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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대법관의‘촛불재판 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해 온 대법원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신영철 대법관의‘촛불재판 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해 온 대법원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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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 16일 오후 3시 30분]

신 대법관 재판개입 의혹 사실로 드러나
"실제 재판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없다"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신 대법관은 대법원 윤리위에 회부될 예정이다.

대법원 진상조사단(단장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은 16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고 "신 대법관의 일부 행동들이 재판 내용에 관여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고, 특정 판사에게 배당을 몰아준 것도 사법행정권의 남용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의 신 대법관이 이메일뿐만 아니라 전화로도 판사의 재판에 불필요한 훈수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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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에 따르면, 신 대법관은 작년 10월 18일 오전 11시경 촛불시위 관련자의 보석을 심사하는 모 판사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시국이 어수선할 수 있으니 피고인에 대한 보석을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말을 했다.

조사단은 이에 대해 "신 대법관이 특정 사건의 보석재판에 관하여 언급을 한 것은 재판 내용에 관여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응한 일부 판사들은 "회의나 메일을 통해 같은 내용의 말을 반복적으로 했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고 밝혔는데, 조사단은 이에 대해서도 "문맥상 합헌․위헌의 구별 없이 재판 진행을 독촉하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메일을 반복적으로 보냈고, 실제 그와 같은 취지로 이해한 법관들이 일부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일련의 행위는 재판 진행에 관여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조사단은 "판사들이 이로 인해 재판 진행이나 결과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고, 실제 재판에 영향을 미친 사례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신 대법관이 "선고유예는 부적절하다", "벌금을 내게 하는 것이 어떠냐"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에 대해서도 조사단은 "적정한 양형을 도모하라는 일반적인 수준을 넘는 재판 관여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조사단은 촛불 재판의 배당 방식에도 무리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허만 당시 서울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는 "단독판사들의 경력과 사건 분담의 불균형, 언론 접촉이 잦은 판사들에 대한 배려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허 부장은 "일부 사건에 대해 배당기준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못했다"고 시인했고, 일부 사건의 배당 이유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한다.

조사단도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같은 유형의 사건에서 배당기준이 수차 변경되는 등 그 기준의 일관성이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보고받은 뒤 법원행정처에 "이번 사건의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사건을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회부하라"고 지시했다.

신영철 대법관의‘촛불재판 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해 온 대법원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신영철 대법관의‘촛불재판 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해 온 대법원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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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수정 : 16일 오전 11시 9분] 오후 3시 발표

대법원이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의혹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조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의혹을 조사해온 대법원 진상조사단(단장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은 16일 오후 3시 대법원 4층 대회의실에서 지난 10일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6명의 법관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에 보낸 이메일 등에 대해 "일부 부적절한 행위는 있었지만, 재판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으로서는 조직의 '안정'과 사법부의 '명예' 사이에서 일종의 절충점을 찾아야 할 형편이다. 상당수 판사들이 조사과정에서 "외압을 느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신 대법관에게 '면죄부'를 주기는 어렵고, 신 대법관의 재판 개입 의혹을 사실로 인정할 경우 사법부의 공신력에 큰 상처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조사단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법행정과 재판 개입을 구분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재발 방지책도 함께 내놓을 예정이지만, 애매모호한 결론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법원이 상당 기간 시달릴 공산도 적지 않다. 17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이번 사건의 긴급 현안질의를 하기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조사단의 발표가 나온 후 신 대법관이 대법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재판 담당 판사들에게 사건 처리를 독촉하는 e메일을 보낸 것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이는 가운데 6일 신영철 대법관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 서초동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 대법원 나서는 신영철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재판 담당 판사들에게 사건 처리를 독촉하는 e메일을 보낸 것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이는 가운데 6일 신영철 대법관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 서초동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최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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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신영철, #촛불재판, #이메일 지침,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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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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