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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훈아, 엄마는 내가 지킬게... 다음 세상에서도 꼭 내 동생으로 태어나라."

"우리가 법과 정의를 반드시 지키겠다. 남훈아 좋은 곳에서 이제 편안히 쉬어라."

 

서울 용산 철거민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고 김남훈(31) 경사의 유해 안장식이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엄수됐다.

 

이날 안장식에는 고인의 아버지 김권찬(63)씨를 비롯한 가족들과 박삼복 서울특공대장 및  동료 등 100여 명이 참석,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경찰관 묘역 제2609호에 마련된 고인의 묘에는 흰색 국화꽃이 헌화됐고, 동료들이 바친 태극기가 함께 놓였다.

 

30대의 젊음이 품었던 뜻을 다 펴지 못하고 한 줌의 재가 되어 차가운 겨울 땅속에 묻히자 가족과 동료들은 애써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아버지 김권찬씨는 고인의 묘소에 술 한 잔을 뿌리며 "남훈아 저 세상에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라"라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고, 고인의 형은 "엄마는 내가 잘 지킬게, 다음 세상에서도 꼭 내 동생으로 태어나라"라며 흐느껴 울었다.

 

신운철 서울특공대 제1제대장은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큰소리를 내어 울면서 "남훈아, 남훈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라면서 "부디 좋은 곳에 가서 평안히 쉬어라"라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동료들도 고인에게 마지막 경례를 올리며 명복을 빌었으며, 어디에 가든지 고인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안장식을 마치고 이승철 서울경찰청 경비1과장은 고인의 가족들에게 "너무 충격적인 일이라서 뭐라 위로의 말을 전할지 모르겠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에 고인의 아버지 김권찬씨는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이날 안장식은 특별한 의식 없이 유해 도착 즉시 경찰관묘역에서 곧바로 진행됐으며, 가족과 동료들 모두 말을 잇지 못하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40분가량의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됐다.


태그:#용산철거민참사, #김남훈, #대전현충원, #서울특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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