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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김세아의 발언으로 문제가 된 KBS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

 

한동안 잠잠하나 싶었더니 여지없이 터져 주었다. 이번에는 KBS <상상플러스>였다. 방송 중에 MC인 탁재훈이 게스트로 나온 소녀시대의 유리와 티파니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누리꾼들에 의해 제기됐고, 수영은 연예계 선배인 이영자를 지칭하는데 있어 '씨'나 '선배님'과 같은 존칭을 붙이지 않고 동료처럼 이름을 그대로 불러 물의를 빚고 있다. <상상플러스>는 바로 얼마 전에도 MC 신정환의 욕설 파문으로 언론과 대중의 도마 위에 올랐던 적이 있다.

 

 뿐만 아니다. 김구라는 MBC <명랑히어로>에서 연예인 홍석천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고, 붐은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게스트로 나온 프로게이머 이윤열을 조롱해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소녀시대의 태연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MBC FM <강인, 태연의 친한친구>에서 간호사와 흑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효리의 경우에는 SBS <일요일이 좋다 - 패밀리가 떴다>에서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누리꾼들에 의해 제기되면서 곤혹을 겪은 적이 있다. 제작진이 사실무근이라며 강경 대응의 방침을 밝히는가 하면 음향분석 전문가까지 나서서 논란이 된 부분을 분석해 비속어 사용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려 결국 일단락되었다.

 

 경솔한 발언으로 빈축을 산 연예인도 있다. 작년 12월 붐은 케이블 방송인 KBS Joy <오빠가 왔다>에 출연해서 KBS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인 준코와 사귄 적이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곧바로 준코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붐과의 열애설을 부정하는 글을 남겼고, 붐은 자신의 경솔한 발언을 사과했다. 김세아의 경우에도 KBS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에 출연해 "드라마 <다모>에 출연했던 K모 배우가 자신을 쫓아다녔다"고 말했다가, 당사자로 추측되는 김민준의 부정적인 반응과 누리꾼들의 비난에 서둘러 사과한 적이 있다.

 

 이처럼 한 번에 모두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요즘 예능계는 각종 '말실수'와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대체 왜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걸까?

 

 붐은 출연한 게스트의 직업을 비하해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았다.

 

첫째로는 달라진 예능세태 때문이다. 이제 과거와 같이 한 두 명의 MC가 진행을 하고 게스트를 편안하게 배려하는 예능 프로는 보기 힘들다. 그런 것들이 90년대의 낡은 유물 취급을 받으며 뒤안길로 사라진 뒤, 예능 프로는 웃기는 자만이 살아남고 못 웃기는 자는 도태되는 철저한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어 버렸다. 많게는 예닐곱 명에 이르는 다수의 MC들이 등장하고 여기에 게스트가 나와 프로는 진행된다. 그러나 더 이상 게스트는 과거와 같은 조명을 받지 못한다. 모든 것은 철저하게 '웃기는' 사람 위주로 흘러간다.

 

 개그맨이나 전문 MC 못지 않은 끼, 요즘 말로 '예능 감각'을 가진 게스트라면 MC들에게 눌리지 않고 일정 시간 카메라를 자신에게 끌어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게스트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게스트들은 MC들에게 휘둘려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할 때가 많다.

 

 예능 프로에 나오는 게스트들은 상당수가 어떤 목적을 갖고 나온다. 가령 새 앨범이 발매된 가수라든지, 신작 영화가 개봉되는 배우라든지, 아니면 오랜만의 출연으로 자신을 어필하려 하는 연예인이라든지, 모두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목적은 같다. 바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어 홍보효과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MC들만한 입담도 없고, 웃길 거리도 없는 많은 연예인들이 예능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결국 '폭로' 밖에 없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열애설에 대한 것이다. '과거에 누구와 사귀었다'는 이 열애설만큼이나 시선을 끌 수 있는 얘깃거리가 또 있을까? 그것이 현재진행형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특종이 될 것이고, 설사 과거의 일이었다고 해도 가치는 충분하다. 실명을 밝히면 금상첨화이고, 이니셜 놀이를 해도 카메라와 MC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굳이 열애설이 아니라도 폭로할 거리는 도처에 널렸다. 특히 주변 다른 연예인들의 이야기는 더 재밌다. 그 자리에 없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연예인들의 이야기,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자신만 아는 이 '뒷담화'는 충분히 흥밋거리가 된다. 이런 다른 동료 연예인들의 이야기는 흔히 '친분'이란 울타리를 한 겹 두르고 꺼내어진다. 그 사람과 친하기에, 허물없는 사이이기에 어떤 이야기건 용납이 될 거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친분을 강조한 이야기일수록, 그 사람에 대한 비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폭로는 결국 비하와 말실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폭로를 하다 보면 그게 말실수냐 아니냐하는, 그 경계선이 불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소위 '막말'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구라의 경우 늘 구설수에 시달리는 까닭은 바로 그래서이다. 깐죽거리는 스타일로 게스트를 놀려 먹기 좋아하는 신정환이나 붐이 종종 말실수를 하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소녀시대 수영의 말실수 장면. 제작진은 자막까지 더했다.

 

둘째로는 시청자들의 달라진 시청 방식 때문이다. 과거 인터넷이나 동영상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예능 프로를 시청하는 창구는 TV가 전부였다. 휙휙 빠르게 지나가는 TV 화면을 아무리 집중해서 본다고 해도, 볼 수 있는 건 재방송까지 합쳐도 한 두 번 뿐이었다. 그러니 뭔가 찜찜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확인해 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컴퓨터를 이용해 TV를 보는 시청자들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몇 번이고 돌려서 볼 수 있다. 이상한 부분을 따로 떼어내어 동영상 파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는 일도 가능해졌다. 그렇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고, 거기서부터 논의는 확대되고 재생산되는 것이다. 집중해서 보거나 듣지 않는다면 알아차리기 힘든 연예인들의 말실수나 행동들이 그대로 노출되게 된 시대가 온 것이다.

 

 셋째로는 제작진의 미숙함을 들 수 있다. 예능 프로는 찍는 즉시 방송되는 생방송이 아니다. 따라서 '편집'으로 얼마든지 이런 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을 가진 이들이 바로 제작진이다. 이런 제작진의 미숙함에 대한 비판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과연 이들이 연예인의 실수를 알고도 내보냈을까, 아니면 사과 내용대로 정말 편집상의 실수로 모르고 내보냈을까 하는 점이다.

 

 만약 알고도 내보냈다면 왜 그랬을까? 제작진이 보기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었거나, 시청률 때문이 아니었을까? 시청률에 목숨을 거는 것은 비단 연예인만이 아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 역시 시청률에 연연할 수밖에 없다. 그게 아니라 정말 편집상의 실수로 제작진에서조차 모르고 방송에 내보낸 것이라면 이는 제작진이 안이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달라진 시청자들의 시청 방식을 빠르게 인지하지 못하고 기존에 방송을 만들던 식으로 내보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요즘과 같이 연일 예능계가 시끄럽게 된 것이고, 이런 문제의 본질에는 예능 프로의 '시청률 지상주의'가 숨어 있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시청률을 위해 폭로나 비하를 서슴지 않고, 그러다 보니 말실수를 범하게 되는 연예인. 그리고 연예인의 실수를 잡아주지 못하고 안이하게 방송을 만들어 내보내는 제작진. 막 나가도 시청률만 높으면 장땡이라는 이런 시청률 지상주의가 판치는 한, 연예인들의 말실수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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