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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대표 강기갑 의원(경남 사천) 지역구에서 발행되는 <사천신문>이 <조선일보>에 보도된 내용을 출처도 밝히지 않고 그대로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타블로이드 판형인 <사천신문>은 8일자 1면에 "폭력에 굴복한 민의(民意)의 전당"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지난 5일 국회에서 농성을 벌이던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 대해 폭력적인 강제해산이 진행되자, 강기갑 의원이 쇠봉을 집어들고 강하게 반발했던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그런데 이 신문에 실린 기사는 <조선일보>가 지난 6일자로 보도한 기사를 그대로 옮겨왔다. 이 신문은 <조선일보>에 난 "민노·민주당 등 소수의 불법에 속수무책"과 "경제위기 고통 받는 국민이 최대 피해자"라는 제목도 그대로 실었다.

 

<사천신문>은 <조선일보>의 기사를 그대로 게재하면서 출처도 전혀 밝히지 않았다.

 

<사천신문> 발행·편집인은 박상길씨가 맡고 있으며, 박씨는 생활정보지(봉화대)도 함께 발행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 사천에서 무소속으로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언론이 지녀야 할 최소한 기본조차 갖추지 않아"

 

강창덕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엄격히 말해 저작권 위반이다, 설사 <조선일보>가 동의해주었다고 하더라도 출처를 밝혀야 한다"면서 "출처조차 밝히지 않고, 그것도 1면에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그대로 전재한 것은 언론이 지녀야할 최소한의 윤리나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기사를 본 독자들은 그 신문사가 취재한 것으로 여길 것이다"며 "<사천신문>이 <조선일보> 기사를 그대로 게재한 것은 강기갑 의원을 흠집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기갑 의원의 한 보좌관은 "특정 사태를 일방적으로 보도한 기사를 그대로 복사해서 싣는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지역 사회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검찰의 강기갑 의원 선거법 위반 기소와 마찬가지로 흠집내기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사천신문 발행인, 2006년 지방선거 무소속 출마 전력

 

이에 대해 <사천신문> 박상길 발행인은 "<조선일보>의 허락을 받아 그대로 실었다"면서 면서 "서울에서 일어난 일이라 지역민들이 모르고 있어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게재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누구에게 허락을 구했냐"는 질문에 그는 "아는 지인을 통해서 게재해도 좋다는 양해를 받았지만, 그 사람이 누군지는 밝힐 수 없다"고 대답했다.

 

"2010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으로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누가 그런 말을 하느냐"면서 "2006년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은 맞지만, 2010년 선거에서 그런 계획은 없다"고 대답했다.


태그:#강기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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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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