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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 개 파트로 나뉜 글은 몇 달 전 한국 경제에 대한 내 의견을 쓴 글과 미약하게나마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시 한번, 이 글은 단지 저의 개인 의견을 쓴 것에 불과하므로 그 점을 양지해 주셨으면 합니다. 미국 경제에서 잘 안 돌아가고 있는 점에 관한 댓글은 부디 삼가주세요- 이 글은 한국과 미국을 비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글쓴이의 말>

 

선진화된 세계가 근대사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혹독한 경기 침체를 널리 겪게되면서, 과거의 실수들을 근절하고 성장세로 되돌아갈 방법을 찾는데에 온갖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다.

 

한국 또한 여기서 예외가 아닌지라, 주위 사람들은 이 경기 침체가 앞으로 얼마나 더 길게 갈 것인지 궁금해 하거나 '미국 시스템'이 얼마나 실패했는지를 말하며 이 시기를 보내는 것 같다.

 

나로선 이런 용어나 관점이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조금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대학에서부터 MBA 레벨까지 공부했음에도 재정이나 경제 운영의 '미국 시스템'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둘째, 더 중요한 것은 그런 비평은 '미국 시스템'의 실패로 인해 그 우월함이 증명된 다른 시스템이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여기서 질문은 그 시스템이 과연 어떤 것이냐는 것? '아시아 시스템'일까? '한국 시스템'? 다시 말하지만 나는 그런 용어들을 들어본 적도 없고 어떻게 정의 내리기도 모호하다.

 

어쨌든 현재의 경제 침체를 금융 위기로 생각하기보다, 실물경제 위기로 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현재 우리가 겪는 문제점들은 서방 세계의 제품 생산과 판매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으며, 재정 문제는 단지 이런 구조적 약점들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것은 -대개 한국에서는 경제 위기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한국 경제 기초에 깊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드러냈던-90년대 아시아 경제 위기와 더 비슷하다.

 

이런 관점을 도입하면 미국을 비난하거나 몇 년 전 한국처럼 실패한 다른 나라를 보며 위안감을 느끼는 수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금융 시장이 새로운 균형을 찾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지만, 그 때 한국이 어떤 수준으로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지는 뚜렷하지 않으며, 미래 세계 경제에서 한국이 어떤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는 더욱 불명확하다.

 

한국으로 이사를 온 이후로 이런 생각을 많이 해보았고, 우려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고백한다. 한국 사업을 시작하고 현재와 미래의 삶을 이곳에 뿌리내린 나에겐, 국적이 다르다고 내 주변의 사람들과 '같은 배'를 타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영 틀린 말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방면에서 조금은 다르다는 생각에 한국경제에 대해 내가 느끼는 점에 대해 좀 더 정직하게 말하고, 좀 더 대담한 미래 제안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다음 두 글에서 치열한 미래 국제 경쟁에서 견딜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두가지 중점 분야를 논의하려 한다: 산업 변화와 교육&노동력이다.

 

(PART 2에서 이어집니다)

 

 

덧붙이는 글 | 마티아스 슈페히트 기자는 독일에서 태어나 10여 년 전 첫 방한한 후 거의 매년 한국에 오다가 2006년 서울로 이주했다. 독일 유러피안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학위를 2008년엔 연세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 후 서울에서 '스텔렌스 인터내셔널(www.stelence.co.kr)'을 설립하여 유럽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수입판매 중이다. 최근 한국에서의 경험을 블로그에 쓰고 있다. 블로그 주소는 http://underneaththewater.tistory.com/이다.


태그:#한국경제, #위기, #침체, #실물경제,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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