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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현민의 이매진 - '노블테이너' 이외수편이 23일 오후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 이씨의 자택에서 오마이TV 생중계로 진행됐다.
 탁현민의 Imagine - '노블테이너' 이외수편이 23일 오후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 이씨의 자택에서 오마이TV 생중계로 진행됐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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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찾아가는 길

주소를 '깊고도 깊으군 멀면 못가리'로 바꿔도 무방한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산골. 산 좋고 물 좋은 이곳에 긴 생머리 휘날리며 밤이면 밤마다 인터넷을 휘저으며 '댓글질' 하는 한 남자가 있다. 도인 같은 풍모를 보면, 그가 한 시절 '야동'에 심취했다는 게 잘 믿어지지 않는다. 

어디 그뿐인가. 시절이 바뀐 지가 언젠데 아직도 '습니다'를 '읍니다'로 표기하는 한글 맞춤법 '제로'의 실력을 갖춘 유력 대통령 후보자의 글을 보고 분기탱천해 스스로 빨간펜을 들고 적진에 뛰어 들어 교정교열에 나선 적도 있다. 그의 '깡다구'가 이게 다라면 이런 이야기 꺼내지도 않는다. 그는 이런 명문도 남겼다.

"한글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이명박씨, 차라리 미국으로 이민이나 가시라."

아마도 이때부터였으리라. 그가 입을 열면 사람들이 열광하고, 글을 쓰면 환호하기 시작한 게 말이다. 많은 이들이 "민주주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개탄하기 시작할 즈음, 그는 "이 망할 놈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하겠다는 듯이 긴 생머리 휘날리며 홀연히 세상의 중심으로 나왔다.

인터넷 댓글질을 뛰어넘어 이제는 마이크를 직접 잡고 날이면 날마다 라디오 방송을 하고, 시트콤과 <무릎팍 도사> 같은 TV 예능프로그램을 두루 섭렵했으며, 김연아 선수를 패러디한 것인지 아니면 그녀를 향한 오마주인지 경계가 모호한 광고까지 찍었다. 이 와중에도 그는 "야동을 끊지 못하겠다"는 고등학생의 상담까지 직접 챙기는 '센스'를 잊지 않았다.

 탁현민의 이매진 - '노블테이너' 이외수편이 23일 오후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 이씨의 자택에서 오마이TV 생중계로 진행됐다.
 라디오도 들리지 않는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 이외수씨 자택 거실에 오마이TV 생방송을 위해 단출한(?) 장비가 설치되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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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그를 세상 사람들에게 큰 웃음과 기쁨주는 '엔터테이너 그 이상의 엔터테이너'로 불러도 무방하다. 소설가 이외수. 그는 이렇게 약간의 충격과 놀라움, 그리고 유쾌함을 동반하고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번엔 <오마이뉴스>가 방송장비 챙겨들고 깊고도 깊어 멀어서 못 갈 정도의 산골에 사는 이외수 곁으로 찾아갔다. 그가 늘 세상에 나왔으니, 한번쯤은 우리가 직접 찾아가는 게 예의 아니겠나. 23일 오후 <오마이TV>로 생중계된 '탁현민의 이매진'은 이외수가 사는 화천군 감성마을에서 진행됐다.

감성마을에는 이제야 봄이 완연했다. 여기저기 봄꽃이 빵빵 터져 있고, 이외수의 거처 앞으로는 맑은 냇물이 경쾌하게 흘렀다. 이외수는 햇살이 잘 들어오는 거실의 출입구를 마주하고 앉아 있었다. 예의 그 긴 생머리는 빛을 받아 반짝거렸고 얼굴의 주름은 웃을 때마다 더욱 깊게 패였다.

이외수는 늘 변함없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포스'가 느껴지는 풍채를 유지한 채 탁현민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1. "엔터테이너 이외수가 그리 불편하가?"

 탁현민의 이매진 - '노블테이너' 이외수편이 23일 오후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 이씨의 자택에서 오마이TV 생중계로 진행됐다.
 탁현민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진행하는 <탁현민의 Imagine>에 출연한 이외수씨.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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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이야기는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하나의 글로 시작됐다. 글의 요지는 '소설가 이외수의 엔터테이너 활동이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이외수 본인으로서는 불편한 지적일 수 있지만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문제. 이외수는 역시 시원하고 거침없었다. 변명이나 핑계를 대는 법이 없다.

"그분은 사실 나 때문에 불편한 게 아닌 것 같다. 그 분은 누가 뭘 하든 불편한 게 아닐까? 가급적 인생을 살면서 나한테는 신경 쓰지 않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너의 정체가 뭐냐' '지구에 온 목적이 뭐냐'고 묻는 것 같은데, 과연 농사꾼은 농사만 짓다가 말라 죽어야 하나. 그리고 직장인은 직장을 떠나면 안 되고, 어부는 산나물 채취하면 안 되나. 그분이 시각을 좀 바꿔 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이외수는 "본업은 소설가"라는 걸 강조했다. "한 작가가 책을 내는 건 피가 마르는 듯한 집중력과 고심을 거쳐야만 가능하다"며 "나는 요즘 좀 쉬는 셈 치고 노닐듯이 이것저것 도전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말 이외수는 쉬는 셈 치고 좀 노닐고 있는 것일까. 그대로 믿기에는 그가 최근에 펴낸 책 목록이 눈에 걸린다. 이외수는 2006년 화천군에 깃든 이후 산문집 <하악하악>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와 글쓰기 안내서 <글쓰기의 공중부양>, 시집 <그대 이름 내 가슴에 숨쉴 때까지> 등을 펴냈다.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생산량'이다.

CF 출연에 대한 이외수의 반응 역시 '쿨'하다. 그는 "전 세계의 경제가 어려운 판국에, 그리고 보통 탤런트나 배우에게는 기회도 안 온다는데, 나는 제안을 받고 생활에 보탬이 될 것 같아 덮어놓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쿨'하지만 광고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핫'하다. 대부분 "웃겨 죽겠다"고 한다.

이외수는 지금까지 해온 여러 활동 중에서 "라디오가 재밌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탁현민 교수가 "규칙적인 생활하고는 좀 멀어 보이는데 라디오가 가장 재밌다니"하며 다소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군대 이후로 날마다 똑같은 일을 반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많이 걱정하긴 했다. 내 성격이 고삐 풀린 망아지 같고 의식도 자유로운데,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반복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의미로 했는데, 벌써 1년 가까이 됐다. 그러고 보면 나도 좀 둥글어진듯하다.(웃음)"

사실 이외수는 어지간하면 화천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 <이외수의 언중유쾌>는 화천 자택에서 녹음돼 세상으로 퍼져나간다. 첨단 기술은 산 속에 있는 그의 목소리를 세상으로 퍼져나가게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는 자신의 방송을 듣지 못한다. 그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라디오 전파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2. "바뀌는 게 없으니 계속 외칠 수밖에"

 탁현민의 이매진 - '노블테이너' 이외수편이 23일 오후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 이씨의 자택에서 오마이TV 생중계로 진행됐다.
 <탁현민의 Imagine>에 출연한 이외수씨.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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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교수가 물었다.

"지금까지 작품을 보면 초현실적인 내용이 많았다. 그런데 느닷없이 대통령과 사회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 때문이었나?"

'엔터테이너 이외수'가 소설을 쓰는 예술가로 돌아와 진지하게 답했다.

"갑자기 발언을 시작한 건 아니다. 옛날에도 했다. 나는 언제나 그 시대에 대해서, 그 현실의 부조리에 대해서 항상 신랄하게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내 작품 전편에 걸쳐 반드시 그런 부분이 나온다. 그런 내용이 주류를 이룬 게 아니었을 뿐, 짚을 건 꼭 짚었다. 다만 지금은 세상이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뿐이다.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번엔 탁 교수 본인도 다소 걱정된다는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

- 세상의 주목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 (사회 비판)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가령, 과거 한국 축구가 부진할 때 해설자가 늘 말했다. 한국에도 잔디구장이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잔디구장이 곳곳에 있으니, 그런 말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문화예술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직도 한국 사회는 자갈밭에서 축구하는 것과 같다. 어쨌든 잔디구장이 만들어질 때까지 나는 외칠 수밖에 없다."

또 이외수는 신경민 MBC <뉴스데스크> 앵커의 하차와 관련 "우리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고, 언론·출판·결사의 자유가 있는 나라인데 (정권에서 앵커를 끌어내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3, "나 이외수가 좌익빨갱이라니, 하하하"

"아직도 그런 이야기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내 아버지는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참전용사로서 국립묘지에 안장 돼 있다. 나도 예비역 병장이고 아들 역시 다 병역을 마쳤다. 우리 사회에 고위층 중에는 사돈에 팔촌까지 군대 안 보낸 사람이 있다. 내가 빨갱이면 그들은 뭐라고 불러야 하나.(웃음)"

이외수는 "나를 좌빨(좌익빨갱이)로 모는 사람들은 아마도 전국민의 좌빨화를 이루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일찍이 이데올로기가 인류를 구원한 적은 없다, 인간 최고의 이데올로기는 사랑밖에 없고, 제발 좌빨 같은 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또 그는 가수 신해철의 글 "북한 로켓발사 경축"으로 촉발된 논란에 대해서도 "일종의 현실 풍자적으로 한 말인데 일부가 너무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며 "'북으로 가라'라는 등의 말을 들으면 우리 사회가 많이 좋아졌다지만, 여전히 마음이 추워진다"고 불편한 마음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이외수는 "세상 싫기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소설가로서 이런 말을 전했다.

"희망이라는 것은 만드는 자에게 찾아온다. 희망이 제 발로 오는 경우는 없다.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고 만들어가는 게 빠르다. 요즘 강원도에서 연쇄적으로 동반 자살하는 일이 있었는데, 가만히 있어도 죽는데 뭐하러 억지로 죽나. 절망만 하지 말고, 죽을 용기로 도전도 해보고, 못 해본 것도 좀 해보며 살자."

서울로 돌아가는 길

환갑을 훌쩍 넘긴 이외수는 그 누구보다 많이 웃었다. 그리고 그 어떤 단어보다 '사랑' '감성' '희망' 등을 많이 사용했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은 올 때만큼 지루하지 않았다. '청년 이외수'에게 뭔가 전염된 듯했다.

그리고 두 가지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이 험한 세상, 그래도 웃으며 꿋꿋이 버티며 살아야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한 가족같이 비슷한 배철수, 김C, 이외수 중에서 그래도 이외수가 가장 잘 생겼는 것.

아마도 이외수에게 단단히 전염된 듯하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 셋이 닮았다는데, 불변의 진리는 그중 내가 제일 잘 생겼다는 거야! 하하하."

▲ 신경민 하차가 탄압? 국민들이 모함하는거 겠지! 설마~ 탁현민의 이매진 - '노블테이너' 이외수 1부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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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수도 못 믿는 한국사회의 소설같은 사건은? 탁현민의 이매진 - '노블테이너' 이외수 2부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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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변의 진실은 배철수, 김C보다 내가 제일 잘 생겼다는 것! 탁현민의 이매진 - '노블테이너' 이외수 3부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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