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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1일 강서구 등촌동 서울88체육관에서 46회 대의원대회에서 보궐선거를 통해 임성규 비상대책위원장(공공운수연맹 위원장)과 신승철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을 새로운 위원장과 사무국장으로 선출했다.

 

단독 출마한 임성규 비상대책위원장(공공운수연맹 위원장)-신승철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 후보는 이날 총 유권자 968명 중 투표에 참가한 대의원 533명으로부터 찬성 450표, 반대 52표, 무효 31표를 얻어 84.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또 부위원장으로 정의헌 부산일반노조 지도위원, 반명자 전국공무원노조 부정부패추방운동 본부장, 김경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부위원장, 배강욱 전국화학섬유노조 지도위원이 이날 모두 과반수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올해 초 지도부 총사퇴 이후 3개월 만에 꾸려진 새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의 남은 임기인 9개월간 민주노총을 꾸려갈 예정이다.

 

임성규 위원장, "사회연대노총으로의 전환... 우리로부터의 혁신 필요하다"

 

 

임성규 위원장은 투표 직전 유세에서 "그동안 민주노총이 정말 비정규직,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관리자들에게 핍박받고 있는 현장 노동자들을 위해 진정 어린 사업과 투쟁을 벌여왔는지 반성한다"며 "이제 민주노총은 자세를 낮춰 낮은 곳에서 운동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총이 최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투쟁을 하지 못하는 사이 자본과 정권은 의도적이고도 끈질기게 민주노총은 고임금 정규직 철밥통노동귀족, 개혁의 대상으로 공격했다. 성폭력 사건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 난관을 돌파하기 위한 방책으로 '사회연대노총으로의 전환'을 주장했다.

 

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저소득계층, 자영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을 사회연대체로 발전시켜  국민과 정부, 국민과 자본과의 투쟁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오는 5.1세계노동절 투쟁을 제 정치세력과 청년학생들까지 함께 하는 위력적 대회로 성사시켜야 하며 그날 대회는 민주노총이 사회연대노총으로서의 내용과 전망을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민주노총 예산과 인력도 사회연대전략에 맞춰 재정비해야 하며 직선제실시특별위원회도 설치할 것"이라며 "오는 6월에 사용할 결정적 무기의 날을 지금부터 시퍼렇게 세워나가자"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지금 몰매를 얻어맞지만 이제 80만 조합원만의 민주노총이 아닌 전 국민의 민주노총이 돼 버렸다. 오늘의 질타와 비난, 위기를 넘어 민주노총을 마지막이자 유일한 희망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에 앞장서겠다."

 

비상투쟁본부 완성 및 현장대장정 시작... 5.1절 총력 투쟁 선포

 

한편, 이날 대회에 참석한 대의원들 대다수는 오는 5.1절 총궐기 총력투쟁에 동의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부는 이와 관련해 "정권·자본·보수세력이 협공해 노동자에게 경제위기 고통을 전담케 하고, 민주노총 와해 공작에 나서는 지금 현장사수와 단결투쟁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오는 5.1절 노동자 대회를 대중참가형 대규모 집회시위로 꾸리고 이를 통해 범국민연대전선을 만들 것을 제시했다

 

또 이를 위해 4월 내 비상투쟁본부 및 연대총궐기 조직체계를 완성하는 한편, 4월 한 달 동안 본부 지도부 및 간부들이 단위사업장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현장 대장정'을 진행하는 방법 등을 내놓았다.

 

그러나 "개악된 비정규직법·최저임금법 국회 상정 및 통과를 막기 위해 5.1절 노동자 대회에 맞춰 지금 당장 총파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일부 대의원들의 주장은 정족수 부족으로 유예됐다.

 

임 위원장은 대신 "이번 5.1절 노동자 대회를 그에 준하는 규모로 치를 것"이며 "총파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만 제대로 된 준비 이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석행 전 위원장, "민주노총 향한 모든 비난 내가 안고 가겠다"

 

지난 19일 출소한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작년 발생한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백의종군의 뜻을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특히 "성폭력 사건으로 저를 숨겨주신, 그것만도 큰 부담이었을 텐데 얼마나 힘들어실까 생각하며 감옥 안에서도 108배를 드리며 (피해자께)용서를 빌었다"며 "이 자리를 빌어 피해자 당사자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여러 번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이와 더불어 "수배 중에 갈 곳이 없어 성산대교 밑에서 일주일동안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저를 은신처로 데려가 지켜준 분들이 지금도 고난을 당하고 있다"며 "저로 말미암아 지금도 고초를 겪고 있는 동지들께 진심으로 이 자리를 빌어 사죄와 감사의 말을 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어, "제가 민주노총 위원장이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저를 보호해준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그분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전 위원장은 또 "민주노총을 향해 쏟아진 모든 비난의 화살을 제가 안고 백의종군하겠다"며 "민주노총이 그간 많은 것은 결의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것을 쇄신해 다시 한번 민주노총이 국민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위원회가 권고한 후속사업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진상규명위원회는 민주노총, 산별노조, 지역본부 각각에 성폭력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민주노총 '성평등미래위원회'를 설치·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또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 등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대의원은 이에 "이미 여성위원회 등 기존 조직체가 있음에도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이 맞냐"며 재정 소요 및 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긴 논쟁을 거쳐 만장일치로 진상규명위원회의 권고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론났다.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도 이에 대해 대의원 대회에 서한을 보내 "나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민주노총의 조합원이기도 한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민주노총이 이번 사태를 모범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면서 교훈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그는 "민주노총이 준비하고 있는 금전적 보상을 정중히 거절한다"며 "그를 앞으로 민주노총이 성평등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데 사용해달라"고 밝혔다. 


태그:#민주노총, #비정규직, #임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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