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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런 남자라면 헤어져야죠

 

남자친구에게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는데 오해를 사서 이별을 당했다면 그런 남자 계속 만날 필요가 있을까요? 아니 그 정도로 나를 못믿는 인간이면 헤어지는 게 맞지 않나요? 오늘 스님께 질문하신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제가 짝사랑한 오빠가 생각납니다.

 

제가 성당 다닐 때 한 오빠를 짝사랑했습니다. 제가 숫기가 없어서(?) 혼자 끙끙 앓고 있는데 하루는 그 오빠가 제게 할 말이 있다며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제게 하는 말이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딴 남자를 좋아하는데 어쩌면 좋겠냐는 겁니다. 그런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거 해보세요. 기분 대박으로 안좋습니다. 완전 죽음이라고 할 수 있죠. 창자 끊어지는 아픔?, 하늘이 무너진다? 바로 그럴 때 쓰는 말일 겁니다.

 

어쨌든 저는 그 길로 그 오빠를 향한 짝사랑의 마음을 접었습니다. 왜? 그 사람의 머리에 제가 없는데 미련두면 저만 상처받으니까요. 그후로 저 노래 시키면 설운도의 '나침반'만 부릅니다. 어쨌든 제 생각에 이 분의 남친이 이 여자분을 정말 좋아했다면 오해인지 아닌지부터 살펴보지 않았을까요? 뭐 연애를 많이 해 본 사람으로서 그렇다는 게지요^^.

 

그렇다면 연애를 못해보신 우리의 법륜스님께서는 어떤 지혜를 주실지 한번 들어볼까요?

 

질문  

 

남자친구에게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했는데 오해를 사서 이별을 당했습니다.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마음이 아픕니다. 그에게 다가가 진실을 털어놓고 싶은데 지금 서로의 처지가 좋지 않습니다. 또 많은 시간이 흘러가버려 용기 또한 나지 않습니다. 마음은 간절한데 이러저러한 현실 때문에 그에게 다가가기가 두렵습니다.  

 

법륜스님 답변 

                                       

 

상대를 사랑한다면 상대를 존중해야 합니다

 

그냥 솔직하게 얘기하세요. 말할 시기 너무 고르지 말고 먼저 전화 걸어서 만나서 얘기 좀 하자고 해 보세요. 만나기 싫다고 하면 전화로라도 얘기할 테니 시간 좀 내라고 얘기해 보고 그것도 싫다면 끊고, 얼마 있다가 또 한 번 더 해 보고 그 때도 싫다고 하면, 얼마 있다가 또 해 보세요. 이렇게 끙끙 대며 하루를 보내는 것보다는 실제로 시도해서 한 3분 보내는 게 시간을 훨씬 효과적으로 쓰는 겁니다. 우리는 대부분 끙끙 대는 데 시간을 다 보내요.

 

나는 해명하고 싶은데 상대가 듣기 싫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를 사랑한다면 상대의 의사를 당연히 존중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이 사랑이라는 대부분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습니다. 내가 해명하면 상대는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에게 크게 잘못해 놓고 내가 사과했는데 상대가 사과를 받지 않으면 오히려 성질냅니다. '내가 사과하는데 안 받아줘?' 이런 마음이 있단 말이에요. 이건 상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겁니다.  

 

이렇게 망설이는 자기 마음을 정확하게 꿰뚫어봐야 합니다. 질문하신 분은 지금 상대에 대한 고려가 없습니다. 산에 올라갔다가 꽃이 예쁘다고 꺾어오는 사람하고 같아요. 꽃이 좋으면 그냥 보고 좋아하지 꺾긴 왜 꺾습니까? 꽃의 입장에서도 꺾이는 것이 좋은지 물어봐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예쁜 꽃이 있으면 꺾어버린단 말이에요. 그것이 우리가 일방적이라는 반증입니다. 꽃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거든요. '내가 너를 좋아하면 네 목을 꺾더라도 너는 참아야 해, 너는 나를 따라야 해.' 이런 생각이거든요. '내가 너를 좋아하는데 네가 어떻게 감히'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답답한 거예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지금 전화하는 것이 상대를 위해서일까요, 답답한 자신을 위해서일까요? 본인이 답답해서 전화하는 거예요. 이것은 본인 문제예요. 상대편 문제가 아니에요. 상대를 고려하는 게 아니에요. 자신의 문제니까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내가 음식이 먹고 싶으면 가서 사먹듯이 내가 보고 싶으니까 전화하는 거예요. 열 번 거절하든 백 번 거절하든 그것은 그 사람 문제이고 나는 보고 싶으면 계속 전화하면 됩니다. 이러면 스토커가 됩니다. 이때 스토커가 된 자신을 스스로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그랬구나, 상대가 싫다는데 내가 좋아서 그랬구나, 산에 가서 꽃을 꺾듯이 내 마음대로 했구나.' 하고 인정하면 됩니다.

 

사랑한다면 괴롭히지 마라. 

 

그런데 내가 그 사람을 조금이라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렇게까지 괴롭힐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몇 번 해 보고 상대의 의사가 나와 다르다면 '나는 네가 좋지만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럼 알았다.' 하고 놓아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혼자서 끙끙 대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이것은 상대를 고려하기 때문에 끙끙 대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든 내 욕심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 끙끙 대는 것입니다. 이렇게 끙끙 대면 기회도 놓치고 본인만 괴롭습니다.

 

오늘 전화를 하세요. 전화해서 상대의 뜻을 일단 물어보세요. 어쩌면 상대도 당신을 만나려고 기다릴지도 모르지요.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에 있으면서도 한 번 거절했는데 상대가 다시 전화해주지 않으면 속으로 후회한 경험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그를 생각해서 몇 번쯤은 해 보세요. '세 번쯤 해서 확인해 보고, 그래도 싫다고 하면 그의 의견을 받아들이자.' 하고 가볍게 생각하세요. 그렇게 포기하고 있다가 한 1년 후쯤 생각나면 또 한 번 해 보는 거예요. 그러다가 또 한 3년 있다가 생각나면 또 해 보는 거예요. 속으로 끙끙 대면 에너지만 많이 소모할 뿐입니다.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가볍게 생각하고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스님 이렇게 훌륭한 말씀을 해주실 줄 알았습니다^^ "나는 네가 좋지만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럼 알았다." 이 말 끝내주지 않나요? 이 대화를 좀 바꾸면 이렇죠. "너무나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떠나보낸다."  드라마 대사같죠^^ 

 

암튼, 후회를 안하려면 솔직히 이야기해보라는 스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제가 고백 한번 못하고 끝낸 그 오빠, 딴 여자랑 결혼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 딴 여자분이 바로 그 오빠를 쫓아 다니던 사람이라는데 제 기분 어땠을까요?

 

와. 저는요, 남자의 사랑이 그렇게 가벼울 줄 몰랐죠. 아니 그 사람때문에 너무 괴롭다더니 어떻게 자기를 쫓아다닌다고 낼름 딴 사람이랑 결혼을 하냐구요. 사랑이 너무 쉽게 옮겨가는 거 아닙니까. 억울하냐구요? 아니 그럼 억울하죠. 그럴줄 알았으면 찔러라도 보는건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스님 법문 재밌지 않으신가요? 약간 엉뚱하기도 하구요. 우리가 살면서 괴롭다 호소하는 것 중에 대부분이 생각을 잘못한 경우가 많아요. 사람들은 자신들이 쳐 놓은 울타리를 벗어나면 큰 일이라도 나는 줄 알고 그 안에서만 사물을 보죠. 하지만 그 울타리 안에서는 다람쥐가 체바퀴 도는 것과 같아요. 그 울타리를 벗어났을 때 비로서 그 안의 일들이 객관화 되서 보이죠.  

 

여러분이 갖고 계신 고민, 한번 스님께 상담해 보세요. 한 생각에 꽁꽁 싸여 혼자 안달복달 해도 답이 안나오니까 무상사로 오셔서 직접 질문해 보세요. 아주 친절하게 스님께서 답해주십니다. 또 불교TV에서 스님의 즉문즉설이 방송되고 있습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주변 아줌마들과 모여서 법문 들어보세요. 마음이 편해집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즉문즉설하시는 날짜 : 5월12(화), 5월19(화), 5월26(화)
즉문즉설 장소 : 무상사 불교 TV(서울시 서초구 방배3동 1027-4, 전화 : 3270-3350)


태그:#정토회, #남자친구, #법륜스님, #무엇이든 물어라, #즉문즉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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