는 이후 분향소 상황실에서 유족측 대표인 한명숙 전 총리와 구체적인 장례 일정 등을 논의한 후 돌아갔다.

정치인들도 속속 분향소를 방문하고 있다. 김용갑 전 국회의원은 개인 자격으로 조문에 참여해 "진심으로 조의를 표한다"고 방명록에 글귀를 남겼다. 또 박진 한나라당 의원은 "나라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부디 평안하소서"라고 글귀를 남겼다.

일찌감치 분향소를 방문한 이인제 의원(무소속)은 "개인적으로도 비극이고 나라 전체로도 불행이다, 전직 대통령들의 비극적인 일들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지난 2002년 경선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고인과 정치 노선에서는 반대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고인에 대해 좋은 기억만 갖고 있겠다"고 밝혔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심대평 대표, 조순형 의원 등과 함께 방문해 조화를 올렸다. 이 총재는 "노 전 대통령께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지난 토요일 봉하마을에서 애도를 표하고자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해 오늘 당 차원에서 정식으로 이곳에서 분향도 하고 조화도 올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고인의 서거가 국민 사이의 대립과 갈등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이해와 화합을 이끄는 것이 고인이 남기신 '아무도 원망 말라'는 뜻과 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강희락 경찰청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분향소를 찾았다. 특히 강 청장은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시민 분향소에 대한 과잉 통제 논란에 대해 "유연히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출근길 조문' 시민 "대한문 앞 경찰버스 치워야"

한승수 국무총리가 25일 오전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 총리는 분향을 마친 후 한명숙 전 총리와 비공개로 15분간 환담했으며 이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의 유지가 국민통합이기 때문에 국민장에서는 이런 부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25일 오전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 총리는 분향을 마친 후 한명숙 전 총리와 비공개로 15분간 환담했으며 이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의 유지가 국민통합이기 때문에 국민장에서는 이런 부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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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분향소에는 정 ·관계 인사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출근길 조문'에 나서고 있다.

야근을 마치고 분향소에 들린 배보현(56)씨는 "그동안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억압적으로 수사했고 언론 역시 너무 심하게 노 전 대통령 관련 사건을 다뤘다"며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착잡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덕수궁 대한문 앞에 있는 분향소 근처에 배치한 경찰 버스들도 다 치워야 한다"며 "마지막 가시는 길이라도 잘 열어줘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분향소에 나온 김아무개(34)씨는 "어제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에서 기다리다 결국 분향하지 못했다"며 "회사 바로 앞에 분향소가 차려져 출근했다가 다시 직장 동료들과 나오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씨는 "정치적인 의미 같은 것은 잘 모르겠다"며 "그저 평소 좋아했던 분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뵙고 싶었다"고 말했다.

[2신 - 서울역 : 25일 오전 9시 25분]

"정조 이래 가장 정치가다운 사람이었는데..."
'부치지 못한 편지' 흐르는 가운데 추모 행렬 계속 이어져

오전 9시 현재 서울역 앞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서는 시종 엄숙한 분위기 속에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 분향소에는 김광석의 노래 '부치지 못한 편지'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분향소 옆에는 비상상황을 대비해 응급의료지원소도 마련됐다.

일부러 서울역까지 나온 추모시민들은 물론 출퇴근하는 시민들, 서울역을 이용하는 여행객, 노숙인 등 지나는 시민들도 이곳에 들러 고인의 영정 앞에 국화를 바치고 있다. 가족이나 부부 단위의 조문객들도 간간히 눈에 띈다.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3일째가 되지만, 아직도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김양자씨는 "타협할 줄 모르는 성격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죽음을 택했다, 조금만 더 휘어졌다면 부러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고, 한 시민은 "노 전 대통령이 정조 이래 가장 정치가다운 사람이었다, 서민을 위한 정책을 폈고 민주주의 개혁에 대한 의지가 뚜렷했다"고 평가했다.

김현구(30)씨는 "노 전 대통령은 타인에 의해 (죽음으로) 가셨다"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의 잘못을 부풀려서 (정치적으로) 죽이는 문화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아무개(49)씨는 "고인은 최소한의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지 않고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사회 현실에도 안타까웠을 것이다, 이번 죽음은 몸을 던진 저항의 표현"이라면서 "가지지 못한 자의 인권을 방기해온 검찰과 최고권력자가 노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환골탈태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25일 오전, 서울역 앞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분향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역 앞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분향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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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서울역 : 25일 오전 8시 32분]

"아이고, 대통령님"... 공식 분향소의 곡소리

25일 오전 7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분향소가 서울역 광장 구 서울역사 앞에 공식적으로 마련됐다. 오전 7시 20분 현재, 긴 줄이 이어질 정도는 아니지만 이른 시간부터 일반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교복을 입은 학생, 배낭을 멘 여행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대부분 국화꽃과 향을 올리고 절을 하며 자리를 떠났지만, 한 시민은 "아이고, 대통령님"이라고 통곡을 하며 애통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처음으로 이곳 분향소에 향을 피운 사람들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유 전 장관은 영정 앞에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찾았던 담배를 한 대 올리기도 했다.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백원우, 박선숙 민주당 의원 등이 분향의 뒤를 이었다. 이들은 공식 분향이 시작되기 전부터 서울역을 찾아 장례 절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분향이 시작된 뒤에도 분향소에 줄지어 서서 조문객을 맞았다.

공식 분향소는 가로 약 15m, 세로 약 4m 크기로 설치되어 있다. 분향 대기줄과 실무자들이 일할 책상, 의자, 천막도 놓여 덕수궁 앞보다 훨씬 빈소다운 분위기다.

실무를 진행하는 서울시 직원들은 새벽 4시부터 나와 분향소를 설치했다. 또한 전날 저녁 9시 30분부터 공식 분향소 옆으로 가로 약 5m, 세로 약 3m 크기의 임시 분향소를 마련했다.

25일 오전 7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25일 오전 7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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