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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저께 넉넉하게 내린 비를 맞은 뒷동산 숲 풍경이 한결 싱그러운 모습입니다. 온 산을 뒤덮은 아카시아라고 잘 못 알려진 아카시 하얀 꽃이 산 빛을 바꿔 놓았습니다. 숲으로 가는 길, 아파트 울타리를 뒤덮은 붉은 장미꽃은 정말 5월의 여왕다운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공원 숲길과 길가 화단에 피어 있는 수많은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서로 시샘이라도 하는 것 같지요. 숲에 들면 곱고 예쁜 꽃들의 수다가 들리는 듯합니다. 5월에 꽃을 피운 수많은 꽃들 중에서도 장미꽃은 단연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꽃입니다.

 

그러나 아카시(아카시아)꽃의 향기는 장미꽃의 아름다움을 뒤덮어 버리고도 남을 듯합니다. 꿀과 향기를 말한다면 단연 이 꽃이 최고라고 할 수 있지요. 더구나 온 산 가득 피어나 짙은 향기를 뿜어내는 위세는 다른 어느 꽃이 흉내도 낼 수 없는 대단한 것입니다.

 

숲 길 한쪽에 무더기로 피어난 꽃은 붉은 병꽃입니다. 나팔처럼 생긴 모양이 입에 대고 불면 '빠라빠빠' 소리가 날 것 같아 멋진 트럼펫 연주라도 해보고 싶은 꽃입니다. 병꽃들도 무리지어 피어 있어서 여간 탐스러운 모습이 아닙니다.

 

 

산책로 언덕 아래 무더기로 피어 있는 하얀 꽃들은 찔레꽃이었습니다. 찔레꽃들 속에 탐스럽게 큰 꽃이 섞여 있어서 하얀 장미꽃인가 싶어 다가가보니 찔레 겹꽃입니다. 크고 탐스러운 모습이 작은 장미송이를 능가할 정도입니다.

 

배드민턴장 근처 화단에는 키 작은 금낭화도 한껏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귀티가 자르르 나는 것이 어느 댁 마님의 비단 주머니 같은 모습입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줄기가 매끈하고 커다란 나무에도 크고 탐스러운 꽃이 여간 아름다운 모습이 아닙니다.

 

 

오동나무 꽃이었습니다. 오동나무가 저렇게 탐스럽고 고운 꽃을 피워낼 줄이야. 더구나 아직 잎이 크게 자라지 않아서 보라색으로 가지마다 탐스럽게 피어난 꽃들이 여간 곱고 예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맘씨 고운 맏며느리 얼굴 같은 푸근한 표정입니다.

 

근처 쉼터는 등나무가 휘감고 흐드러진 모습이 화려합니다. 넝쿨마다 늘어진 꽃들이 그렇게 곱고 예쁠 수가 없었습니다. 쉼터에 앉아 있으면 꽃대궐에 들어 앉아 있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5월의 여왕이 장미가 아니라 등나무꽃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숲으로 들어가자 하얗고 작은 꽃들이 촘촘하게 모여 해바라기 꽃보다도 크고 둥그런 꽃송이가 너무너무 화려한 모습입니다. 덜꿩나무꽃입니다. 이름이 참 특이하지요?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름의 유래는 알 수 없었습니다.

 

주변에는 가지 아래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작은 꽃송이들이 아름다운 모습은 떼죽나무꽃입니다. 이 꽃도 이름이 역시 특이하지요? 썩 예쁜 이름도 아니고요, 이름이 예쁘지 않다고 꽃모양도 그런 것은 아닙니다. 꽃은 정말 귀엽고 예쁘거든요.

 

 

예쁘고 향기로운 꽃들이 저마다 서로 고운 모습과 향기를 자랑하는 동안 화단 한쪽에서 다소곳이 피어 있는 정말 탐스러운 꽃은 불두화입니다. 마치 "너희들 조용히 좀 하렴" 하고 조용히 명상에 잠긴 듯한 평온한 모습입니다. 매년 이맘때쯤 석탄일을 전후해서 피어나며 부처의 머리처럼 보글보글 생긴 꽃이어서 불두화란 이름이 붙여진 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싱그러운, #꽃들의 수다, #5월, #이승철, #향기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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