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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희망을 심다>를 펴낸 박원순 변호사가 29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 초청돼 강연하고 있다.
 최근 <희망을 심다>를 펴낸 박원순 변호사가 29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 초청돼 강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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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안이라고 하는 것이 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선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 분야와 상관없는 다른 쪽의 사람들이 머리를 짜낼 때 새로운 발상전환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요. 경제는 경제전문가들만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죠. 저는 경계를 뛰어넘고 남의 영역에 침범하는 것을 제 직업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를 보다 인간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한 '소셜 디자이너' 말입니다."

최근 <희망을 심다>(박원순·지승호 공저, 알마 펴냄)를 펴낸 희망제작소 박원순(53, 변호사) 상임이사가 독자들과 만났다. 박 상임이사는 29일 오후 7시 30분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독자와의 대화'에 참석해 약 1시간 30분 동안 자신이 바라보는 미래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지역사회와 공동체가 모두 사라져 버린 상황에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하면 보다 합리적이고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사회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박 변호사는 우리 사회 어디에서 희망의 단초를 찾고 있을까?

"'아름다운 재단'이 작년 한 해 135억 원을 모금했습니다. 150억 원의 매출액을 올린 '아름다운 가게'는 얼마 전 전라남도 순천에 98호점을 문을 열었죠. 대안무역으로 수입한 원두커피를 파는 '아름다운 커피'의 금년 매출목표가 30억 원입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 다국적 기업의 배를 불리는 것이지만, 아름다운 커피 한 잔은 네팔의 가난한 농부가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게 해줍니다."

박 상임이사는 또 희망은 추상적인 구호나 담론으로는 만들어지지 않고 구체적인 계획과 미래에 대한 통찰력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난 세기 남의 뒤를 따라 다니기만 했습니다. 다른 나라가 완성한 근대화의 모델을 뒤쫓기만 한 것이죠.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좀 더 창의적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고 남들을 선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좀 더 생태적이고 창의적인, 시민의 주체성이 높아지고 주민의 참여가 높아지는 이런 세상, 이런 사회는 우리가 먼저 만들 수도 있을 않을까요?"

그는 가끔씩은 상식의 틀을 깨는 '파격'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요즘 일본에서는 '그린투어'라는 관광 상품이 아주 인기인데, 이제 아름다운 재단이 남양주시하고 MOU(양해각서)를 체결합니다. 그곳에다가 '농업 공화국'을 세울 겁니다. 소를 타고 한 바퀴 돌 수도 있고, 논 한가운데 레스토랑을 만들어서 벼가 자라는 걸 보면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우리 술 박물관에는 '소믈리에'가 있어서 시음도 하고…. 저는 장사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도시에 있는 대형 마트는 영혼이 사라지고 이윤동기만 있잖아요. 농민들에게 착취하다시피 싼값으로 사와서 도시인들에게 비싸게 파는 그런 곳과 경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최근 <희망을 심다>를 펴낸 박원순 변호사가 29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 초청돼 강연하고 있다.
 최근 <희망을 심다>를 펴낸 박원순 변호사가 29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 초청돼 강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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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주 인용하는 말인데, 거창고등학교에 가면 직업선택 10계명이란 게 있죠.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라', '월급 낮은 곳을 택하라', '부모나 형제가 말리는 길은 틀림없다' 뭐 이런 말들인데, 제가 그 길을 가보니 정말 그렇게 되더군요. 여러분들은 왜, 무엇 때문에 산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사람이 조금씩 손해보고 희생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인도 가서 호의호식하면서 황금 옷을 입고 산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요?"

박 상임이사는 자신이 바라보는 '희망'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희망이란 정말 상투적인 말이지만, 저는 희망은 절망의 끝자락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군사독재정권 시절인 7,80년대 많은 사람들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느꼈지만, 어둠이 걷히고 새벽이 오리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그 때는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행사가 모두 끝난 후 그는 참석자들이 내미는 자신의 저서에 일일이 사인을 해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 박원순 "희망은 절망의 끝자락에서 나온다"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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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내 직업은 한국을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소셜 디자이너'"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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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제가 '정치하겠다'고 하면 뉴스가 되겠죠"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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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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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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