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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재자들 표지 사진

히틀러와 스탈린, 그들이 간 지 64년(히틀러 1945년), 56년(스탈린 1953년)이 지났지만 경험한 사람이든 아니든, 두 사람을 수천만 인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독재자로 오롯이 기억하고 있다.

 

히틀러와 스탈린 둘도 부인하지 않고, 오히려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다툴 것이다. 알듯이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과 떼어놓을 수 없다. 물론 스탈린은 승자였고, 히틀러는 패자였다.

 

이 둘을 책 한 권으로 추적한 책이 있다. <독재자들>(THE DICTATORS)이다. <독재자들>을 쓴 리처드 오버리는 학자로서 언제나 논쟁의 최전선에서 물러섬 없이 "신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오버리는 < Russia's War > < The Origins of the   Second World War > 따위 책을 펴내 2001년 전쟁사 연구자들의 국제적 모임인 미국 군사사학회에서 수여하는 '새뮤얼 엘리엇 모리슨 상'을 받았고 2004년에는 <독재자들>로 그해 영국에서 출간된 가장 탁월한 역사 저술에 수여하는 '울프슨 역사상'을 받았을 정도로 전쟁사 연구에 조예가 깊다.

 

<독재자들>은 20세기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재 체제를 수립했던 히틀러의 독일과 스탈린의 소련을 시작부터 끝까지 많은 문헌과 치밀한 연구를 통하여 히틀러와 스탈린의 정치적 전기이면서 한 편으로는 두 독재자들 만든 체제와 그 체제 속에서 살았던 인민들 함께 분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역사 연구가 답다.  

 

우리도 경험했듯이 독재자들이 인민들을 억압하고, 탄압하지만 그를 추앙한다. 오버리는 바깥 세상에서 히틀러와 스탈린을 보면 전무후무한 독재자이지만 두 독재자와 인민들이 왜 그토록 강력하게 묶였는지 살핀다. 이 하나됨은 결국 전쟁으로 치닫게 되는 과정을 명쾌하게 답해준다.

 

오버리는 스탈린과 히틀러 두 독재자를 비교분석한 것 중 흥미를 끈 점은 리더십 분석이다. 그는 스탈린 체제와 히틀러 체제의 작동 방식을 분석하는데는 스탈린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히틀러는 자기 역량을 과신하고, 인종편견으로 인하여 결국 2차대전에서 승자와 패자로 갈랐다고 분석하고 있다.

 

알고있듯이 스탈린과 히틀러는 독재자로서는 같은 길을 걸었지만 2차대전은 적으로 싸웠다. 둘은 1941년 동부전선에서 맞붙었다. 동부전선에서 소련은 전사자 867만명을 포함 사상자가 1140여만, 독일은 600만의 병력을 동부전선에서 잃었다. 스탈린이 이겼다. 2차대전 발발 당시 스탈린은 경제력이나 무기 수준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히틀러보다 뒤떨어졌다. 그럼 왜 히틀러는 졌을까?

 

자신을 과신한 히틀러, 능력을 한계를 인정한 스탈린

 

"두 적대국 사이의 전투력 균형을 바꾼 요인은 소련이 전선에 공급한 무기 수량의 급증과 무기배치 및 이용 방식의 대폭적인 개선에 있었다."(734쪽).  

 

즉, 소련은 전쟁에서 반드시 필요한 십만 문의 포를 생산했지만 독일은 수만 문에 그쳤다. 전차 생산도 1942과 43년을 지나면서 소련 쪽이 독일을 따라잡았으며, 미국이 보내준 수십만 대의 지프와 트럭이 함께 하면서 '인민'이 아니라 한층 증가했던 현대전 무기들이 소련 아니 스탈린이 히틀러를 이긴 원인라고 오버리는 말한다.

 

하지만 현대식 무기만 아니다. 오버리는 전쟁 최고사령관인 히틀러와 스탈린의 업무집행 방식 차이가 승패를 가른 또 다른 요인으로 꼽는다.

 

"스탈린은 국방위원회와 최고사령부(스타프카) 활동을 크레믈 사령부로 통합하였다.  스탈린은 정기적으로 최고위급 해결사들을 파견해 전쟁수행 노력을 감시했고 직접 보고받았고, 장군이나 관료들에게 직접 전화하여 지시를 내리거나 임무수행을 독려했다.(738쪽)

 

히틀러도 자신의 사령부에서 전쟁수행 노력을 지휘했으나 일단 결정을 내린 다음에는 전선을 직접 감독하는 일은 드물었고, 밀사나 대리인을 내려보내지도 않았다. 전쟁기간 중 최고사령관이 진쟁 진행 사항을 통합하고, 살피는 것과 한 번 내린 지시 이후 전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다면 승패는 뻔하다.

 

특히 스탈린은 소련군 최고 명령권자이지만 자신이 군사전략가로서 한계가 있다는 걸 인식하고 게오르기 주코프 장군 같은 뛰어난 군인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최고 명령권자라 할지라도, 군사전략가는 아님을 인정함으로써 군 지휘관들과 현장 지휘관들의 신임을 얻었다. 군사전력은 뛰어난 군인들에게 맞기고, 스탈린 자신은 국내경제와 노동력 동원에 집중하였다. 이유는 국내경제와 노동력 동원에는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틀러는 점점 더 자신이 군사전략가로 탁월하다는 확신을 가졌다.

 

"내가 군사적인 문제 온 정신을 쏟는다면, 그것은 지금 당장 그 문제에서 나보다 더 잘 해낼 사람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741쪽)

 

군사전략가보다 자신이 더 낫다고 생각하였으니 그는 "중요한 결정은 전부" 자신이 직접 내리겠다고 고집까지 했으며, 지휘관을 신뢰할 수 없었던 그는 전쟁 막바지 가장 작은 단위 부대 배치까지 직접 명령했다. 작전상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했던 인물이었던 히틀러가 이렇게 고집을 피웠으니 지휘관을 신뢰했던 스탈린을 이길 수 없었다.

 

2차대전 승패만으로 스탈린을 부각시킬 수 없다. 둘 다 민주주의에 반한 자들이었고, 인민을 무참히 짓밟은 독재자였다. 우리는 <독재자들>을 읽어가면서 소름끼치도록 섬뜩한 두 체제를 발견하게 된다.

 

항상 독재자들은 자신들을 선한 자라 말하고,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이들을 반체제, 반국가로 몰아간다. 그런데도 인민들은 자신들을 살해하는 이들을 추앙한다. 히틀러와 스탈린도 마찬가지다. 오버리는 <독재자들>을 통하여 왜 인민들이 자신들을 살해하려는 그들을 추앙했는지 원인을 밝히고 있다.

 

"역사가의 책임은 두 사람 중 누가 더 악하고 더 정신이 나갔는지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두 독재체제로 하여금 그토록 엄청난 규모의 살인을 저지르게 한, 서로 다른 역사적 과정과 정신 상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데 있다."(29쪽)

덧붙이는 글 | <독재자들> 리처드 오버리 지음 ㅣ 조행복 옮김 ㅣ 교양인 펴냄 ㅣ 4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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