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2009 한국대중음악상

몇 년째 한국대중음악상을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는 팬으로서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후보가 발표되었을 때 유심히 살펴봤다. 매년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대중의 취향과 너무나 다른 수상후보는 여전히 불만이다. 나는 인디음악팬으로 반가운 이름이 보이니 기쁘긴 하지만 2008년에 대중에게 인기를 받은 서태지나 빅뱅 같은 가수들이 한국대중음악상의 수상후보로도 오르지 못한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우선 시상식 이름 자체가 '한국대중음악상'으로 정했으니 한국을 대표하는 상이 목표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어울리는 대표성을 갖추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한국인들이 듣는 대중음악을 골고루 아울러야 한다. 상의 이름이 가진 상징성을 고려할 때, 그 이름이 한국대중음악상이라면 대중의 취향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선정한 장르를 따져보자. 록, 모던록, 팝, 댄스&일렉트로닉, 랩&힙합, 알앤비&소울, 재즈&크로스오버, 영화TV음악 등 8개다. 록과 모던록을 나눌 정도로 정교한 분류를 쓰면서 재즈는 크로스오버와 묶고 있다. 그나마 올해는 음반부문에서 재즈와 크로스오버를 나눠서 시상하지만 여전히 연주부문은 같이 묶여 있다. 제외된 장르는 없는가. 국악, 포크, 트로트는 상도 주지 않는다. 한국 대중음악상을 꿈꾼다면 공정한 장르선정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후보에 오른 뮤지션을 보더라도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대단한 애정을 발견할 수 있다. 시상식 취지가 음반 판매량이나 인기에 편중된 기존 관행을 버리고 음악성에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그 취지는 백번 존중하고 음악시장의 다양성을 위해서 필요한 전략이다. 하지만 언더의 경우도 홍대에서 주로 활동하던 밴드라는 것도 문제다. 지방에서 어렵게 음악하는 뮤지션은 수상후보에도 오르기 어렵다. 그리고 오버그라운드라고 해서 음악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니 선정부터 배제할 필요는 없다. 언더와 오버가 시상식에서 대등하게 서는 무대자체가 공정한 경쟁의 장으로 더 바람직하다.

 

아이돌 가수는 이번 수상후보에도 거의 거론되지 못했지만 원더걸스는 포함되었고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가수 중에서 엄정화와 이효리가 수상후보로 올랐다. 이들의 음악성을 떠나서 선정위원의 대다수가 남자라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선정위원의 남녀비율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홈페이지에 성별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정확한 비율은 알 수 없지만 이름으로 미루어 보더라도 여자 선정위원의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선정위원의 구성도 살펴보자. 5회 때는 41명이었으나 올해는 52명으로 11명이나 추가되었다. 선정위원의 수가 는 것은 칭찬할 만 하지만 그 구성의 특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기자, 잡지 편집장, 평론가, 교수 등이 주요 선정위원이고 창작자에 가까운 사람은 라디오 피디나 디제이 정도가 있다. 속된 말로 해서 먹물 느낌이 강한 구성이다. 무슨 학술대회도 아닌데 교수집단이 왜 들어가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이런 구성의 선정위원으로 어떻게 음악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잘해야 평론가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음악전문가라고 하면 뮤지션, 작사가, 작곡가, 음반산업종사자 등인데 이들은 선정위원 목록에서 찾기 어렵다.

 

평론가 혹은 지식인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탓인지 록장르에 대한 편애를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읽을 수 있다. 참고로 미국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의 선정위원 모두 음악산업종사자들이다. 평론가 지식인에 강하게 기대는 대중음악상이라면 오해가 없도록 '평론가가 뽑은 한국대중음악상'이라고 명칭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유인촌 문화부장관이 한국의 그래미를 만들겠다고 했다. 한국대중음악상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같은 방식이라면 곤란하다. 대중과 뮤지션이 공감하지 못하는 상은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뮤지션은 선정위원에서 배제되어 있지만 대중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네이버를 통해서 '대중이 선정한 최우수 음악인' 분야로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분야는 본상이 아닌 이벤트상에 가까운 특별상이다. 그리고 네이버가 한국 최대의 포탈이라고 하나 다음이나 네이트 같은 포탈의 사용자는 대중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포탈이 돌아가면서 온라인 투표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방송사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면서 특정 포탈에 종속되는 것은 모순이다.

 

각 방송의 연말시상식이 자사 이기주의로 왜곡되는 상황을 타개하려고 마련된 것이 한국대중음악상이다. 또 하나 넘어야 할 산이라면 음악장르간 알게 모르게 존재하는 벽과 대중의 음악취향을 선도하려는 평론가집단의 힘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이 평론가 취향을 대중에게 강요하는 장으로 보여서는 안된다. 어렵게 마련된 한국대중음악상이 공신력 있는 시상식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특정 취향이 지나치게 반영되는 것을 막으려는 장치가 필요하다.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은 기존에 언더 위주 선정기준을 넘어서 오버의 가수들도 수상후보로 포함시켰다. 상당한 진전이고 대중의 음악취향도 반영하려는 노력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장르별로 대중의 취향을 수용하는 정도가 일정하지 않는 한계를 보여줬다. 올해의 그래미 시상식에서 작년 음반판매량 1위와 2위를 기록한 릴 웨인과 콜드플레이를 제치고 로버트 플랜트와 알리슨 크라우스가 핵심부문인 올해의 앨범과 올해의 레코드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래미는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가수와 경쟁에서 이들의 음악성에 손을 들어줬다. 한국대중음악상도 수상후보부터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가수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 최종 시상을 통해서 상의 취지와 색깔을 보여줄 수도 있다.

 

이 기사에서 한국대중음악상에 관한 쓴소리를 몇 마디 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대중음악상뿐 아니라 다른 대중문화상 가운데 공신력 있는 상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한국대중음악상이 좋은 선례를 보이면 좋겠다.

 

내가 지적했던 일반 대중과 유리된 선정기준에 대한 문제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한국대중음악상이 기자회견이나 시상식 때를 제외하고 그다지 화제가 되지 못하는 거다. 더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야 하고 축제처럼 즐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안타깝다. 시상식은 케이블방송 Mnet으로 녹화방송될 예정이지만 공중파 방송으로 더 많은 대중과 만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교대로 공중파방송을 한다면 특정 방송사에 종속되는 문제도 피할 수 있다.

 

한국대중음악상 공식홈페이지에서 확인하다 보니 약간의 오류와 빠진 정보를 발견했다. 예를 들어 최우수 알앤비&소울 부문 후보 '마이큐'의 링크를 찍고 들어가면 URD 음반 사진이 대신 나온다.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부문에 속한 음반 'Alice In Neverland'의 아티스트가 '엘리스인네버랜드'로 나오는데, 이는 '두번째달'의 프로젝트 음반이다. 종합분야 가운데 '올해의 음악인'과 '올해의 신인'의 링크는 구체적 내용을 보여주지 않고 그냥 첫 화면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몇몇 음반은 수록된 곡의 목록이 누락된 것이 많았다. 모든 수상후보는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 대중들이 한국대중음악상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공식 홈페이지이기 때문에 사소한 잘못이 없도록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2008년 2월 3일부터 매주마다 이주의 음반을 소개하는 코너도 있다. 괜찮은 코너인 거 같은데 게시판 형식의 닫힌 글이 아니라 블로그로 운영하면서 댓글도 쓸 수 있게 하고 트랙백으로 다른 블로거와 소통하는 장으로 마련하는 건 어떨까 한다. 물론 자유게시판이 있긴 하지만 음반이나 뮤지션 그리고 행사글과 분리되어 있어 그에 관한 의견을 직접 쓸 수 없어서 불편하다. 블로그 글은 주제별로 원글와 댓글, 트랙백을 한군데 모아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하면 주체측의 글과 대중의 의견이 함께 어울릴 수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홍보도 될 수 있고 다양한 의견도 같이 모아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이 기사에서라도 '한국대중음악상 수상후보'를 소개한다. 올해는 어떤 음반과 가수와 그룹이 후보로 올랐는지 확인하고 더 많은 이야기가 오고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네이버에서 2월 17일부터 24일까지 하는 네티즌투표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은 2009년 2월 26일 저녁7시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윤도현과 이하나의 사회로 열린다.

 

2009 한국대중음악상 수상후보

올해의 음반

갤럭시 익스프레스, Noise On Fire

김동률, Monologue

나윤선, Voyage

버벌 진트, 누명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W&Whale, Hardboiled

 

올해의 노래

언니네 이발관, 가장 아름다운 것

원더걸스, Nobody

장기하, 싸구려커피

토이, 뜨거운 안녕

W&Whale, R.P.G Shine

 

올해의 음악인

김동률

갤럭시 익스프레스

버벌 진트

언니네 이발관

토이

 

올해의 신인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로로스

비둘기 우유

세렝게티

짙은

 

최우수 록 음반

강산에, 물수건

강허달림, 기다림, 설레임

갤럭시 익스프레스, Noise On Fire

네스티요나, Another Secret

백현진, Time of Reflection

봄여름가을겨울, 아름답다,아름다워!

 

최우수 록 노래

강산에, 이구아나

강허달림, 기다림, 설레임

갤럭시 익스프레스, Youth Without Youth

네스티요나, Rumor

백현진, 학수고대했던 날

장기하, 싸구려 커피

 

최우수 모던록 음반

넬, Seperation Anxiety

눈뜨고 코베인, Tales

로로스, Pax

비둘기 우유, Aero

스웨터, Highlights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최우수 모던록 노래

넬, 기억을 걷는 시간

로로스, Pax

비둘기 우유, Murmur’s Room

언니네 이발관, 아름다운 것

짙은, 나비섬

 

최우수 팝 음반

김동률, Monologue

루시드 폴, 국경의 밤

윤하, Someday

정재형, Jacqueline

토이, Thank You

 

최우수 팝 노래

김동률, 출발

김범수, 슬픔 활용법

루시드 폴, 사람이었네

이바디, 끝나지 않은 이야기

토이, 뜨거운 안녕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우리는 깨끗하다

클래지콰이 프로젝트, Metrotronics

하임, Haihm

W&Whale, Hardboiled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한국말

엄정화, D.I.S.C.O

원더걸스, Nobody

이효리, U-Go-Girl (With. 낯선)

W&Whale, R.P.G Shine

 

최우수 랩&힙합 음반

다이나믹오 듀오, Last Days

버벌 진트, 누명

스윙스, Upgrade

URD, URD

 

최우수 랩&힙합 노래

다이나믹오 듀오, 어머니의 된장국 (Ft. Ra.D)

몬순 누이, 마술피리

버벌 진트, 투올더힙합키즈 투

비숍, 그런데 난 (Ft. Verbal Jint)

에픽하이, 우산 (Ft. 윤하)

URD, Remember My Name 2.0 (Ft. 윤희중, Joe Brown & 정현)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

마이큐, This Is For You

박진영, Back To Stage

세렝게티, Afro Afro

태양, Hot

휘성, With All My Heart And Soul (EP)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브라운 아이즈, 가지마 가지마

세렝게티, Wimbo

지플라, 음악하는 여자

태양, 나만 바라봐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재즈 음반

나윤선, Voyage

서영도, Bridge

송영주, Free To Fly

윈터플레이, Choco Snowball

장효석, Nothing Special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크로스오버 음반

라 벤타나, Como El Tango, Como El Jazz

류형선, 여섯줄의 징검다리

몽라, Jealously

미연&박재천, Dreams From The Ancestor

엘리스인네버랜드(두번째달?), Alice In Neverland (Monologue Project)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연주

미연&박재천, Dreams From The Ancestor

서영도, Bridge

송영주, Free To Fly

장효석, Nothing Special

PH-Minus, Alchemist

 

최우수 영화TV음악

gogo70

라듸오데이즈

멋진 하루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차마고도

 

공로상

산울림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남자 아티스트 후보 (19명)

강산에/ 김동률/ 김범수/ 루시드폴/ 류형선/ 마이큐/ 박진영/ 백현진/ 버벌진트/ 비솝/ 서영도/ 스윙스/ 장기하/ 장효석/ 짙은/ 정재형/ 태양/ 토이/ 휘성

 

여자 아티스트 후보 (8명)

강허달림 / 나윤선 / 몽라 / 송영주 / 엄정화 / 윤하 / 이효리 / 하임

 

그룹 후보 (26팀)

갤럭시 익스프레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네스티요나/ 넬/ 눈뜨고코베인/ 다이나믹듀오/ 라벤타나/ 로로스/ 몬순누이/ 미연&박재천/ 봄여름가을겨울/ 브라운아이즈/ 비둘기우유/ 세렝게티/ 스웨터/ 앨리스인네버랜드/ 언니네이발관/ 에픽하이/ 원더걸스/ 윈터플레이/ 이바디/ 지플라/ 클래지콰이프로젝트/ PH-Minus/ URD/ W&Whale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류동협 기자는 미국 콜로라도대학교(University of Colorado at Boulder)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