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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이 '엄마'라는 존재를 품고 있지 않을까요?"
▲ 소설가 신경숙씨 "모든 사람들이 '엄마'라는 존재를 품고 있지 않을까요?"
ⓒ 박병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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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불황 속에 70만 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씨가 5월 14일 오후 7시 대전에서 독자들을 만나 문학 강연을 하고 팬 사인회를 열었다.

사단법인 대전교육연구소(소장 김영호)가 주관하고 (주)창작과비평사가 후원하여 이루어진 이번 행사는 신경숙씨가 자신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둘러싼 창작 배경과 뒷이야기를 중심으로 독자와의 대화를 이끌어갔다.

신씨는 대전이 자신의 고향 정읍과 서울의 중간 지점으로 청소년기에 대전역에서 가락국수를 먹던 기억을 떠올리며, "16살 때 어머니와 함께 기차를 타고 서울에 오던 밤 풍경을 잊을 수 없다"며 그것이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쓰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신씨는 "16살 때 어머니와 함께 밤 11시 57분발 기차를 타고 상경할 때 차창 밖이 모두 어둠이었는데, 차안의 풍경이 그대로 유리창에 반사되면서 고단한 엄마의 모습을 보며 저 엄마에게 바치는 헌사 같은 글을 쓰고 싶었다"고 술회했다.

"형제들이 많아서 그들이 빌려오는 책을 먼저 읽으며 창작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신씨는 "수많은 글을 읽으며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일까?' 의문을 가지며 창작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말하고, "16살 무렵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갈 때 작가가 되리라 다짐했다"고 털어놨다.

신씨는 "이 작품은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엄마라는 존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코드가 존재한다"고 말하고, "소설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어떤 상황을 보여주고 그 상황이 처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질문이다"라고 소설의 가치를 역설했다.

'엄마를 잃어버진 지 일주일째다' 무슨 의미일까요?
▲ 독자와의 만남 '엄마를 잃어버진 지 일주일째다' 무슨 의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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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신씨는 "우리가 이 책을 읽고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거나 며칠 후 찾아뵌다거나 하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우리는 오히려 가까운 것에 무심하지 않았는가?" 반문하며 "우리 엄마의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나누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씨는 제목을 정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를 부탁해>와 <엄마를 부탁해>를 놓고 고심했는데, 주변 지인 일곱 명에게 문자를 보내 양자택일을 의뢰한 결과 한결같이 <엄마를 부탁해>로 응답이 왔다며, 모든 사람이 마음 속에 '엄마'라는 존재를 품고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신씨는 "외국에도 어머니를 소재로 한 소설이 있긴 하나 우리의 경우 의외로 장편소설화 되지 않았다는 점이 희한하다"고 말하고, "가장 많이 쓰여졌을 것 같으면서도 우리가 엄마라는 말이 지닌 힘을 지나쳐오지 않았는지 의문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찾아서 읽는 것이 책이다

소설가 신경숙씨가 자신의 소설집에 사인을 하고 있다.
▲ "꿈을 이루세요" 소설가 신경숙씨가 자신의 소설집에 사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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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신씨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 현장의 강제적인 독서방식에 관해서 자신의 독서 체험을 바탕으로 명쾌하게 반대 입장을 밝혀 참석한 교사들의 공감을 샀다.

신씨는 "책 읽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좋았다. 책 안에 다른 세상, 다른 사람들이 존재한다. 내가 자란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세상이 존재한다. 나는 책으로 다른 세상을 상상하게 되었다. 강요하지 말고 스스로 책을 읽으며 꿈을 꿀 수 있도록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과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책을 따로 읽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늘 읽는다. 읽는 것이 습관이 되면 읽게 되는 것이다. 내가 책을 잘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께서 책을 읽도록 그냥 내버려 두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내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냥 즐거워하셨다.

책을 많이 읽게 되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남하고 비교하지 않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결핍, 금지, 부조화 등과 맞물려 있다. 그런 사람들과 부딪히다 보면 내가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고 든든해진다. 혼자 있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된다. '좋은 책이 있는데 사지 않으면 바보'라는 말이 있다. 책을 통해서 좋은 꿈을 꾸기를 바란다.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찾아서 읽는 것이 책이다."

이날 함께 한 대전지역 교사들과 함께 기념 촬영
▲ "수고하셨습니다." 이날 함께 한 대전지역 교사들과 함께 기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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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신경숙, #소설가, #엄마를 부탁해,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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