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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시장은 누구? ] 1970년대 '앙팡 테리블'... '인천시민이 가족'인 일중독자

안상수(63) 인천광역시장은 CEO(최고경영자) 출신이다. 그의 경력을 보면, 기업에서 일한 기간이 20년이고, 정치권에 몸담은 기간은 7년, 단체장은 7년째이다.

 

그래서인지 종합행정가인 그의 문법은 여의도와 달랐다. 정치인의 어법이 아니었다. 재선 시장인 그는 경제자유구역부터 교육행정에 이르기까지 시정을 꿰뚫고 있었다.

 

안 시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이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사대(체육교육학과)를 나와 30대 초반에 겁도 없이 친구들과 함께 '세계를 제패할 무역회사'를 차렸다. 이른바 제세산업(制世産業)이다. 1970년대 수출 드라이브 시절에 재계의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로 통한 제세는 율산과 함께 '옛날 옛날 그 옛날'의 신화로 남아 있다.

 

그후 그는 동양그룹에 들어가 종합조정실 사장까지 지내고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1996년 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의 전문경영인 영입 케이스로 인천 계양-강화갑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정치무대에 첫 발을 디뎠다.

 

그러나 정치의 벽은 높았다. 1996년 총선과 1998년 인천시장 선거에 나섰다가 낙마한 안 시장은 이듬해인 1999년 지역구 재보궐선거에서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9개월만인 2000년 4월 총선에서 다시 고배를 마셨다.

 

그후 그는 한나라당 공천으로 2002년 민선 3대 인천시장에 당선되어 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시련은 끊이지 않았다. 그는 '병역과 룸살롱' 문제, '굴비상자 2억원' 사건 등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대법원으로부터 무죄확정을 받았고 2006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안 시장에게는 자식이 없다. 그의 부인은 오랫동안 와병 중이다. 인천시청의 한 관계자는 "자식이 없는 안 시장의 가족은 인천시민"이라며 안 시장을 '일중독자'로 비유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정치인이었다. 향후 정치적 진로를 묻자 "최선을 다하고 심판을 기다리겠다. 할 일이 너무 많다"고만 했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사회적 비용 논란을 빚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과 관련, "문학경기장이 20억원 적자라고 매년 기사가 나는데, 경기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연 300만명 정도 된다"면서 "체육시설을 수익개념으로만 보면 안되고 시민들의 레저, 체육 공간이라는 공익창출 효과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2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간 이용자 300만명에 1천원씩만 따져도 30억원이다. 그런데 이용료를 다 받을 수도 없는 것이고, 전부 다 상업시설로만 할 수도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시장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준비와 관련, "그동안 주경기장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난 1월 20일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전화로 승인을 해주셨다"면서 "모든 시설과 인프라가 일정에 맞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느 나라든 올림픽 등 대형경기를 치른 이후에 주경기장이 문제가 되는데, 주경기장이 있는 세계의 각 도시를 상대로 이벤트를 창작해서 운영하는 사업체가 생겼다"면서 "주경기장을 지을 때부터 세금을 최소화하고, AEG와 같은 사업체와 연계하면 주경기장 운영에도 큰 흑자가 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경인운하, 지금 되돌리면 매몰비용 너무 많다"

 

한편 안 시장은 경인운하 사업과 관련해서는 "내가 10년 전에 국회의원을 거기(인천계양·강화갑)서 했는데, 그때는 반대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너무 많이 나갔다. 지금 그만두면 매몰비용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안 시장은 경인운하 사업을 통해 세계 10대 일류 명품도시가 되겠다고 강조한 바 있지만 반대 여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뒤로 갈 수 없다"면서 "뒤로 갈 수 없으면 앞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부가가치를 볼 때 긍정적인 면이 80, 90%이고, 환경에 마이너스 20, 30%가 있다면 정책적인 면에서는 가는 게 맞는 것이라고 본다"면서 "또 과학이 발달했기 때문에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수변공간을 이용하는 개념이 전 세계적인 화두다"고 전제하고 "유비쿼터스, 도시운영비용을 적게 하느냐는 등등에서 수변공간의 이용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다"면서 대도시 운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반대하는 목소리가 정책적 고려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보고, 지금은 지혜를 모아서 환경 친화적인 시설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이다.

 

- 경제위기가 인천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나. 경제자유구역 건설 등에도 장애가 될 수 있는데.

"인천의 산업구조는 제조업 비중이 31%이고 서비스업 등의 비중이 68%다. 자동차와 금속, 석유정제 등 지역의 주력업종은 내수회복 둔화, 수출신장세 둔화 등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도시재생사업의 본격적인 추진, 검단신도시와 도시철도 2호선 착공 등 건설경기 활성화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투자유치 성과가 2008년에 다소 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경기침체로 투자유치가 줄었다고는 판단하기 어렵고, 오히려 규제로 인해 투자유치활동이 제약을 받은 것 같다."

 

-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준비는 잘되고 있나. 또 국회 특위에서도 지원이 잘되고 있나.

"지금은 잘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그동안 주경기장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경비가 많이 들거나 1회성으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문학경기장을 개보수해서 쓰라는 권고가 있었는데, 그건 가능한 방안이 아니었다.

 

우리도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을 많이 했는데, (인천) 서구에 마침 그린벨트가 있어서, 그린벨트에는 체육시설은 가능하기 때문에, 민간자본과 합작을 해서 주경기장을 짓기로 했다. 대통령께서도 건설전문가이고 또 직접 (서울) 상암경기장을 지었기 때문에 걱정을 하시다가 지난 1월 20일에 직접 전화로 승인을 해주셨다. 모든 시설과 인프라가 일정에 맞춰가고 있다."

 

"대형경기장 운영은 수익문제로만 접근하면 안 돼"

 

- 이 대통령이 초기에는 반대했다가 접은 것인가.

"그래서 한 1년간 혼났다.(웃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가능한 수도권의 기존시설을 많이 이용하는 문제, 민간자본 끌어들이는 것 등에 대해 좋은 대안을 마련했다.

 

그런데 요즘 재밌는 움직임이 있다. 어느 나라든 올림픽 등 대형경기를 치른 이후에 주경기장이 문제가 되는데, 주경기장이 있는 세계의 각 도시를 상대로 이벤트를 창작해서 운영하는 사업체가 생겼다. LA를 기반으로 한 AEG라는 회사인데, 10일짜리 또는 2주일짜리 대형 이벤트를 만들어서 주경기장이 있는 각 도시를 순회하는 것이다. 이들은 비즈니스가 되고 도시로서는 주경기장 운영비를 벌 수 있다.

 

상암경기장은 건설 때부터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복합시설을 만들고 상업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운용이익이 100억원 정도 된다. 이렇게 주경기장을 지을 때부터 세금을 최소화하고, AEG와 같은 업체와 연계하면 주경기장 운영에도 큰 흑자가 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런 인식도 필요하다. 물론 호화롭게 접근하면 안 되지만, 이런 체육시설을 수익개념으로만 보면 안 된다. 문학경기장이 20억원 적자라고 매년 기사가 나는데, 문학경기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연 300만명 정도 된다. 줄넘기도 하고, 춤도 추고, 에어로빅도 하고 하는데 시민들의 레저, 체육 공간이라는 공익창출 효과도 봐야 한다. 300만명에 1천원씩만 따져도 30억원이다. 그런데 이용료를 다 받을 수도 없는 것이고, 전부 다 상업시설로만 할 수도 없다. 운용적자 개념으로만 보면 안 된다. 경비를 최소화해야겠지만 그것만이 판단기준은 아니다."

 

"경인운하, 지금 되돌리면 매몰비용 너무 많다"

 

 

- 경인운하 사업을 통해 세계 10대 일류 명품도시가 되겠다고 강조하는데, 반대여론도 적지 않다. 경제효율성만 따져도 자전거로 두 시간 반 정도면 가는 거리를, 네 시간에 걸쳐 18Km 운하를 다닐 화물선이 있겠냐는 것이다. 속 생각은 한강과 연결된 물길에 유람선을 연결해, 낙후된 주변의 지역개발을 바라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내가 10년 전에 국회의원을 거기(인천계양·강화갑)서 했는데, 그때는 반대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많이 나갔다. 지금 그만두면 매몰비용이 너무 많다.

 

환경에 관한 손익비용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수변공간을 이용하는 개념이 전 세계적인 화두다. 유비쿼터스, 도시운영비용을 적게 하느냐는 등등에서 수변공간의 이용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다.

 

물류도 도움이 된다, 계획에 보니까 4천톤짜리 바지선을 운영하겠다고 하는데, 4천톤이면 10톤짜리 트럭 400대가 다니는 것을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건 또 다른 측면에서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

 

부가가치를 볼 때 긍정적인 면이 80, 90%이고,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환경에 마이너스 20, 30%가 있다면 정책적인 면에서는 가는 게 맞는 것이라고 본다. 또 과학이 발달했기 때문에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뒤로 갈 수 없다. 뒤로 갈 수 없으면 앞으로 가야 한다.

 

그동안 반대하는 목소리가 정책적 고려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보고, 지금은 지혜를 모아서 환경 친화적인 시설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 서해상에서 남북간의 긴장관계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은 직접 접경하고 있는 지역들이 있는데 어떤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이 있나. 준비하는 대책이 있다면.

"백령도, 연평도가 우리 관내이다. 일반적인 예측처럼 한두 번 충돌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전면충돌로 이어지는 않을 것이다.

 

북으로 봐서도 상황이 애매하게 돼 있지 않나.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뒤에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가 많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애들도 엄마가 안 쳐다보면 막 우는 그런 게 하나 있는 것 같다. 북 내부에서 (김정일 위원장) 건강문제로 체제적으로 불안한 것도 있는 것 같고, 남쪽에서도 정부가 바뀌어서 대북관계가 아직 정리가 안 돼 있다고 봐야 한다.

 

대통령께서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고 했는데, 중요한 전략 중의 하나이지만 북한의 응대가 없는 상황이다. 정책은 접촉하면서 정리가 될 수 있는 건데, 확고한 뭐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공약은 공약이고, 공약대로 되는 게 어디 있나.

 

그런 면에서 모든 게 가닥이 잡혀있지 않기 때문에 빨리 방향을 잡으라는 촉진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려는 게 아닌가, 지금 그건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세계가) 다 주목하고 있으니까."

 

- 북한의 의도가 성공하고 있다는 의미인가.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 것 아닌가. 미국도 그렇고 뭔가 하긴 해야 한다는 것 아닌가. 그렇지만 북에서도 전면적으로 충돌로 가기는 부담스럽고, 우리가 가만 있을 것도 아니고. 내가 보기에는 그 사람들이 굉장한 전략가들이다, 그렇게 무모한 사람들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어느 정도 긴장감은 조성하겠지만, 그렇게 뒷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인천은 인센티브를 달라는 게 아니라 불합리한 규제 풀어달라는 것"

 

- 인천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전국 16개 시·도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시장으로서 일거리가 크게 늘어난 것 같다. 특히 영어과목은 초등학교와 고교가 각각 14위와 13위, 중학교는 중간 정도였는데, 이 때문에 "국제도시 부상을 꿈꾸며 의욕적으로 영어교육을 강화한 인천시와 시교육청을 당혹케 하고 있다"는 지역신문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인천시가 전국적 수준으로는 평균 정도로 나타나고 있으나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에 있어서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학생의 수준으로 보아서는 시민들께서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특히, 영어교육에 지난 2~3년간의 확대 지원은 시험성적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영어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사업이었다. 또 외국어 교육은 2~3년 투자해서 몇 배의 효과를 바로 성취하는 것은 무리다."

 

-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서울 강남구, 서초구는 최고 수준이었다. 반면 서울 전체는 다른 시도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교육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인데 인천은 어떤가.

"서울처럼 10% 이상의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력미달 학생이 1% 내 차이고, 중학교는 2% 내외로 크지는 않지만 차이가 있다."

 

- 수도권규제완화 문제가 비수도권과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반발이 있다. 국토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아우르는 방안은 없을까.

"이제는 외국의 다른 도시들과 경쟁하는 시대다. 홍콩, 싱가포르, 상해 푸동, 두바이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택과 집중,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논리로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특별대우는커녕 수도권에 속한다는 것 때문에 오히려 어려움을 많이 겪어 왔다. 인센티브를 달라는 게 아니라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달라는 것이다."

 

- 수도권 광역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가장 큰 애로점은 무엇인가.

"인천은 그동안 수도권 규제 때문에 대학 이전이나 대기업의 유치, 증설조차도 어려웠다. 많은 향토기업들이 정상적인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등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심해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첨단산업의 지속적인 투자와 유치를 통해 IT, BT, 융합, 로봇산업 등과 관련된 국책사업이 유치되고 있는데, 다른 시·도에서 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 솔직히 매우 난처하다."

 

- 1995년에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14년째다. 보완점이 있다면? 또 기초자치단체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방자치제가 완벽히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방의 권한과 재정자립도가 확보돼야 한다. 기초자치단체 정당공천제 폐지문제는 원론적으로 지역의 참신한 일꾼을 정당정치 및 중앙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주민 스스로 선출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 내년 6월이면 시장 임기가 끝나는데, 이후 정치적 진로를 어떻게 잡고 있나. 3선을 준비하는지 아니면 더 큰 꿈을 꾸고 있나.

"(그런 질문에는) 정답이 있다. 최선을 다하고 심판을 기다리겠다. 할 일이 너무 많다. 좀 더 열심히 해보고…."


태그:#안상수, #인천시장, #인천자유경제구역, #경인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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