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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수령자들에게 복수해야 한다."
"감옥에 보내야 한다."
"공개 망신을 줘야 한다."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

"이것은 완전히 역겨운 일이다…(중략) 대중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공개재판을 추천하고 싶다. 이 사람들의 직위와 부를 완전히 벗겨내고, 그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벌을 주어야 한다. 계약서 내용 따위에 누가 신경을 쓰나? 그들이 법의 정신을 뭉개버렸다." - LA에서 아담스 <뉴욕타임스>

"만약 정부가 AIG의 80%를 소유하고 있다면, 소유자가 보너스를 주지 못하게 만들면 그만이다. 보너스를 못 받아 피해를 봤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고소해라. 대신, 일반 국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에 의해 판결을 받게 하자." - 클리블랜드에서 짐 <뉴욕타임스>

지난 13일, 미국 다국적 종합금융업체 AIG가 유능한 인재를 붙들어두기 위해 지급한다는 '잔류 보너스(Retention Bonus)' 1억 6500만 달러를 418명의 자사 직원들에게 일제히 지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미국 국민들 "차라리 우리를 고소해라!"

17일, 뉴욕 주 검찰총장 앤드류 쿠오모에 따르면, 이 중 73명이 100만 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받았고, 이들 대부분은 AIG 몰락의 주범부서로 지목된 파이낸셜 프로덕트 유닛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중 52명은 총 3360만 잔류 보너스를 받았음에도 AIG를 떠났다.

현재까지 AIG는 2천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구제 금융을 받았다. 현재 정부는 AIG 지분의 약 80%를 소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인행세'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의 보너스 계약이 정부 지원금 투입 이전에 체결됐으며, 계약이 불이행될 경우 해당 직원들에게 보너스의 3배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래리 서머 백악관 경제수석은 15일 <CBS>와 <ABC>등의 시사 프로그램에 연달아 출연해 "AIG의 잔류 보너스를 회수할 방법은 없다"고 말해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 국민들을 폭발케 했다.

결국 서머의 발언이 있은 지 만 하루도 안 돼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섰다. "모든 가능한 법적 방법을 통해 AIG 보너스 문제를 해결하겠다." 오바마 덕에 서머의 발언은 바로 시정됐지만 미국민들은 서머의 발언에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갤럽의 조사. "성난 미국인들은 AIG의 보너스 회수를 원한다"
 갤럽의 조사. "성난 미국인들은 AIG의 보너스 회수를 원한다"
ⓒ 갤럽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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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에서는 서머의 생각과 달리, UAW(전미 자동차 노동조합)가 노조의 이익을 희생하는 자발적인 재협상에 들어갔고, 여러 교원노조들도 임금 상승을 자진 포기하기 위해 계약서를 재작성하고 있다.

미국 국민들은 이제 "잔류 보너스를 받아간 AIG 직원들이 계약서 내용을 들먹이며 기어코 보너스를 받아가겠다면, 차라리 우리를 고소하라!"고까지 외치고 있다.

18일 <갤럽>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59%가 AIG 보너스 사태에 분노하고 있고, 26%는 "기분 나쁘다"고 답변했다. 또한 76%는 "정부가 나서서 이 보너스를 되찾아 와야 하고, 다시는 그 같은 보너스가 지급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오바마 "현 경제위기에 대해 숨기고 싶은 '더러운 비밀'은..."

19일 저녁, 제이 레노의 <투나잇 쇼>에 출현한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도 AIG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가벼운 농담과 잡담으로 채워지기 마련인 토크쇼답지 않게 이날은 마치 경제학 강의를 듣는 듯한 분위기였고, 시간 또한 AIG 문제에 대한 오바마의 생각과 일부 행정부 관리의 태도를 변호하는 데 많이 할애됐다.

오바마는 우선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을 변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운을 뗐다. 

"결국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AIG 위기는 내 취임 이전에 시작된 것이지만 결국 모든 책임은 대통령인 내가 질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언제나 비난할 대상만을 찾아 헤매는 워싱턴의 문화를 깨부술 것이다."

이어 오바마는 월가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했다. 

"AIG의 보너스 사건이 도덕적, 윤리적 문제를 제기했지만 더 심각한 것은 그런 사람들이 보너스를 요구하는 것이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 월가의 문화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국민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어진 말은 법적·제도적 한계였다.

"현 경제위기에 대해 숨기고 싶은 더러운 비밀(the dirty little secret)은 지금 우리를 이 같은 곤경에 빠지게 한 대부분의 일들이 완벽하게 합법적으로 이뤄진 것이란 점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날 밤, 미 하원은 328 대 93이라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AIG는 물론, 작년 12월 31일 이래로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회사의 직원들이 보너스를 수령했을 경우, 그 금액의 90%를 세금으로 징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제이 레노의 <투나잇 쇼>에 출연한 오바마.
 제이 레노의 <투나잇 쇼>에 출연한 오바마.
ⓒ 투나잇쇼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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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코미디언의 경고 : '월가의 진실'

월가의 모럴 해저드에 대한 미국민들의 분노는 AIG 잔류 보너스 파문이 터지기 직전, 월가를 향해 뼈 있는 메시지를 날렸던 한 코미디언의 말에서 잘 드러난다.

3월 12일, <코미디 센트럴>의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는 경제 전문 방송국 CNBC의 <매드머니>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를 자신의 프로그램인 <데일리 쇼>(The Daily Show)에 초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왜, 경제 전문 방송인 CNBC는 월가의 은행들이 저지르고 있는 '위험한 짓'을 알면서도 방송으로 보도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행동을 두둔해주었나. 월가를 감시하고 진실을 보도해야 할 CNBC는 어찌해서 월가의 CEO들과 친하게 지내려고만 노력하고 국민들에게는 수년간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나."

<데일리쇼>(The Daily Show)에 출연한 짐 크레이머.
 <데일리쇼>(The Daily Show)에 출연한 짐 크레이머.
ⓒ 데일리쇼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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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스튜어트는 자신이 알게 된 월가의 '진실'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두 개의 시장이 있다. 하나는 장기투자를 위한 시장으로, 우리 같은 일반 투자자들 용이다. 401(k)(일반 미국인들이 퇴직 후 연금마련을 위한 투자의 한 종류-필자주) 같은 연금에 돈을 묻어 두라고 말한다. 걱정하지 말라고, 다 괜찮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시장이 있다. 이 진짜 시장에서는 '뒷방' 거래가 이뤄진다. 이곳에서는 엄청난 양의 돈이 빠르게 거래된다. 그러나 이것은 위험하고 도덕적으로 애매모호하며, (일반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용 시장을 위협한다. 결국 내가 느끼게 된 것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우리의 연금과 힘들게 번 돈으로 그들에게 밑돈을 대준 것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크레이머 당신도 알겠지만, 이것이 그간 돌아가는 게임의 룰이었다. 하지만, 당신들은 경제 전문 방송프로그램에 나가서 마치 이런 일들은 이뤄지지 않은 척해왔다."

23일 오후, 뉴욕 검찰 총장 앤드류 쿠오모는 AIG의 잔류 보너스 수령자 '탑10' 중 9명이 보너스를 반환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문제 부서인 파이낸셜 프로덕트 유닛의 보너스 수령자 '탑20' 중 15명 역시 보너스를 반환했고, 이들의 반환 총액은 약 3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뉴욕 주법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곳에 사는 수령자들, 특히 해외에 살고 있는 수령자의 일부는 보너스 반환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하고도 무책임한 거래로 시장을 어지럽힌 사람들이 '합법적'으로 보너스를 받고 있는 월가, 시스템의 부당함을 전달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은 채 이득을 취해온 언론.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이 진실 앞에서 미국 국민들을 그 월가의 '법'을 따르느니 차라리 나를 고소하라며 분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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