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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9월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 이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경제체제 확산 전략 즉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에 대한 비판론이 비로소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베이징 컨센서스(중국식 경제발전 모델 혹은 경제 헤게모니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것에 대한 비판이 더욱더 거세어 질 판이다.

80년대로 접어들자 미국경제는 독일경제, 일본경제 등에 추월당하는 수모를 겪는 등 위기에 처한다. 이 때 미국을 포함한 소위 선진 7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미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모여 소위 우리가 흔히 말하는 '85년 플라자합의'를 도출한다. 이후 일본 경제는 급등한 엔화가치로 인해 국제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로써 일본 경제는 90년 대 10년 복합불황에 빠졌고, 이후 좀 채로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는 여전히 성장을 구가하지 못했다. 이에 90년 대 초 '미국의 정책결정자(미 의회와 행정부, 각 경제부처, 연방준비위원회,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등)'들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된다. 바로 앞서 말한 '워싱턴 컨센서스' 즉 '워싱턴 합의'다.

실제로 '워싱턴 합의'는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제 3세계 국가들이 시행해야 할 구조조정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그 핵심은 작은 정부지향(정부 예산 삭감), 자본시장 자유화, 외환시장 개방, 관세인하, 국가기간 산업 민영화, 자국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임수합병 허용, 정부규제 축소, 지적 재산권 보호 강화 등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은 급기야 미국의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국가의 정부에 대해 우선 비리에 의한 부패혐의 등을 폭로하여 지배정권을 무력화시킨 다음 미국의 입맛에 맞는 정당을 선택해 신정부를 구성하고 이 신정부로 하여 금 산업전반에 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도록 한다는 구체적 전술까지 마련해 놓은 상태였다. 90년 대 말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경제위기가 발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

어찌되었던 현재 진행형인 글로벌 금융위기는 바로 세계화로 대변되는 미국이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질서가 빚은 대 참상이라는 견해 또한 이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세계경제에 금융경제위기가 발생한 것은 세계경제의 프레임 즉 제도적 측면과 함께 그 제도를 뒷받침하는 실질적 내용으로서 미국의 금융자본주의가 갖는 속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는 투기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다분히 공격적 성향까지 갖는다. 그 일례가 소위 단기간 만에 치고 빠지는 식으로 자금을 운영하는 각종 헤지(Hedge Fund) 펀드다. 특히 이 헤지 펀드의 규모가 96년 말 무려 3조 7,000억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선진 7개국 중앙은행들이 다함께 자금을 동원하더라도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5,000억 달러에 불과했다니 헤지 펀드의 규모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이처럼 헤지 펀드가 난립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금융자본주의의 특성 때문이다.

사실 미국은 80년 대 이후 발권력(과잉통화)에 기대어 소비확장을 계속해왔다. 실제로 80년 대 이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자극통화가 세계기축통화인 점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통화를 팽창시켜 왔다. 이 같은 미국의 통화팽창 전략은 그 동안 세계경제에 과잉통화를 누적적으로 축적시켰다. 이처럼 이 통화가 세계를 떠돌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문제를 일으키는 데에 약 30년이 소요된 셈이다.

이것을 입증하는 것이 2000년대 중반기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와 경상수지 적자 규모다. 2000년대 중반 이 크기는 둘을 합쳐 약 1조 달러 대에 이른다. 아울러 이 크기는 미국 국내 총생산의 약 8% 대에 이르는 큰 액수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 주택시장 버블 붕괴에 따른 자산가치 급락현상이 빚은 것이 글로벌 금융(기관) 위기이다. 이를 우리는 통상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위기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고 부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80년 대 이후 고전을 면하지 못하던 미국(경제)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90년대 초 새로운 전략적 선택을 한다. 이 새로운 선택이 이미 앞에서 설명한 워싱턴 컨센서스이다.

여기에 기초해 세계화를 촉진했던 미국이지만 그 동안 누적적으로 팽창했던 통화가 역류해 미국 주택시장에 버블을 형성했고, 이후 세계경제의 침체와 함께 앞서 말한 주택버블이 붕괴하면서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다.

워싱턴 컨센서스의 내용을 앞서 적시했지만 그 중의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지적 '재산권의 강화' 즉 사람의 뇌를 생산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간에, 소위 '지적 재산권'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이를 경제성장의 수단으로 삼는다.

물론 그 이전에도 특허권과 발명권 등과 같은 비록 '제한적(과학기술이라는 틀 속에 가두어 두었다는 점에서)'이지만 이와 유사한 개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 것을 산업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한편 그것이 갖는 권한을 크게 강화한다. 이로써 세계는 지적 재산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로써 초래된 것이 정보통신 혁명이며, 이것이 사회를 한 단계 더 고비용 구조로 이동시켰다. 물론 정보통신 혁명은 인류 삶의 방식을 진화시키고 있으며, 더 편한 세상을 열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현재사회는 그보다 더 큰 삶의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발생하고 있는 삶의 비용 즉 생활비의 증가는 사회적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켜 사회구조 자체를 또한 변화시키고 있다. 이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국가들 대부분이 금융위기에 뒤이어 심각한 경제난에 빠져들고 있다.

이 문제를 극복할 대안으로 지금 세계는 '베이징 컨센서스(Veijing Consensus)'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근 세계는 앞서 설명한 '워싱턴 컨센서스'에 대한 반성과 함께 '베이징 컨센서스(중국식 정부 주도의 시장경제 발전 모델)'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베이징 콘센서스는 워싱턴 컨센서스와는 달리 먼저 정부주도로 점진적/단계적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더 나아가 조화와 균형을 강조한다. 여기에 더해 화평굴기(和平屈起, 타국의 주권존중과 내정불간섭)라고 하여 평화롭게 국제사회의 강대국으로 부상한다는 중국의 대 세계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남미나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 경제 원조를 강화하는 한편 위안화의 세계기축통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아시아 및 중남미 국가와 통화스왑을 체결하고 있다. 우리도 이미 중국과 통화스왑을 체결한 상태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과 관련해 우리의 기획재정부는 지난 13일 '베이징 컨센서스(Veijing Consensus)의 개념과 영향분석'이라는 보고서까지 내어놓았다. 이 보고서에서 기회재정부는 향후 세계경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우리 최대 무역수지흑자지역인 중남미나 아시아 지역에서 경쟁이 보다 치열해 질 것으로 분석했다. 자연히 우리는 이 지역에 한국식 경제발전 모델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중국경제는 세계의 시장 역할을 하는 동시에 투자 국으로서의 국제적 지위 또한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경제대국으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하게 된다.

이미 세계는 미국과 중국을 주요 선진 2개국 즉 G2 국가로 부르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총생산을 기준할 때 중국과 미국 간의 격차는 14조 달러대 4조 달러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약 2조원 대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약 7500억 달러는 미국국채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만일 중국이 자신들이 보유한 미국국채 중 일부만이라도 시장에 내다 팔게 되면 미 달러화의 가치는 급락이 불가피 하다. 이렇게 되면 세계경제의 경제회복은 자칫 영 물 건너갈 수도 있다.

최근 미국이 그 동안 줄 곧 주장해왔던 위안화 평가 절상 요구를 철회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무튼 세계는 위기 이후 형성될 새로운 경제 질서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아울러 현재 우리가 추구하는 경제 성장 전략은 중국식 모델과는 거리가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중국과 우리 사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입장차이가 불가피하고 종래 불편할 수도 있다. 당연히 우리는 이에 대한 사전 대비책 또한 마련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 신문 뉴스데일리에도 이 글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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