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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촛불시위 주요 재판 5건이 보수성향의 판사에게 집중적으로 배당됐고, 평판사들이 이 문제로 법원장에게 강력 항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법원의 정치 편향성을 지적한 언론보도로 인해 법원의 신뢰성이 여론의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클로징 멘트를 하는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박혜진 앵커.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박혜진 앵커.
ⓒ MBC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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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촛불시위 재판과 관련해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것은 작년 6월 19일부터 7월 11일 사이였다.

이 기간 동안 서울 종로구 세종로네거리에서 경찰 방패벽 5개를 부순 혐의로 구속된 윤모씨 사건을 시작으로 5건의 주요 촛불사건들이 서울중앙지법에 넘어왔는데, 이 사건들은 모두 단독재판부 부장판사 한 명에게 배당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재판부 평판사 전원(13명)은 5번째 사건이 배당된 직후인 같은 해 7월 13일 긴급회동을 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판사는 "배당절차도 문제였지만 시국사건이 보수성향으로 알려진 판사에게 몰린 점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집회사건은 일반 사건으로 분류해 기계식 추첨으로 형사단독재판부에 무작위로 배당하도록 한 법원 관행을 어긴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판사들에 따르면, 신영철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이들을 불러 모아 "사건 배당과 관련해 미안하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의 말을 했고, 사건을 배당한 허만 형사수석부장판사로부터도 "배당방식을 바꾸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판사들의 '집단행동'이 있은 후 주요 촛불사건의 배당은 무작위로 바뀌었고, 6번째 주요 사건이었던 광우병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 사건은 형사7단독 박재영 판사에게 배당됐다. 박 판사는 안 팀장이 낸 야간집회 금지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재청신청을 받아들였고 그의 보석을 허가했다. 박 판사는 지난 2일 "내 생각들이 현 정권의 방향과 달라서 공직에 있는 게 힘들고 부담스러웠다"며 정기 법관인사를 앞두고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법원 배당예규 18조 3항에 따르면, 관련사건·쟁점이 같은 사건·중대사건은 배당권자가 적절하게 배정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에 외견상 법원의 결정은 적법성을 띄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예규는 비전문적인 사건의 경우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재판부를 자동배당해온 관행과 충돌되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법원 해명에 의문 제기한 MBC 앵커 "내일 다시 묻겠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법조인은 "시국사건 몰아주기 배당은 권위주의 시절에나 있던 일"이라면서 "법원의 비민주성이 드러났다"고 말했고, 서울중앙지법의 한 현직 판사는 "작년 이후 재판을 지나치게 조정하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허만 형사수석부장은 "민감하고 중요한 사건인데다 여러 판사에게 맡기면 양형이 들쭉날쭉할 우려가 있어서 부장판사 한 명에게 배당했다"며 "어떤 정치적 의도나 외부의 압력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18일 대법관으로 취임한 신영철 당시 서울중앙법원장은 "판사들을 이 문제 때문에 부른 게 아니며 당시 배당은 정상적인 배당이어서 달리 의구심을 가질 사안이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건의 파장이 쉽게 가라앉을 지는 미지수다.

MBC는 이번 사태를 3꼭지의 리포트로 집중보도했는데, 앵커들의 마무리 발언도 범상치 않았다.

"촛불집회 사건 몰아주기 배당에 대해 법원 고위층은 정상적이고 적법해서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고 공식으로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법원장과 수석 판사가 그 당시에 무작위 배당으로 바꾼 건 평판사들 힘에 밀려서 그랬다는 얘기입니다. 70~80년대 어두운 시절, 법원이 누가 알까봐 숨어서 몰래 배당한 것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법원 답변이 너무나 법 공부한 사람 같지 않아서 내일 다시 묻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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