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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궐 선거가 막바지에 치달으면서 여야 지도부는 부평을에 총력을 투입하고 있다. 부평을 재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지는 쪽은 책임론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

 

지난해 촛불정국에 이어 올해 2월 입법전쟁을 거치면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17대 대선과 18대 총선 압승의 환호는 사라졌다. 30% 내외에 머물고 있는 당 지지율과 국정 지지율이 좀처럼 미동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은 이명박 정부와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띌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 재선거가 실시되는 5곳 모두 어느 누구에게나 녹록한 곳은 없어 보인다. 정동영 전 장관이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전주 덕진을 빼고는 모두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정도다.

 

울산 북구는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로 진보진영의 단일화가 성사됐고, 경주도 현재 대혼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 부평을에서도 초박빙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경제전문가 공천 '중간심판' 죽이기 카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4월 재보선은 매우 껄끄러운 존재였다. 만약 여기서 밀리면 친박(박근혜)·친이(이명박) 계파로 나눠진 상황에서 친이 진영은 정치적 타격을 받는다. 이로 인한 조기 전당대회 주장이 제기되고, 이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정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서 "상징성 있는 곳에서 패배한다면 최고 지도부나 원내대표단의 책임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도 만약 4월 선거에서 패배하면 6월 국회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각종 MB법안 처리에 애를 먹을 수 있다.

 

물론 민주당 지도부 또한 한나라당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정세균 대표는 정동영 전 장관 공천 배제로 인해 4월 재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적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이런 분석에서 나온 한나라당 후보가 부평을에 이재훈 후보이며, 울산 북구에 박대동 후보다. 한나라당은 경제전문가라며 두 후보를 예상을 깨고 공천했다.

 

부평을 재선거를 총지휘하고 있는 이윤성 국회 부의장은 한나라당 공천 전에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천명수, 김연광, 조용균 후보 등 지역 출신 인재를 공천할 것을 당에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진형(부평갑) 의원도 지역 인재 공천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나라당 인천지역 당직자 중 일부는 지역 인물이 공천됐다면 지금처럼 선거구도가 박빙의 대결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만약 예비후보 중에서 공천됐다면 정당 지지율에 지역 출신인 점을 감안해 이번 부평을 재선거는 압승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 한나라당이 이재훈 후보를 전략 공천한 까닭이 뭔지, 의문은 민주당과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제기됐다. 결국 선거가 막판에 치달으면서 '경제전문가' 공천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 심판'을 잠재우기 위한 전술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삼일이 멀다 하고 부평을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등이 쏟아낸 GM대우 지원책도 그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시간 없다, MB정권 전면전 선언 필요"

 

장금석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GM대우의 유동성 위기 문제는 작년 12월부터 언론을 통해 본격적으로 거론됐고, 인천시를 비롯해 지역 기업체들은 GM대우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제기했다"면서 "이 과정에 한나라당이 특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가 4월 재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지원책이 쏟아내는 것에 의혹을 안 가질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재보선 특성상 현 정권에 대한 중간심판의 성격으로 선거가 진행됨에도 불구, 여당에서 GM대우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우리도 GM대우 회생방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은 GM대우 문제 해결을 위해 6500억원 추경 편성을 지난 2월부터 주장해 왔으며, 홍영표 후보도 대우자동차 출신으로 누구보다 이 문제에 해법을 내놓아야한다는 '딜레마'로 인해서 민주당도 'GM대우 프레임'을 깨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민주당은 지난주부터 MB정권 중간 심판을 주요하게 제기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특히 GM대우 문제가 한나라당을 통해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부평지역 유권자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힘 있는 정부 여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다소 확산되는 분위기다.

 

산곡동 주민 김상태(가명·48)씨는 "인천과 부평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GM대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고, 특권층만을 대변하고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정책을 혼내주기 위해서는 정부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개인적으론 아직 맘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을 재선거, #중간심판, #GM대우, #이재훈, #홍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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