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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이상 준비해 온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지난 1월 30일부터 오는 7월까지 진행된다. 지난 금요일(30일)부터 반 년여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질 인천광역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비록 인천광역시 내에 한정되어 이뤄지는 개편이지만, 인천 시민들에게는 지난 2004년 7월에 단행된 서울특별시(수도권도시철도 포함)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맞먹는 (직할시 승격 이후 최대 규모의) 매우 큰 개편안이다.

이번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형태와 명암에 대한 기획기사를 1월 30일부터 2월 3일까지 총 3회에 걸쳐 싣는다. 지난 1편은 전체적인 변화폭과 긍정적 측면을 살펴보았다. 이번 2편은 문제점을 살피고 앞으로 더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덧붙이는 형태를 취하며, 3편은 실제 변경된(변경될) 체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과 현업 종사자들의 목소리에 대해 실으려 한다... 기자의 말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있어 1월 30일과 2월 25일에 시행되는 버스노선개편 관련 안내문. 하지만, 실제 노선 개편과 관련한 안내는 홈페이지를 참고하라는 언급만 되어 있으며, 별도로 개편 노선에 대한 안내는 각 버스회사가 직접 하고 있다. 그나마, 1월 30일에 개편되기로 하고 각 매스컴을 통해 홍보까지 마친 노선 중 13번 및 46번의 경우 개편을 연기했으며, 일부 개편 노선의 경우 정류장에 아무런 안내문 부착이 없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 인천광역시 버스노선개편 안내문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있어 1월 30일과 2월 25일에 시행되는 버스노선개편 관련 안내문. 하지만, 실제 노선 개편과 관련한 안내는 홈페이지를 참고하라는 언급만 되어 있으며, 별도로 개편 노선에 대한 안내는 각 버스회사가 직접 하고 있다. 그나마, 1월 30일에 개편되기로 하고 각 매스컴을 통해 홍보까지 마친 노선 중 13번 및 46번의 경우 개편을 연기했으며, 일부 개편 노선의 경우 정류장에 아무런 안내문 부착이 없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 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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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서울특별시가 지난 2004년 7월에 시행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비하면 매우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하고 준비한 결과물이다.

인천광역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한 연구는 1998년('인천광역시 시내버스 운영체계 개선방안' / 한종학, 인천발전연구원)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10년여에 걸쳐 시 산하 연구기관인 인천발전연구원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구 교통개발연구원)의 연구 용역이 순차적으로 발표됐고, 인천광역시 및 한국운수산업연구원 등에서 주관한 공청회 등이 지속적으로 열렸다. 상당히 오랫동안 준비한 개편안인 것이다.

하지만 막상, 이러한 오랜 준비로 이뤄진 이번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해 대중교통의 소비자인 이용객들은 불만사항이 적지 않은 분위기이다. 특히 이용객에게 피부로 닿는 '노선 개편'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는 인천광역시 홈페이지에 무수한 민원이 쏟아지고 있음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이다. 실제 개편 첫날에 인터뷰한 시민들도 강한 불만을 가진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훨씬 많음을 알 수 있었다.

과연 이번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무엇이 문제였던 것인가? 이번 편에서는 이용객들이 불만을 갖는 '노선 개편'부터 그 외 숨어 있는 구조적 문제까지 파악해 본다.

인천광역시에서 많은 이용승객이 있는 버스노선인 8번. 8번 버스노선은, 본래부터 송도에서 출발한 오랜 역사의 노선으로, 옛 기점인 송도(현 송도유원지 지역)를 포함한 연수구의 택지개발 이후 이용객이 더욱 늘어, 무려 40대가 넘는 차량이 운행중이다. 짧은 배차간격과 곧은 노선선형으로 이용객이 많던 8번 노선은, 이번 개편을 통해 유이한 굴곡구간이었던 옥련동과 송도신도시 구간을 직선화한다. 이 개편안은, 해당 지역주민을 제외한 다수 이용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천광역시 1차 버스개편에 있어, 8번 노선과 같은 좋은 평가를 받는 노선은 드물다.
▲ 8번 시내버스 노선변경 안내문 인천광역시에서 많은 이용승객이 있는 버스노선인 8번. 8번 버스노선은, 본래부터 송도에서 출발한 오랜 역사의 노선으로, 옛 기점인 송도(현 송도유원지 지역)를 포함한 연수구의 택지개발 이후 이용객이 더욱 늘어, 무려 40대가 넘는 차량이 운행중이다. 짧은 배차간격과 곧은 노선선형으로 이용객이 많던 8번 노선은, 이번 개편을 통해 유이한 굴곡구간이었던 옥련동과 송도신도시 구간을 직선화한다. 이 개편안은, 해당 지역주민을 제외한 다수 이용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천광역시 1차 버스개편에 있어, 8번 노선과 같은 좋은 평가를 받는 노선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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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①] 일부 지역의 불편해진 개편안 상황

인천광역시 남구청 인근에 사는 김아무개(32)씨. 김씨는 평소 직장이 있는 동인천 및 출장(고양) 때 타는 시외버스를 탈 수 있는 석바위로 다니는 28번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지난 1월 30일의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중 1차버스개편으로 28번이 경인선 이남지역 구간 대부분을 폐선함으로써 과거에 비해 버스 이용이 불편해지게 되었다. 동인천으로 가는 버스는 10번이 있으나 배차간격이 10분 이상으로 꽤 드물며, 석바위 방향으로 가려면 몇 차례 버스를 갈아탄 뒤 내려 시외버스정류장에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1월 30일에 단행된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1차 노선개편을 통해 더 이상 도원역~남구청~독쟁이고개~신기사거리~주안역~가좌동 구간을 운행하지 않는 28번 버스. 평소, '전 차량 저상버스차량 도입' 등 선도적인 경영으로 칭찬이 많던 28번 노선은, 이번 개편을 통해 많은 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28번 버스 1월 30일에 단행된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1차 노선개편을 통해 더 이상 도원역~남구청~독쟁이고개~신기사거리~주안역~가좌동 구간을 운행하지 않는 28번 버스. 평소, '전 차량 저상버스차량 도입' 등 선도적인 경영으로 칭찬이 많던 28번 노선은, 이번 개편을 통해 많은 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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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련동에 사는 이아무개(17)양. 이양은 개학 후 학교에 어찌 다녀야 편하고 빠르게 갈 수 있을까 파악 중이다. 평소 이용하던 46번 시내버스가 동인천역까지 운행으로 단축하기 때문이다. 이양의 학교가 있는 제물포역 북쪽 지역은 동산고·박문여고·선인고·인화여고·선화여상·운봉공고·인천체고 등 고등학교 7개 고등학교와 인천대·인천전문대학·재능대학 등 대학교도 많은 학교 밀집지역이다. 인천의 대표적 주거지인 연수구와 학교 밀집지인 제물포를 잇는 46번의 단축으로 연수구 통학생들은 환승법을 파악해야 할 참이다.

사실 버스체계의 개편에 있어 '불만'을 가지며 개탄하는 사람과 '찬성'하며 반기는 사람이 공존함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개편으로 인해 자신이 타고 다니던 노선이 없어져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 사람들의 경우 불만일 수밖에 없고, 갈아타며 다니던 사람으로서 한 번에 가는 노선이 생긴 사람들의 경우 좋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통해 17번은 17번과 17-1번으로 분할되었다. 17번의 분할에 대해서는 12번, 770번 등에 비해 긍정적 평가가 적지 않지만, 편도 20분 이내로 오가는 17-1번에 대해 간선버스로 취급하며 간선버스 운임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 17번, 17-1번 분할 관련 안내문 이번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통해 17번은 17번과 17-1번으로 분할되었다. 17번의 분할에 대해서는 12번, 770번 등에 비해 긍정적 평가가 적지 않지만, 편도 20분 이내로 오가는 17-1번에 대해 간선버스로 취급하며 간선버스 운임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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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학교밀집지와 주거지를 이어 항상 이용객이 많은 버스노선을 중간지점에서 단축함은 결코 정상적 개편이라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특히 연수구~제물포 구간은 해당 구간에 다니던 46번과 112번이 모두 단축됐고, 25일 신설되는 급행간선버스도 동인천역까지만 다닌다. 인구에 비해 학교가 적어 고등학교가 몰려 있는 제물포로 통학하던 연수구 학생과 학부모 등은 대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은 송도신도시 개발로 큰 폭의 인구증가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더군다나 '장거리 노선 효율화'를 이유로 기존 노선을 분할해 왕복 10km 전후의 '초단거리 간선버스노선'을 여럿 신설하는(12-1번, 17-1번, 770-1번 등) 분할안은 전문가는 물론 상당수의 시민들조차 쓴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12-1번의 경우 초단거리 운행은 물론 현 12번의 운행구간과 현 12-1번 운행구간을 오가는 이용객이 많기도 해 민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참고로 세 노선은 다수 지선버스노선(성인 현금 기준 운임 700원) 운행거리보다 짧은 운행거리를 다니지만, 기본운임은 간선버스 운임인 900원이다.

[그림자 ②] 특정 버스회사의 독과점구간 증가

버스업계는 행정관청의 '인허가'를 바탕으로 사업이 시작되는 독과점 시장이다. 또한, 일단 인가가 이뤄진 노선에 대한 권리는 운영 버스회사의 동의 없이는 (특별한 사유가 없이) 함부로 임의 변경·폐선할 수 없으며 운영 버스회사의 '자산'으로 인정된다. 이는 법원의 판례로 보장된 사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버스회사는 노선의 변경을 건의할 수 있고, 변경하려는 구간에 기존 노선이 있는 경우 시는 기존 노선을 운영하는 버스회사에 동의를 할지에 대한 여부를 물어야 한다. 물론, 필요시에는 각종 행정조치를 통해 노선의 신설 및 변경 등을 추진할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행정관청은 버스회사의 강한 반발과 각종 법적 조치 등을 우려해, 특정 지역에서 기존에 영업하던 버스회사의 의견을 존중한다. 결국 최악에는, 한 버스회사가 특정지역을 오랫동안 독점(혹은 사실상 독점)적으로 운행하는 경우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인천광역시 논현동의 경우, 서울로 운행하는 광역버스(1300번, 합정역·신촌·서울역 방향), 시외버스(9900번, 양재·강남·강남고속터미널 방향) 외에, 인천시내에서 운행하는 버스노선으로 총 8개 노선이 운행 중이다. 이 중, 2007년 7월에 진입한 65번 노선 및 2007년 11월에 진입한 103번 노선을 제외한, 6개 노선은 한 버스회사에 의해 운행되고 있다. 많은 주민들은 이런 점에 대해 우려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 인천광역시 논현동 버스정류장 표지판 인천광역시 논현동의 경우, 서울로 운행하는 광역버스(1300번, 합정역·신촌·서울역 방향), 시외버스(9900번, 양재·강남·강남고속터미널 방향) 외에, 인천시내에서 운행하는 버스노선으로 총 8개 노선이 운행 중이다. 이 중, 2007년 7월에 진입한 65번 노선 및 2007년 11월에 진입한 103번 노선을 제외한, 6개 노선은 한 버스회사에 의해 운행되고 있다. 많은 주민들은 이런 점에 대해 우려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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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이하 '인하대') 및 인하공업전문대학(이하 '인하공전')에 재학 중인 학생들 상당수는 이번 개편에 불만이 많다. 비록 잘 안 타긴 하지만, 주안역으로 가는 노선 중 하나인 3번을 학교 정문 쪽에서 없앴고, 작년 말에 여러 언론을 통해 공개된 개편 초안에 기종점 방향의 운행 시(주 : 주안역→용일4→인하대후문→용현4)에 인하대후문을 거치는 41번을 회차점방향의 운행(주 : 용현4→독쟁이고개→용일4→주안역)과 마찬가지로 독쟁이고개로 변경하는 형태로 바꾸려 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미 시행된 3번 외에 41번마저 사라졌다면, 인하대 정문·후문 쪽에서 주안역으로 운행하는 버스노선은 오직 한 회사의 영향력 하에 들어가게 된다. 특히 이 버스회사는 지난 2004년에 인하대학교의 주안역~인하대 셔틀버스 운행 및 주안역 정류장 문제로 인해 다수의 여학생 부상자를 낼 정도로 심하게 다퉈 매스컴에도 크게 보도된 바 있다. 그래서 인하대·인하공전 학생들에게 아직까지도 신뢰를 못 얻고 있다. 당연히 인하대 및 인하공전 학생들은 '개악'과 같은 개편 초안에 대해 인천광역시에 강력히 항의했고, 결국 41번을 지켜내고야(?) 만다.

이런 특정지역 혹은 특정구간 '독과점'에 대한 불만은 신규 택지개발지구에 입주한(혹은 입주할) 주민들에게도 적지 않다. 흔히, '신규 택지개발지구'라고 하면 '무주공산'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인접지역의 버스회사가 진출하여 지역 내 영업권을 독점 주장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여러 회사가 운행하는 것 같아도 실상 사주(社主)는 1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인천광역시는 이런 현상이 꽤 심했고, 재작년까지는 논현·원당·불노 등에서 이로 인한 민원이 많았다.

'소래~면허시험장~연수동~인천터미널~용일4~독쟁이고개~용현4~숭의로터리~만석동~동인천' 구간을 운행하던 27번 버스노선은 이번에 용일4거리 이후 구간에 있어 '용일4~인하대후문~용현4~독쟁이고개~용일4' 형태로 회차하는 형태로 단축하였다. 이 변경은, 인천터미널에서 인하대후문까지 한 번에 닿는 버스노선이 생겼다는 점에서, 많은 인하대·인하공전 학생들에게 편의를 안겨줄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다수 인하대·인하공전 학생들은 이 변경에 경계하고 있다. 인하대후문을 오랫동안 과점하며 2004년에는 안 좋은 충돌까지 있던 모 버스회사의 노선이기 때문이다.
▲ 27번 버스 '소래~면허시험장~연수동~인천터미널~용일4~독쟁이고개~용현4~숭의로터리~만석동~동인천' 구간을 운행하던 27번 버스노선은 이번에 용일4거리 이후 구간에 있어 '용일4~인하대후문~용현4~독쟁이고개~용일4' 형태로 회차하는 형태로 단축하였다. 이 변경은, 인천터미널에서 인하대후문까지 한 번에 닿는 버스노선이 생겼다는 점에서, 많은 인하대·인하공전 학생들에게 편의를 안겨줄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다수 인하대·인하공전 학생들은 이 변경에 경계하고 있다. 인하대후문을 오랫동안 과점하며 2004년에는 안 좋은 충돌까지 있던 모 버스회사의 노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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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특정지역·특정구간 독과점이 더 심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 중이다. 10년여 만에 인하대후문에 새로 진입한 노선인 27번은 '인하대~주안역' 구간의 511번 노선과 같은 버스회사의 노선이며, 곧 1만2천 세대가 입주하는 논현지구 한화에코메트로단지의 경우 (서울 방향 광역버스를 제외한 버스노선 중) 103번과 65번이 진입하기 전까지의 논현지구 내 독점운행업체만 신규 노선을 운행하기 때문이다. 인하대 관련 사이트, 부동산 사이트, 입주자 커뮤니티 등에서는 의혹론이 거세지고 있다.

[그림자 ③] 시민 혈세를 더 지출해야 하는 구조

(앞서 '빛 ②' 항목에서도 언급했지만) 금번의 '인천형 버스준공영제'는, 노선수입금 관리는 시에서 맡되, 노선수입금이 얼마가 나오건 수입금은 개별 버스회사에서 모두 차지하며, 만약 해당 노선에서 적자가 날 경우 '직원 임금'은 시에서 책임지고 보조하는 형태다.

버스회사 직원들의 임금을 시에서 보장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버스산업은 공공성이 매우 큰 산업이지만, 경영진의 경영능력과 무관히 '노선의 인가' 및 '노선이 운행되는 지역의 흥망' 등 외부적 요인이 노선은 물론 회사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도 많은 불확실성이 큰 산업이다. 이는 운행승무원·정비원 등 버스회사 직원들에게 '타의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이직' 결과를 낳았고, 일부 버스회사 직원들의 전문성 부족과 자부심의 부족은 불가피했다.

버스산업을 이끄는 운영인력의 처우·운용 등에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버스의 서비스 저하와 경쟁력 약화는 필연적이었고, 많은 이용객들이 버스산업을 안 좋게 봄은 당연했다.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 구조였던 것이다. 버스준공영제는 이를 끊는 확실한 대안인 것이다.

하지만 '인천형 버스준공영제'가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특히 '서울형 버스준공영제'가 '흑자 노선의 노선이익과 적자 노선의 노선손실의 순환'이 이뤄지는 정상적인 준공영제라면, '인천형 버스준공영제'는 '흑자 노선의 노선이익은 보장하며 적자 노선의 노선손실은 시에서 재정으로 보조하는 형태'이다. 즉 버스회사들의 경우 '얻을 이익은 모두 취하고 손실이 난다 해도 걱정이 없는' 형태인 것이다. 이는 많은 비판을 낳는다.

이번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함께 도입된 통합형 요금징수시스템 단말기. 교통카드의 인식률이 높아졌으며, 동전과 지폐의 수거금액을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투명한 운송수입금 계산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 단말기 설치를 포함해 버스준공영제의 도입은, 일부 버스회사로부터 적지 않은 반발을 불러왔다.
▲ 통합형 요금징수시스템 단말기 이번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함께 도입된 통합형 요금징수시스템 단말기. 교통카드의 인식률이 높아졌으며, 동전과 지폐의 수거금액을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투명한 운송수입금 계산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 단말기 설치를 포함해 버스준공영제의 도입은, 일부 버스회사로부터 적지 않은 반발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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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평론가 한우진씨는 "준공영제 본 의미가 크게 퇴색된 경우"라 지적한다. "임직원 신분보장과 버스회사 경영안정 등을 제공하되 모든 수익금을 시가 거둬 고루 분배하는 형태인 '서울형 버스준공영제'는 (비록 재정 지원이 있긴 했지만) 흑자 노선의 수익을 적자 노선의 손실보조에 써 시와 버스회사가 수익과 손실을 공유하는 형태였지만, '인천형 버스준공영제'는 버스회사는 수익만 몽땅 얻고 손실이 나면 시가 지원하는 형태"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통전문가는 이번 개편을 "흑자노선 다보유 버스회사 밥그릇은 무한정 보장하고, 세금으로 기타 버스회사를 돕는 형태"라고 평하며, 버스회사 관계자들의 '위험은 없고, 어떤 시도를 해도 돈은 맘대로 벌 수 있는 준(俊) 공무원화'에 대해 걱정했다.

시민들과의 인터뷰에서는 정제되지 않는 더 강한 어조의 주장을 들을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아파트 주민협의회 대표는 "일부 흑자노선 다보유 버스회사의 강온양면 전략에 시의 정책이 끌려가며 발생한 퇴행적 준공영제 결과"라는 말을 한다. 동시에 "인천에서 30년 넘게 살며 버스 정책을 쭉 지켜볼 때에, 인천광역시가 '시민을 위한 대변자' 대신 '버스업계 이익의 대변자'가 아닌가 느껴질 때가 적지 않았다"라는 혹평도 서슴지 않았다.

당초 동인천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운행하는 공항버스노선으로 개설된 112번. 하지만, '좌석버스 105번과의 병합', '영종도 내에서의 노선 변경' 등을 거쳤고, 이후 '서부공단 단축'으로 일반좌석버스노선으로 격하된 후 이번에는 '송림고가교로의 단축'을 맞았다. 112번은 현재, 새로 출고하는 차량의 경우, 인천광역시 내 일반 시내버스에서 투입하는 차량을 선택한다. 그렇지만 운행업체의 자진 요금인하신청(성인 현금/카드 기준 좌석버스는 1100원/950원, 일반버스는 1000원/900원)을 꾸준히 거부하고 있다. 이는 경쟁버스회사의 민원 및 소송을 의식한 인천광역시의 소극적 행정이다.
▲ 112번 좌석버스 당초 동인천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운행하는 공항버스노선으로 개설된 112번. 하지만, '좌석버스 105번과의 병합', '영종도 내에서의 노선 변경' 등을 거쳤고, 이후 '서부공단 단축'으로 일반좌석버스노선으로 격하된 후 이번에는 '송림고가교로의 단축'을 맞았다. 112번은 현재, 새로 출고하는 차량의 경우, 인천광역시 내 일반 시내버스에서 투입하는 차량을 선택한다. 그렇지만 운행업체의 자진 요금인하신청(성인 현금/카드 기준 좌석버스는 1100원/950원, 일반버스는 1000원/900원)을 꾸준히 거부하고 있다. 이는 경쟁버스회사의 민원 및 소송을 의식한 인천광역시의 소극적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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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④] 업계의 분열과 반발로 인한 원활하지 못한 험난한 개편의 과정들

다수 교통전문가들은 현재의 인천광역시 버스업계 현황에 대해 '기형적'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이는 '700원(성인 현금 기준)의 저렴한 요금을 받고도, 엄청난 흑자 경영상황에 행복한 지선버스업계'와 '1000원(성인 현금 기준)의 비싼 요금을 받고도, 정상적 회사 운영조차 힘든 경우가 많은 경우가 다수인 간선버스업계'의 공존이 불러온, 상징적 표현이다. 이런 '기형적' 버스업계 현황은 버스준공영제 시행 및 버스노선의 개편 등에 엄청난 걸림돌이 됐고, 이번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10년 만에 이뤄지게 된 주원인이다.

실제 인천광역시 버스개선기획단 관계자는 본 기자와의 작년 1월의 인터뷰에서, 버스준공영제 시행에 있어 "(현재는 돈이 없어 중앙정부가 보조하지 않는다면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지만 만약 시행할 경우) 시에서 모든 버스노선의 운영권을 확보하고 수익금 또한 보유 및 관리하며, 적자는 시에서 재정으로 보조하는, 서울특별시의 버스준공영제 형태를 고려한다"면서 "하지만 일부 버스업체의 극렬한 반발로 이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일요일 아침 07시대에 촬영한 한 지선버스노선의 승객 현황. 보통의 마을버스에서 흔히 쓰는 9m대 버스차량보다 긴 11m급 버스차량(주 : 일반 시내버스에서 흔히 쓰는 차량임)임에도 사람이 가득하다. 인천광역시 버스개선기획단 관계자는, 편도 4km 정도의 짧은 구간을 700원(성인 현금 기준)의 운임으로 운행하는 이 노선의 하루 대당 수익금(매출)이, 대한민국 버스노선 중 최대수준인 약 1백만원 전후라고 본 기자에게 확인해줬다.
▲ 일요일아침의 한 지선버스노선 승객현황 일요일 아침 07시대에 촬영한 한 지선버스노선의 승객 현황. 보통의 마을버스에서 흔히 쓰는 9m대 버스차량보다 긴 11m급 버스차량(주 : 일반 시내버스에서 흔히 쓰는 차량임)임에도 사람이 가득하다. 인천광역시 버스개선기획단 관계자는, 편도 4km 정도의 짧은 구간을 700원(성인 현금 기준)의 운임으로 운행하는 이 노선의 하루 대당 수익금(매출)이, 대한민국 버스노선 중 최대수준인 약 1백만원 전후라고 본 기자에게 확인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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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본 기자에게 일부 버스회사의 실명과 몇몇 지선버스노선의 번호를 언급하며 "버스 1대당 하루에 8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의 높은 매출을 올리는 노선을 가진 버스회사에 하루 50만원을 줄 테니 시 지침을 무조건 따르라고 하면 그 누가 쉽게 받아들이겠느냐"면서 "이는 1년간 벌 돈을 7~8년간 벌라고 하는 것으로, 잘못하다가는 시의 무리한 행정처분으로 비칠 수도 있고 소송으로 갈 수도 있다"라고 버스업계 설득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참고로, 시내버스(광역버스 이하 등급의 모든 버스)의 하루 매출이 50만원일 경우, 대한민국 전체 노선버스 중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벌이이다. 반면, 80만원을 벌어들일 경우, 이는 인천광역시는 물론 대한민국의 범위로 살펴보아도 '순위권'에 드는, 엄청나게 높은 대당 매출액이다. '하루 100만원의 대당 매출액'은 '우러러볼 수준의' 수치다. 지진 등 천재지변, 아파트 및 학교의 이전·붕괴 등의 지역의 급격한 변화 등이 아닌 한 평생 동안 먹고 살 수 있을 노선을 보유하는 일부 버스회사가 버스준공영제를 반대함은 당연했다.

이러한 '간선버스업계와 지선버스업계의 치열한 대립과 갈등' 및 '일부 버스회사의 극렬한 준공영제의 반대' 그리고 '신규 개발지역(송도, 논현, 검단 등) 노선에 대한 버스회사간 치열한 갈등'은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시기를 당초 예상했던 때보다 엄청나게 늦추는 데에 크게 기여한다. 첫 연구용역이 들어간 뒤로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에서야 소폭의 개편이 이뤄짐은 중간 과정이 얼마나 험난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수치다.

한 인천광역시 좌석버스에 부착된 '인천광역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추진협의회'의 차내 홍보물. 인천광역시의 버스준공영제의 도입에 있어, 버스업계는 이해관계에 따라서 양분되며 정상적인 협상이 진행되지 못했다. 간선버스업계는 버스준공영제를 찬성하는 입장이었고, 지선버스업계는 버스준공영제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 '인천광역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추진협의회'의 차내 홍보물 한 인천광역시 좌석버스에 부착된 '인천광역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추진협의회'의 차내 홍보물. 인천광역시의 버스준공영제의 도입에 있어, 버스업계는 이해관계에 따라서 양분되며 정상적인 협상이 진행되지 못했다. 간선버스업계는 버스준공영제를 찬성하는 입장이었고, 지선버스업계는 버스준공영제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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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중교통, #인천, #버스, #준공영제, #통합요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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