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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애니메이션스튜디오 김광회 프로듀서가 빼꼼 인형을 안고 있다.
 RG애니메이션스튜디오 김광회 프로듀서가 빼꼼 인형을 안고 있다.
ⓒ 임민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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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부천만화산업종합지원센터에 둥지를 틀고 밤낮 작업실에 파묻혀 사는 이들을 차례로 만나봤다.

이번에는 애니메이션 '빼꼼 시리즈'로 국내는 물론 유럽의 눈을 사로잡은 'RG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김광회 피디를 만나 빼꼼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꿈을 들어봤다.

빼꼼 시즌2, 유아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
30대 젊은 아빠 엄마들에게도 '인기'

김광회 피디는 가장 먼저 RG 맴버가 결성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짝 들려줬다.

그는 "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김강덕 대표, 임아론 감독과 함께 일을 했었다. 회사가 어려워져 임금이 체불되기도 했지만 그보다 힘들었던 건 돈이 없어서 작품을 진행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며 "결국 회사를 나와 우리가 꿈꾸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자는 뜻으로 김강덕, 임아론 공동대표 체제로 'RG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창립하게 됐고 나는 창립멤버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2002년 뜻을 모아 설립한 RG에서 선보인 첫 번째 작품이 바로 유아용 장편 애니메이션인 'Mug Travel(빼꼼의 머그잔 여행)'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부천만화산업종합지원센터에 입주해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고 지금까지 8년 동안 괄목할 만한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현재 EBS에서 '빼꼼 시즌2'는 유아용 애니메이션 부문 시청률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뽀로로, 둘리와 함께 초특급 인기 애니메이션으로 선전하고 있다.

김광회 피디는 "스페인 BRB 인터내셔널과 EBS의 투자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 시청률 1위라는 얘기를 들었을 땐 그저 감사했다"며 감격스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두가 빼꼼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EBS가 교육방송이라는 특성 때문에 엄마들이 교육적인 애니메이션을 원하는 데다가, 넘어지고 부딪히고 덤벙대는 빼꼼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아이들 때문에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렸던 것.

그래서 시즌2를 제작할 땐 엄마들이 염려하는 부분까지 고려해서 강도를 조절하기도 했단다.

또한 유아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도 기쁜 일이지만 그동안의 교육용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아이들과 함께 아빠 엄마도 넋을 놓고 빼꼼을 즐기는 모습에 더욱 뿌듯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상품은 개발이 많이 된 반면 30대를 위한 캐릭터상품이 아직 많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는 그는 앞으로 자동차 액세서리 등의 캐릭터상품 개발에도 힘을 쏟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새롭게 공개한 '슈퍼빼꼼'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새롭게 공개한 '슈퍼빼꼼'
ⓒ 임민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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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랩스틱코미디로 유럽 사로잡은 '빼꼼'

빼꼼 시리즈는 덩치 크고 호기심 많은 북극곰인 빼꼼이 도시생활을 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유쾌하게 그려낸 슬랩스틱 코미디다. 대사 한마디 없이 오로지 몸으로 웃기는 빼꼼을 보고 있노라면 한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다.

김광회 피디는 "처음 온라인에 오픈했을 때부터 쉽고 재미있는 슬랩스틱 코미디였기 때문에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우리가 롤모델로 삼은 대상이 슬랩스틱 코미디의 대명사 찰리 채플린이었기 때문에 유럽에서도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스토리 때문에 한국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외국에서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스페인 BRB와의 인연 또한 각별하다. 김 피디는 BRB가 아니었더라면 텔레비전 시리즈를 만들지 못했을 거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온라인에 공개한 1분 정도의 스팟 영상을 BRB가 보게 됐고, 한국에 들어와 우리를 만나기 위해 수소문해서 에이전트인 시너지미디어를 통해 인연이 닿게 됐다"며 "그동안 작업했던 애니메이션을 보여줬더니 너무 재미있다고 하면서 바로 시리즈 계약을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의 경우 나라는 많지만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활성화된 나라는 몇 군데 안 된다고 들었다. BRB는 애니메이션만 전문으로 하는 프로덕션은 아니지만 유럽에서도 돈이 될 거라는 걸 직감했는지 과감하게 투자를 했다"고 말한다.

빼꼼은 외국에서 '버나드'라는 영어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분명 북극곰인데 외국에서는 간혹 개로 보는 사람도 있다면서 웃어보였다.

100억대 매출 기록 머지않아

비교적 짧은 기간에 많은 성과를 거두면서 순탄한 길을 걸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 피디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김광회 피디는 "30% 정도 진행된 데모를 만들어서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투자를 받지 못해 엄청 힘들었다. 당시 개봉한 애니메이션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해 투자가 확 얼어붙었을 때였다"며 어려웠던 때를 회상했다.

아무리 쫓아다녀도 돈 생길 구멍이 보이지 않자 사람들이 하나 둘 떨어져나가고 통장에 잔고가 똑 떨어져서 '그만 해야되나' 생각하던 찰나에 기적적으로 일이 들어왔다고 한다. 바로 가수 신승훈의 뮤직비디오 작업이었다.

그야말로 마른 땅에 터진 샘물이었으리라. 김광회 피디는 신승훈 뮤직비디오를 통해 몇 달을 버틸 힘이 생겼고, 이후 다시 어려워질 때쯤 어린이 음료 CF 작업으로 몇 달을 버티게 된다.

그리고 RG가 출범한지 3년 만에 또다시 기적적으로 BRB를 만나게 된 것이다.

"왜 벤처기업은 3년 버티면 계속 할 수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희가 BRB를 만난 게 딱 3년째 되는 때더라구요"

RG 김광회 피디는 앞으로 2~3년 후엔 100억대 매출 실적을 올리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되어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뽀로로가 연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1위와의 차이는 크지만 캐릭터 상품이 100가지 이상 되고 라이선시 업체도 20여 개가 되니까 추산해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기DCA 'OSMU' 지원 사업 선정 쾌거

RG의 빼꼼이 경기도디지털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한 '2009 원소스 기반 콘텐츠 제작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2차 발표심사까지 네 개의 업체가 선정됐는데 그 중 두 개가 부천만화산업종합지원센터에 입주한 업체다.

김광회 피디는 "조만간 지원금액 등을 조율해서 최종 협약을 맺게 된다. 지원하신 분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했는데 다행히 잘 봐주시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셨는지 좋은 결과로 연락을 주셨다"며 "사업적인 부분에서 영역을 넓혀나가기 위해 어린이 영어교육 전문 프로덕션과 함께 일을 진행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인성교육과 영어교육 거기다 재미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RG의 도전과 모험은 계속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빼꼼, #RG애니메이션스튜디오, #김광회, #부천만화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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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랩 이유 대표 협동조합 커뮤니티플랫폼 이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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