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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논란을 빚고 있는 마산 수정일반산업단지(STX조선)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사천)과 시민사회단체·종교계 대표들은 30일 오후 창원 소재 낙동강유역환경청을 방문하고 이같이 요구했다.

 

마산시는 당초 수정만을 택지 조성 목적으로 매립했다가 STX 유치를 위한 산업단지로 바꾸었다. STX·마산시는 환경영향평가(최종) 보고서를 환경청에 제출했으며, 환경청은 먼지·소음·악취·물 오염 등 주민들의 주거환경과 건강문제에 대한 방지대책이 매우 부실하다며 보완할 것을 지시했다.

 

이런 속에 STX(마산시)는 조만간 보완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영향평가는 이곳에 조선 기자재 공장 건설과 관련한 마지막 행정절차라 할 수 있다.

 

강 의원은 이날 이재현 환경청장을 만나 환경영향평가 검토를 적극적으로 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방문에는 장요세파 수녀(트라피스트수녀원)와 이상원·백남해 신부,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 박석곤 수정마을STX주민대책위원장, 이봉재 가톨릭농민회장 등이 참석했다.

 

강기갑 의원 "지구도 아프다고 경고하는데"

 

먼저 강기갑 의원은 "지구온난화며 가뭄 등이 대단히 심각하고, 지구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과식하면 설사하듯이 지구도 아프다고 경고하거나 호소하고 있다"면서 "돈도 좋고 편리도 좋지만 환경문제를 더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정산업단지 조성 문제는 국회의원들도 관심이 많고, 환경영향평가를 거치고 있지만 조금만 소홀하게 하면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수정만 문제는 전국의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무분별하게 갯벌을 매립해서 사업주 위주로 되는 것은 전면 재수정되어야 하고, 환경부가 소심과 양심을 갖고 판단해 달라"면서 "환경영향평가 보완 이전에 평가서 내용 자체가 부실하기에 다시 작성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강기갑 의원은 "수정만은 항아리 모양 같은데 사람이 1분만 코와 입을 막아도 못 살듯이, 평가서 보완 지시에도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재작성을 요구해야 한다"면서 "부실하고 허위의 보고서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환경청의 직무유기가 될 것이고, 그런데도 산업단지가 조성되도록 환경청이 가만히 있다면 유명무실한 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태료 내고 나서 법적 책임 다했다고 할 것 아니냐"

 

또 이날 참석자들은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산업단지특별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서가 제출되고 나면 45일 이내(보완기간 제외)에 협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수정산업단지는 앞으로 20일간의 기한이 남아 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이 기간 안에 환경영향평가 협의는 권고사항이기에, 마산시는 환경영향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산업단지 조성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차윤재 사무총장은 "마산시가 환경영향평가 보완 지시를 충분히 따르지 않고 산업단지 조성 절차를 밟을 경우 환경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환경청이 적극적으로 챙겨야 하고, 보완 사항이 지켜지지 않았을 경우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장요세파 수녀는 "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한 전문가들도 이대로는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관련 규정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서를 허위조작해서 작성할 경우 고발할 수도 있어, 이번 평가서를 작성한 용역업체에 대해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장요세파 수녀는 "환경청에서도 수정만 환경영향평가서는 사례가 될 정도로 부실하다고 한 적이 있는데, 환경청에서 제시한 저감대책은 과학적으로 볼 때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라며 "어떤 보완서가 나오더라도 인정해 주는 자기 모순을 범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하 위원장은 "환경영향평가는 권고사항이기에 STX는 차근차근 공장 설립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중지시켜야 한다"면서 "STX 측은 법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데, 그 말은 잘못이 있더라도 과태료나 벌금을 물고 나면 법적 책임을 다했다고 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백남해 신부는 "환경청에서 내 집안 일을 다루듯이 해결해 달라"고, 이상원 신부는 "전국 사제단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으며 환경청이 추구하는 최고의 목적이 환경을 지키자는 것이기에 절대적으로 중립 자세에서 지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박석곤 위원장은 "수정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사전환경성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마산시는 주민 투표도 조작했다"면서 "부실하고 조작 의혹이 제기된 환경영향평가서가 재작성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청 "종전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재현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수정만 현장에도 가 보았으며, 마산시에 1차적으로 최대한 보완지시를 해놓았고, 이후 아직 구체적인 의견 제시는 없다"면서 "종전보다 이 문제에 있어 훨씬 활발하게 이야기 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완서가 들어오면 내부 전문가들과 다시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사업주가 다시 대안을 제시하고 좋은 의견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청 관련 부서 담당자는 "산업단지특례법에 따라 평가서를 제출한 지 45일 안에 협의를 마치도록 되어 있으며, 이 기한을 넘기더라도 협의한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나중에 하더라도 효력은 없는데, 수정만은 아직 20여일 정도 기한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담당자는 "저감대책이 미비할 경우 사후관리나 모니터링을 하게 되고, 저감방안을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나 벌금을 부과하게 된다"고 밝혔다.


태그:#강기갑, #수정산업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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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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