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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청이 전교조 경남지부와 '2008년 단체교섭'을 진행중인 가운데 2006년에 맺은 단체교섭 25개 조항에 대해 '부분해지 동의'를 요청해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남도교육청과 전교조 지부는 2007년 1월 29일 '2006년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교육청은 지난 3월 4일 전교조 지부에 '단체협약 부분해지 동의' 공문을 보냈다.

 

교육청과 전교조 지부는 지난해 7월부터 단체교섭을 진행중이며, 361개 사항 중 186개에 대해 합의했다.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한 175개 조항에 대해서는 실무간사위원회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청이 '해지동의' 요청한 조항을 보면, '협의회 구성운영'과 '교원노조 활동보장', '조합원 연수', '교육행사 지원', '시설 편의 제공', '교원인사 관련 협의회', '교원 업무 경감', '학교 교직인사자문위원회 구성 운영', '교사 연구 활동 보장과 자율적인 교육활동 지원', '학업성취도 평가 개선', '초등학교 학력평가', '공립유치원 활성화' 등이다.

 

교육청이 요청한 '해지동의' 사항대로 할 경우, 전교조 지부는 사무실을 비워 주어야 하고, 간부 등이 전교조 관련 회의·행사에 참석할 때 제약을 받게 되며, 학교 운영에 있어서도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은 전교조 지부에 대해 오는 30일까지 '해지동의' 요청에 따른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 경남도교육청, 전교조 단체협약 해지 논란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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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지부 "원칙과 신의 바탕으로"

 

전교조 지부는 특히 교섭을 진행하는 가운데 '해지통보'를 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 지부는 1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은 노조와의 원칙과 신의를 바탕으로 성실하게 교섭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8곳의 시·도교육청에서 전교조와 맺은 단체교섭을 해지했다. 진선식 전교조 지부장은 "8곳의 단체교섭 해지 내용을 보면 대부분 2002년과 2004년에 체결된 것으로, 기한이 넘어 해지한 것이라 보면 된다"면서 "그것도 교섭 중에 단체협약 해지를 요구해온 것은 경남이 처음으로, 신뢰를 잃은 처사다"고 말했다.

 

진선식 지부장은 "오늘 경남도교육청에서 낸 <경남교육발전 5개년 계획>이란 자료집을 보면 교직단체와 관련해 '성실한 교섭과 협의, 합의사항 이행'이라고 해놓았으며 '상생하는 파트너십 구축'이라고 해 놓았다"면서 "보고서에서는 이렇게 밝히면서 단체교섭 해지 동의를 요청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 지부장은 "이번 단체협약 해지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압력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과부가 아무리 압력을 하더라도 민선 교육감은 부당한 해지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황금주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본부장은 "전국적으로 단체협약을 해지한 사례가 있지만, 그런 데는 이미 단체협약이 끝난 지역이다"면서 "지금 교섭을 벌이는 중인데 해지 통보한 사례는 경남이 유일하고, 그것도 협상 과정에서 제시하면 될 것을 공문을 보낸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전교조 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도교육청은 교원노조와의 원칙과 신의를 바탕으로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과 "본교섭 전체위원회를 긴급히 소집하여 단체교섭에 원칙과 절차에 따라 체결될 수 있도록 할 것", "권정호 교육감은 교육감 공약을 성실히 수행하고 학교 현장의 갈등을 초래하는 단체협약 부분해지통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진선식 지부장은 "교육청의 협약 해지 동의 요청에 응할 수 없다"면서 "협약을 해지할 경우 집회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 "사회적 환경 변화 이유"

 

경남도교육청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춘호 중등교육과장은 "용어를 혼동하면 안되는데 교육청에서 요청한 것은 '해지동의'이지 '해지통보'가 아니다"면서 "그동안 사회적 환경 변화에다 4․15학교자율화 조치로 인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과장은 "전교조에서 의견을 개진하면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며, 교섭에서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해서 해결될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교과부 지시 여부에 대해, 그는 "교과부의 지침은 없었고, 시대 상황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전교조 지부는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교육청에서는 곧바로 반박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그런데 박춘호 과장 등은 전교조와 충돌 등을 우려해 브리핑룸 앞에 있는 공보관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과정에서 전교조 지부 간부들이 찾아와 항의하며 한때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태그:#전교조, #경남도교육청, #단체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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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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