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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5일에 열린 제3회 개구리학교 수료식 모습
 지난 5월 5일에 열린 제3회 개구리학교 수료식 모습
ⓒ 양주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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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천초등지회 사무실에 취재를 나갔다가 조합원용 유인물에 적힌 2009년 성과급 사회적 반납기금 사용 내역서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조합원 103명이 참여해 1197만 원으로 저소득층 중학교 입학생 교복 지원, 학생 치료비, 독립운동가 후손·위안부 할머니·징용 피해자 김장담그기 사업 등에 사용한 내역서였다.

올해 어린이날 행사였던 '제3회 개구리학교-장애학생과 1박2일 캠프' 비용을 포함하면 1500만 원이 넘는 돈이다. 만약 취재요청이 들어왔다면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쿨'하게 기사 하나를 썼을 일이다.

기자가 '개구리학교'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06년 지원받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였다. 그때는 일회성 행사니 싶어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조합원 300명이 조금 넘는 초등지회에서 지금까지 어림잡아도 5000여만 원이 넘는 돈을 소외계층 학생에게 지원해오고 있다.

기자의 관심은 부천 초등지회가 성과급을 사회적으로 반납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돌아올 이익을 계산하고 이루어지는 기업의 사회적 환원과 달리 너무나 순진한 방식으로 전교조의 초창기 정신을 유지하는 모습에 관심이 갔다.

'전교조의 초심을 생각하며 뜻있는 일에 쓰자'

 지난 5월 5일 강화 초록마당에서 열린 '제3회 개구리학교'에서 장애아동들이 박 터뜨리기 놀이를 즐기고 있다.
 지난 5월 5일 강화 초록마당에서 열린 '제3회 개구리학교'에서 장애아동들이 박 터뜨리기 놀이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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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초등지회가 지원하는 곳은 법으로 보장된 기초생활수급보호대상자가 아니라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으면서도 이런저런 사유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은 이들이다.

따라서 전교조 차원에서 진행되었던 지난해 사회적 반납을 제외하곤 세액 공제 따위는 아예 있을 수가 없다. 심지어는 헌금이나 시줏돈도 세액 공제를 받는 시대에 말이다.

2006년, 전교조 본부 차원에서 성과급을 반납 받았으나 우여곡절 끝에 조합원에게 다시 돌려준 일이 있었다. 그러나 부천초등지회의 조합원들은 지회 차원에서 돌려받은 성과급을 다시 반납해 사회적으로 환원하는 운동을 했다.

부자보다는 가난한 자 편에서, 혜택받은 계층보다는 소외된 학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에서 출발했던 '전교조의 초심을 생각하며 뜻있는 일에 쓰자'고 전교조 창립회원인 강대열 교사가 나서자 자연스럽게 후배 교사들이 참여했던 것이다.

그러자 전교조 활동에서 멀어져 있던 초기 활동가들도 참여했고 어렵지 않게 1000만 원을 넘는 돈이 모였다. 거기에 반납 성과급의 이자를 합한 약 1500만 원으로 피학대 아동센터와 장애 학생의 치료와 검사비 등을 지원했고 어린이날에는 장애학생과 함께하는 1박2일 캠프 행사를 열었다.

'어린이날 한마당'을 '장애학생과 1박2일 캠프'로 바꾼 이유

 지난해 5월 4일부터 5일까지 1박 2일 동안 열린 '제2회 개구리학교'에서 장애아동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어울려 자연을 즐기고 있다.
 지난해 5월 4일부터 5일까지 1박 2일 동안 열린 '제2회 개구리학교'에서 장애아동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어울려 자연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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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쓰기 위해 사무국장(2005년∼2008년)을 거쳐 현재 지회장을 맡고 있는 황윤길(부천 동산초) 교사를 만나 전달식 사진을 부탁했다. 그러나 그는 개구리학교 사진이야 있지만 전달식 사진은 없다고 했다.

"사진을 찍고 전달한다는 것이 좀 그렇잖아요. 솔직히 우리가 피학대 아동센터나 장애인단체, 외국인 자녀를 돕는 수녀님들을 만났을 때 부끄러움이 먼저였어요. 교사인 우리가 먼저 관심을 가졌어야 할 학생을 돌보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하죠."

그런 그에게 이 일을 해오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물었다. 

"성과급도 월급의 일부인데 해마다 선생님들에게 지원해달라고 하니 집행부로서 염치없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조합원이 우리의 뜻에 공감하고 반납해주셨습니다. 한정된 돈으로 지원해야 할 곳은 많은데 돈은 모자랄 때 난감합니다. 그때가 힘들지요."

지난해 5월 4일부터 5일까지 1박2일간 경기도 가평군 북면에서 치러진 '제2회 개구리학교'를 동행 취재한 적이 있다. 그때 양동준 전 지회장에게 해마다 열던 '어린이날 한마당'을 없애고 '장애학생과 1박2일 캠프'로 바꾼 이유를 물었다.

"전교조 창립 초기인 80년대 후반의 어린이날 문화는 일부 계층의 학생만 향유할 수 있는 공연이 중심이었습니다. 이를 대중화할 방법으로 찾은 것이 '어린이날 큰마당'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시민단체가 비슷한 행사를 열고 있는데 굳이 우리가 열 필요가 없어 다른 단체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는 장애인 학생을 위한 행사를 계획했습니다."

세상이 변하면 상황에 따라 유연한 사업방식이 필요하다. 변화에 대처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쉽고 편한 쪽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전교조 부천초등지회는 '어린이날 큰마당'보다 더 힘들고 경비가 많이 들어가는 '개구리학교'를 올해까지 3회째 개최하고 있다.

숨어 피는 꽃인들 향기가 나지 않으랴

많은 사람이 전교조의 일면만 보고 비난한다. 그러나 나는 신자유주의가 강화되는 현시점에서 전교조가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 평균 소득은 높아지는데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가진 자와 혜택받은 학생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교육정책에서 없는 자와 소외받는 학생의 대변자는 누구인가.

전교조는 8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사회 변혁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조직이 대중화되면서 조합원의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현실적 고민과 정치적 색채로 인해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

그래서 초창기 전교조의 촌지 거부운동 등, 참신하고 깨끗한 이미지로 다가왔던 과거의 비해 부정적인 그늘이 짙어진 것도 사실이다. 나 또한 기자로서 전교조의 경직성을 지적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전교조 부천초등지회를 지켜보면서 희망을 품는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스승의 날, 신문사마다 훌륭한 교사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을 것이다. 한 사람의 리더십도 필요하겠지만 부천초등지회처럼 교사들의 조직적인 활동은 더욱 중요하다. 또한, 성과급의 사회적 환원이 부천초등지회에서만 있었던 일은 아니라고 한다. 이렇듯 많은 전교조 지회에서 처음의 열정과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다 보니, 지난주에 있었던 조합원 연수 식순표에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부적응아 지도의 실제'라는 주제가 아직 남아 있었다. 교사로서 전문성 향상을 위해 연구하고 공부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숨어 피는 꽃인들 향기가 나지 않으랴.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천타임즈(www.bucheontime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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