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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에 불이 나야 풍년이 들고 재앙이 물러간다'는 속설에 따라 열리는 국내 유일의 산상축제로, 95년 처음 태운 이후 3년 주기로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여섯 번째다.
▲ 화왕산 억새 태우기 '화왕산에 불이 나야 풍년이 들고 재앙이 물러간다'는 속설에 따라 열리는 국내 유일의 산상축제로, 95년 처음 태운 이후 3년 주기로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여섯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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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군 '억새 태우기 축제'가 9일 화왕산(해발 757m) 정상에서 열렸다. 이 축제는 '불의 기운이 센 화왕산(火旺山)에 큰불을 놓으면 단비가 내리고 풍년이 든다', '화왕산에 불이 나야 풍년이 들고 재앙이 물러간다'는 속설에 따라 열리는 국내 유일의 산상축제다. 1995년 처음 태운 이후 3년 주기로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여섯 번째다.

이날 식전 행사로 액땜 연날리기, 지신밟기 풍물놀이, 문화 예술 공연, 윷놀이, 널뛰기 등의 행사가 펼쳐졌다. 소원 빌기와 부럼, 콩 볶아먹기, 귀밝이술 먹기 등 먹을거리 행사도 열렸다. 또한 부곡온천 목욕 할인권도 배부됐다.

화왕산 억새 태우기, 3만 관람객 찾아

이어 보름달이 뜨기 전에 풍년농사와 안녕을 기원하는 상원제(上元祭)를 올렸다.

상원제 세수상
▲ 상원제 제수 상원제 세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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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창녕 군수가 상원제를 올리고 있다.
▲ 상원제 김충식 창녕 군수가 상원제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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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행사는 달집태우기로 시작되었다. 관람객들의 소원이 빼곡하게 짚단에 달라붙었다. 가족의 화목과 사랑, 건강을 기원하기도 하지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원은 역시 로또복권, 대박이다.

달집, 중허리에 소망이 적힌 소지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 달집 달집, 중허리에 소망이 적힌 소지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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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의 소원이 빼곡하게 짚단에 달라붙어 있다. 가족의 화목과 사랑,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
▲ 소망이 담긴 소지 관람객들의 소원이 빼곡하게 짚단에 달라붙어 있다. 가족의 화목과 사랑,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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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소망을 담은 달집이 활활 타고 있다.
▲ 달집 모두의 소망을 담은 달집이 활활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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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본 달집 태우기 모습
▲ 달집 태우기 정상에서 본 달집 태우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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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늘을 수놓는 축포와 함께 산성을 등진 채 분지를 빙 둘러싼 '불잽이'들이 불을 놓자마자 바짝 마른 억새들은 무서운 소리를 내며 타 들어가, 순식간에 거대한 불기둥을 이루며 치솟았다.

불잽이들이 억새밭에 불을 놓고 있다.
▲ 억새 불태우기 불잽이들이 억새밭에 불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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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히 타고 있는 억새밭
▲ 억새 태우기 맹렬히 타고 있는 억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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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억새밭이 불바다가 되었다.
▲ 억새 태우기 마침내 억새밭이 불바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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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전체를 뒤덮은 바싹 마른 억새는 50여 미터 높이의 불기둥으로 솟구쳤다. 엄청난 기운의 화염은 보름달마저 녹일 기세였다. 한두 군데 불이 붙더니 마침내 온 산의 억새가 불타기 시작했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소방관계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초비상 대기 상태였다.

"대전에서 왔는데 산꼭대기에 5만6천 평 억새밭이 있다는 게 놀라워요. 억새가 타는 것이 아니라 숫제 폭발하는 것 같아요. 장관이에요. 산 전체가 용암이 꿈틀대는 불덩이 화산으로 변한 모습을 보며 저도 가슴을 졸였어요. 그렇지만 불과 20분만에 다 타버려 아쉽기도 해요."

억새 태우기 관광을 왔다는 김선영(26, 대전 유성구)씨의 감격 어린 말이다. 대형 달집과 둘레 2.7㎞의 화왕산성 내 5만6000여 평의 억새밭 곳곳에서 동시에 불기둥이 치솟아 20여 분 만에 모두 타는 장관을 본 느낌이었다.

억새밭에서 일제히 불기둥 치솟아 장관 연출

아쉬움은 오래 남아 군데군데 불길이 이어졌다. 때마침 말끔하게 얼굴을 내민 보름달이 둥실 떠 어둠을 밝혀줬다. 하산객들의 불빛이 마치 용암이 흘러내리는 듯한 모습을 닮았다. 이제 억새 태우기 행사는 2012년에나 볼 수 있겠지만 화왕산의 억새 장관은 매년 가을마다 볼 수 있다.

맹렬히 타던 불길이 기세를 잃고 있다.
▲ 사그라드는 불길 맹렬히 타던 불길이 기세를 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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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에 한 번 진행되는 이 진풍경을 담기 위해 관람객들은 불바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가든다. 연방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이 터진다. 이 또한 쉽게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대부분 억새는 20여 분 만에 거의 다 타버렸다. 이번에도 그렇게 거의 다 탄 후 소방요원들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는데, 불현듯 배바위 쪽에서 불길이 거세게 되살아났다.

일단 꺼졌던 불길이 배바우 쪽에서 다시 되살아났다.
▲ 배바우 쪽 치솟는 불길 일단 꺼졌던 불길이 배바우 쪽에서 다시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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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불길 쪽이 십여명의 사상자를 낸 배바우 쪽이다.
▲ 배바우 쪽 치솟는 불길 치솟는 불길 쪽이 십여명의 사상자를 낸 배바우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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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그라졌던 불길이 배바우 쪽에서 다시 거세게 되살아났다.
▲ 불길 일단 사그라졌던 불길이 배바우 쪽에서 다시 거세게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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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이 화마에 휩싸이는 불상사 일어나

호사다마라고 할까. 이번 억새 태우기 행사는 산성 둘레에 20여 미터에 달하는 방화벽을 사전에 마련해 두었음에도 거센 바람에 불길이 덮쳐 배바위 근처에서 억새 태우기를 구경하던 관람객과 사진동우회 회원들이 화마에 휩싸이는 불상사가 일어났다(9일 저녁 8시 현재 사망 4명, 실종 7명, 부상 10여 명).


태그:#억새태우기, #화왕산, #달집, #배바우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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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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