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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창 밖으로 나온 '촛불 대책회의', "청와대로 행진 한 번 할까요?"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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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있던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핵심간부들이 17일 밤 9시 15분께 보석으로 석방됐다.

 

구치소에서 풀려나는 이들은 광우병대책회의 박원석·한용진 공동상황실장과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 김동규 한국진보연대 정책국장,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등 5명.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박진환 판사는 1명당 1천만원의 보증금을 내거나 보증보험증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석방을 결정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29일 조계사에서 나와 11월 6일 강원도 동해시의 한 호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이후 청계광장 등에서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를 벌인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구속 직후 이들에 대한 보석을 신청했는데 법원이 이제야 보석을 허락했다"며 "불구속 재판이 당연한 데도 법원이 너무 늦게 결정을 내렸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5월 2일, 또 촛불 현장에 나가지 않겠나"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민가협 회원 등 100여 명은 이날 오후 6시부터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모여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간부 5명의 출소를 기다렸다.

 

이들은 해가 지면서 날씨가 추워지자 촛불을 들고 옹기종기 모여 지난해 집회 당시의 이야기를 나눴다. 또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간부 5명의 가족들도 구치소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렸다.

 

한용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의 부인 황정수(40)씨는 "시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위독한 상황이다, 남편이 아버지의 임종을 볼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며 "갑자기 보석이 결정돼 얼떨떨하지만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황씨는 "변호사가 담당 판사에게 시아버지의 상황을 말하며 석방을 요구한 것이 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황씨는 "5월 28일 재판이 잘 됐으면 좋겠다"며 "재판이 다가왔지만, 남편은 5월 2일 촛불 1주년 현장에 또 나가지 않겠냐"고 미소를 지었다.

 

청소년 단체 '희망'에서 활동하는 박철우(26)씨는 "백성균씨 첫 면회를 갔을 때 눈물이 돌았다"며 "드디어 긴 기다림 끝에 백씨가 나온다, 너무 기뻐 모든 일을 제쳐두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백씨와 교육, 청소년 문제에서 현실적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치소 안에 많은 동지들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밤 9시 15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간부 5명이 서울구치소 정문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구치소 앞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어둠속에서 구치소 문을 열고 나타나자 100여 명의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간부 5명은 가장 먼저 가족들과 포옹하며 출소의 기쁨을 나눴다. 또 미리 준비한 두부를 먹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박원석 광우병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많은 분들이 면회도 와주시고, 편지도 해주셔서 일찍 나올 수 있었다"며 "그러나 아직도 구치소 안에는 용산 철거민을 비롯한 동지들이 많다,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실장은 "5월이 돌아왔으니 열심히 투쟁해서 동지들을 구하자"고 말했다.

 

일명 '촛불 티셔츠'를 입고 모습을 나타낸 김동규 한국진보연대 정책국장은 많은 환영인파에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출소한 소감을 밝혔다.

 

"다들 5월 22일이 만기를 채우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에 맞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왔다. 밖의 공기가 참 좋다. 어려운 시기에 많은 동지들이 밖에서 고생 하셨다는 거 알고 있다. 5월 2일 촛불 1주년을 맞이해 저희들이 그 자리에서 촛불의 씨앗을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은 "7월 8일 집에서 나와서 10개월 만에 집에 들어간다"며 "어느 순간에서 잡지에서 내 이름이 양심수라고 나오는 걸 봤다, '이명박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 놓는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한용진 광우병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징역은 나오는 맛에 들어간다고 하던데, 밖으로 나와서 기분 좋다"고 농을 던졌다. 또 한 실장은 "따뜻할 때 나와서 촛불 들게 돼서 죄송하다, 하지만 두 몫, 세 몫 더해서 촛불을 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김환 기자는 <오마이뉴스> 인턴기자입니다.


태그:#광우병국민대책회의, #광우병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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