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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찬의 대부분은 자연식이라 건강식단이라 할 수 있다. 셀프서비스다 보니 잔반 재활용에 대한 걱정도 없다
 반찬의 대부분은 자연식이라 건강식단이라 할 수 있다. 셀프서비스다 보니 잔반 재활용에 대한 걱정도 없다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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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게 뷔페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맛이 없다(나는 맛있는데... 라고 한다면 내 미각 잘못이고). 때문에 늘 뷔페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미리 마음의 벽을 쌓았는지도 모르겠다. "뷔페는 내 체질이 아니야"라고.

선입견은 깨지라고 존재하는 것일까. 가격! 식재! 맛! 주인장의 철학! 등등 4박자 5박자를 갖춘 뷔페도 있다. 내 동네에 있다면 참 좋으련만 아쉽게도 목포다.

한식뷔페가 달랑 3천원, 놀라운 가격

 3천원하는 뷔페집, 하지만 식재는 거의 대부분 국산일 뿐 아니라 손맛도 좋다
 3천원하는 뷔페집, 하지만 식재는 거의 대부분 국산일 뿐 아니라 손맛도 좋다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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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월간 외식경영> 김현수 대표가 저녁을 먹자며 이 집으로 데리고 갔을 때, 아연실색했다. 목포까지 와서 웬 뷔페냐 싶어서다. 인당 3천원이라는 가격을 듣고는 절망했다. 2만~3만원 뷔페도 식재 질을 담보할 수 없어 먹기 찜찜한데 인당 3천원이라니. 그 순간 난 <박하사탕>의 영호가 되었다. "나 돌아갈래~~~~~"

 간장 간을 해서 푹 끓인 돼지고기
 간장 간을 해서 푹 끓인 돼지고기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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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닫힌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 건 제육볶음을 보면서다. '어? 이거 어렸을 때 많이 먹었던 음식인데..." 그건 흔히 나오는 빨간 양념볶음 제육이 아니라, 간장 간을 해서 푹 끓이다시피한 제육이었다. 차라리 장조림에 가깝다.

한 번에 넉넉하게 해 두고 밥 위에 쪄서 먹기도 했다. 비계도 듬성듬성 들어간 그 국물에 밥을 비비면 참 고소했다는 기억이 떠오른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뷔페에 대한 선입견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만다. 마치 고향집에 온 기분이랄까.

 쌈장으로 나온 된장, 고추장도 직접 농사지은 콩과 고추로  만들어낸다.
 쌈장으로 나온 된장, 고추장도 직접 농사지은 콩과 고추로 만들어낸다.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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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각종 반찬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는데, 하나 같이 맛깔나 보인다. 쌈장으로 나온 고추장과 막장이 어찌나 먹음직스럽게 보이던지, 채소 잎이 덤벼들까 염려될 정도이다. 3천원하는 뷔페라고 싸구려 장류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오판이다. 주인장 설명에 따르면 직접 농사 지은 콩으로 만든다고 한다. 남편이 농삿꾼이라나. 참고로 이 집 막장은 메주를 띄우지 않고 바로 만들어서 땅콩처럼 고소한 게 특징이다.

 밥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눈으로만 봐도 쌀의 질이 보인다
 밥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눈으로만 봐도 쌀의 질이 보인다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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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는 모두 국산, 정말 가능할까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주인장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냐? 도끼눈을 뜰 수도 있다.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이 집 밥은 뷔페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질이 좋다. 갓 지어서 그럴 테지만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최고 좋은 쌀만 가져다 쓴다고 한다. 밥맛 좋은 식당보다 못한 식당이 더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백번 양보해도 양질의 밥이다.

"식재는 모두 국산이에요?"
"나는 수입 절대 안 써요. 웬만한 건 직접 농사지어 쓰고... 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다 그래요. 저 아줌마는 옷 입는 건 초라한데 재료는 최고 좋은 것만 고집한다고."

 국산 마늘로 만든 마늘장아찌
 국산 마늘로 만든 마늘장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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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서 단 한번만 식사를 해 본다면 그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멸치젓, 마늘장아찌, 젓갈 등등 질과 정성이 가득한 게 입 안 가득 전해졌다. 구수한 숭늉을 위해 일부러 밥을 두껍게 해서 만든다고 누룽지를 가져와 보여준다. 자신의 음식에 침이 마를 정도로 자랑을 해도 전혀 밉지 않는 건, 과연 그럴 만하다는 인정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전한 밥상
 안전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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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겪어본 아주머니는 업을 즐기는 게 보였다. 세상에 음식장사 하면서 어쩌면 이토록 신명날 수가 있을까 경외심마저 들 정도이다. 이 집은 시골식당 간판 외에 하숙집이란 간판도 붙어 있다. 아주머니가 하숙집도 운영하는데 월 30만원에 이 식당에서 삼시 세끼 모두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식사까지 포함해 30만원이라니. 이런 게 진정한 봉사가 아닐까 싶다.

"하숙집에 어른도 받아줘요?"
"어른들은 눈이 맑지 못해 안돼. 학생들 눈 아주 맑잖아."

아주머니는 어른이지만 학생 같은 심성을 가진 분이 확실했다. 이만하면 참 아름다운 뷔페라고 할 만 하지 않을까.

[잠깐 인터뷰] "하숙생은 가족...이익만 바랄 순 없다"
- 3천원만 받고 이윤을 낼 수 있나? 봉사 목적으로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닐 텐데.
"(웃음) 물론 이익을 낸다.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남편이 신안군에서 농사를 짓는다. 여기서 재료를 모두 대니 재료비 부담이 없다. 또한 건물이 우리 소유다. 보증금이나 월세가 나가지 않는다. 셀프 서비스다. 식판에 손님이 덜어 먹으니 인건비 부담이 준다."

- 가격을 좀 더 올려도 손님이 올 것 같은데, 이익을 생각한다면...
"물론 그렇긴 하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음식업을 시작한 게 약 20여 년 전이다. 처음엔 튀김장사로 시작했다. 그 뒤에 하숙집을 시작했다. 이 식당을 시작한 것은 6, 7년 전부터다. 식당 음식은 하숙생들이 먹는다. 나는 하숙생들을 가족이라 생각한다. 가족한테 너무 이익만 바랄 수 있나."

- 가격 올릴 생각은 정말 없으신지.
"없다. 비록 식당일을 하지만 나름대로 봉사를 한다고 생각한다.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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