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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2001년 국토포기를 선언한 투발루. 머지않아 이 아름다운 남태평양의 지상낙원은 바다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지구온난화로 2001년 국토포기를 선언한 투발루. 머지않아 이 아름다운 남태평양의 지상낙원은 바다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 Tuvalu 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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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겨울철이 사라집니다. 스키장도 겨울축제도 불가능하죠. 대구 북부, 구미·김천, 팔공산도립공원·가야산국립공원, 그리고 평양이 사막으로 바뀝니다. 군산·목포 일부, 아산만, 북한의 남포와 신의주 일대가 바다에 잠깁니다. 벚꽃이 사라지고 사과재배가 불가능해지죠. 대구·명태 같은 한류성 어류가 사라지고 가오리·참치 등 난류어종만 잡힙니다."

무슨 끔찍한 이야기냐고 할지 모르겠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90여년 뒤 한반도에 닥칠 재앙이다. 점쟁이의 예언이 아니고 전문가들의 구체적이고 과학적 전망이다. 그래도 못 믿겠다고? 남태평양의 작은 섬 투발루나 가까운 몽골 이야기를 하면 믿으려나. 아님 지구온난화 예방과 사막화방지 국제운동을 벌이는 한 시민단체의 '지구온난화 가이드북(교재)'을 좀 보든지.

투발루 얘길 좀 더 하면 이렇다. 영국령이었다가 1978년 자치국으로 독립한 호주 북동쪽 폴리네시아군도에 속한 섬나라. 9개의 섬으로 이뤄진 해발 4미터 고도의 인구 1만여명이 사는 이 나라는 2001년 국토포기를 선언했다. 수도 푸나푸티를 포함해 국토의 상당부분이 바다 속으로 사라졌기 때문. 주변 나라에 땅을 달라고 호소했지만 호주와 피지가 거부했고, 결국 20~30년 계획으로 뉴질랜드로 이사를 시작했다.

"겨울은 없다, 대구는 사막 되고"

인류 역사상 환경재앙으로 국토를 잃은 첫 난민 신세가 됐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태평양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어서 그렇다. 재앙(온실가스)은 누가 불렀냐고? 2004년 국제에너지기구 통계에 따르면 이렇다. 이 나라 1인당 연간 이산화탄소(온실가스) 배출량은 0.46톤, 미국은 19.73톤, 호주는 17.53톤, 한국은 9.6톤이라면 주범이 누군지 짐작할까?

몽골 얘기도 좀 해보자. 인구 280만명이 남한의 17배 되는 땅에 사는 아시아 대륙 중심부의 나라. 이 땅의 78%가 사막이 돼버렸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46%에 불과했다. 식물종의 75%도 멸종했다. 내버려두면 국토의 90%가 곧 사막이 된단다. 그 재앙의 무서움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다. 한반도를 캄캄한 먼지 지옥으로 덮어버리는 황사를 봤으니까.

인류는 지금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통의 빈곤이나 식량부족 또는 국가·민족·지역간 전쟁이나 갈등 때문이 아니다. 바로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인류가 대규모 멸종의 기로에 서 있다."(테리 루트 스탠포드대 교수)
"기후변화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 중 가장 무서운 위협. 테러보다 훨씬 심각하다."(데이비드 킹, 영국 정부 자문위원)

인류는 뒤늦게나마 기후변화 위험성을 깨닫고 서둘러 국제협약을 만들고 온실가스 중 가장 무서운 이산화탄소 배출 삭감을 규정한 교토의정서를 채택, 강제 감축에 돌입했다. 선진국이 앞서고 나머지가 뒤 따르는 모습이다.

세계 10위 경제권인 한국은 국제협약 당시 선진국이 아니어서 의무감축 대상에서 빠졌지만 이젠 다르다. 서둘러 저탄소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선진국 꿈은 물거품 된다. 정부는 입만 열면 '저탄소, 녹색성장...' 해대지만 그 건 말뿐이다.

"무서운 온난화, 권력의 마법인가?"

사막화와 황사예방 국제 시민운동을 벌이는 '푸른아시아'가 교사용 교재로 지난 연말 내놓은 '지구온난화 가이드북'. 입만 열면 '저탄소, 녹색성장' 주문을 외워대는 현 정권의 정책결정자들이 좀 봐야 할 책이다. 물론 초중등 사회·지리 교사들에게는 필독서고.
 사막화와 황사예방 국제 시민운동을 벌이는 '푸른아시아'가 교사용 교재로 지난 연말 내놓은 '지구온난화 가이드북'. 입만 열면 '저탄소, 녹색성장' 주문을 외워대는 현 정권의 정책결정자들이 좀 봐야 할 책이다. 물론 초중등 사회·지리 교사들에게는 필독서고.
ⓒ 최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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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민사회와 기업, 정책결정자, 그리고 교육당국이 꼭 들여다봐야 할 '지구온난화 가이드북'(푸른아시아 발행)이 있다. 지구온난화 기초 매뉴얼이며 '저탄소사회'를 실현하려면 서둘러 보급해야 할 교과서라 할 수 있다. 모두에 이렇게 적혀있다.

 "지구온난화는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다. 해결은 세계 모든 이가 협력하고 세대를 넘어 대응해야 한다. 이 책은 미래세대를 육성하는 교사들에게 기초지식을 제공하려고 제작한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지난 연말에 나온 것이다. 뒤늦게 이 책을 언급하는 이유는 그 중요성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정책 발표할 때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문처럼 외운다. 개발·건축으로 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건설론자들의 일종의 마법이 된 느낌이다. 과오를 감추고 자타에게 녹색개발 착각을 불러오고 있으니까. 진실을 알아야 헛소리도 알 것 아니겠는가?

정권이 밉다고, 또는 경제가 어렵다고 지구온난화 문제를 뒷전에 감춰둘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너무나 중대한 인류와 한반도, 그리고 우리(나)의 미래가 걸려있기도 하고. 전시행정이 아닌 바른 정책을 세우도록 하려면 미래세대에게 환경교육을 강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 아니겠는가? '지구온난화' 교사용 교재로는 처음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가이드북은 △지구온난화 방지 교육프로그램의 필요성 △지구온난화의 개념 △지구온난화의 영향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 대응 △기부변화협약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우리의 실천, 그리고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 4차평가보고서 내용 △기후변화협약관련 용어해설 △기후변화 관련 국내외 전문기관 인터넷홈페이지 주소 등을 담고 있다.

"제발 가르치고 배우자, 책도 보고"

몽골 죽음의 사막 한가운데서 피어난 보랏빛 생명. 이 땅은 70%가 넘게 사막으로 바뀌었으며, 동북아를 죽음의 모래폭풍 속으로 삼켜버리는 황사 발원지다.
 몽골 죽음의 사막 한가운데서 피어난 보랏빛 생명. 이 땅은 70%가 넘게 사막으로 바뀌었으며, 동북아를 죽음의 모래폭풍 속으로 삼켜버리는 황사 발원지다.
ⓒ 최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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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징은 특히 지구온난화의 개념에서부터 영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내용을 풍부한 국제전문기관의 통계자료를 분석해 알기 쉽게 해설하고 있다. 또 교육 매뉴얼답게 △누구든 알고 실행해야 할 생활 속 실천사항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사회·지리 과목에서 교사들이 알고 가르쳐야 할 이론과 실습 학습내용을 담고 있다.

교재를 만든 '푸른아시아'(사무총장 오기출)는 기후변화, 사막화, 황사문제 등 지구촌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연대 활동을 벌이는 환경단체. 특히 한국·몽골 정부와 시민사회 합동으로 몽골에서 사막화 예방모델을 만들어 낸 국제적으로 희귀한 가버넌스 창출로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공로를 인정받아 국내 유일의 UN 지구환경기금 공인 비정부기구(NGO)로 선정돼 경제사회적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태그:#지구온난화 가이드북, #기후변화, #저탄소 녹색성장, #푸른아시아, #환경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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