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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31일 밤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열리는 서울 종로 보신각 네거리에서 '촛불시민'들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08년 12월 31일 밤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열리는 서울 종로 보신각 네거리에서 '촛불시민'들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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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 방송' 논란을 빚고 있는 KBS의 2009년 서울 보신각 타종행사 생중계에 대해 KBS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2일 임기를 시작한 KBS 노동조합은 실태 조사와 대응 의지를 밝혔다.

KBS는 지난해 12월 31일 밤 11시 30분부터 올해 1월 1일 새벽 1시까지 방송된 특별생방송 <가는 해 오는 해 새 희망이 밝아온다>에서 행사가 열린 보신각 현장에서 울려 퍼진 '독재타도',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 촛불 시민들의 정부 비판 함성을 음향 효과로 덮고, 시위 장면을 한 번도 비추지 않았다.

특히 KBS는 1일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도 제야 촛불 시위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았고 이날 아침 <뉴스광장>에서 보도하는 데 그쳤다. 반면 MBC는 이날 제야 촛불 시위에 대해 밤 9시 <뉴스데스크>에서 보도했고 신경민 앵커가 KBS를 비판하는 '클로징 멘트'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누리꾼과 시청자들은 KBS가 의도적으로 정부 비판 목소리를 은폐하려 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노조·사원행동·PD협회, 진상 조사 및 대응 나선다

이에 대해 새로 출범한 KBS 노조가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형태 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오전 노조 회의에서 그 문제를 논의했다"며 "사내 공정방송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동 사원행동 대표는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고 내부에서 문제를 삼을 것"이라며 "방송제작위원회를 열어 항의하는 등 최대한 빨리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PD협회도 진상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기획된 행사를 중계해야하는 입장에서 현장 중계팀이 '돌발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시위를 다 담아낼 수 있었는지, 혹은 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정부 비판 집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 지지 세력들의 집회에 대해서도 제작진이 마찬가지 고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협회장은 "시청자와 누리꾼들이 왜곡이라고 비판하는 부분이 현장 중계팀이 사전에 기획된 것을 충실히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지시에 의해서 혹은 의도적으로 왜곡을 한 것인지에 대해 확인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평직원들도 비판 목소리... "조작은 명백한 사실"

평직원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KBS 내부 직원은 "음향효과는 통상의 쇼프로그램이 하던 대로 했다고 하더라도 카메라가 촛불 시위대를 한 번도 비추지 않은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현장을 왜곡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선배들의 능력과 판단을 믿는 후배'라고 밝힌 내부 직원도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미디어비평>이 앞장서서 조목조목 잘못을 짚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매서운 비평의 목소리를 내달라"며 "명백히 문제가 있는데도 자사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로 다루지 않는다면 그건 무늬만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국의 한 기자도 "지시가 있었는지 현장 중계팀의 판단이었는지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현장이 조작됐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통상의 방송테크닉이었다는 것도) 언제부터 방송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인지, 어떤 사례가 있었는지 궁금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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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KBS 왜곡방송, #KBS, #타종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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