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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2003.01.07)에 썼던 기사를 아주 쉽게 다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오마이뉴스의 장점이다. 게다가 그 기사에 이어쓰기를 할 수 있다니 금상첨화다. 우리 부부가 처음으로 단둘이서 여행한 곳이 선운사다. 그것도 하루만에 다녀오기 힘든 아주 먼 곳(?) 선운사. 선운사는 우리 부부에게 잊을 수 없는 곳이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늘 다시 가고 싶어하다가 드디어 어제(29일) 길을 나섰다. 그 때는 단둘이었는데 어느새 넷이 됐다. 아이 둘이 생겼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선운사는 강원도에서 가긴 멀었다. 그 때와 달리 한 번도 헤매지 않았지만, 아이들 챙기느라 늦게 떠나서 오후 6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그 날처럼 어둠에 묻힌 산사를 둘러보았다. 그 땐 선운사 주위에 별 것 없었는데 유스호스텔도 보이고 펜션도 많이 보였다. 성수기가 아니라면 굳이 예약하지 않아도 방은 있을 듯하다. 이름이 맘에 든 펜션에 짐을 풀었다. 아이들은 방안에 있는 계단 때문에 신났다.

 

 

오늘 아침, 잠도 덜 깬 아이들을 데리고 부지런을 떨며 선운사로 갔다. 그런데 나설 때부터 날리던 눈발이 점점 거세지더니 제법 매섭게 내렸다. 찻집에서 차를 마셔가며 눈발이 잦아들길 기다렸지만 결국 도솔천 내원궁은 올라보지도 못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했다.

 

 

2003년 그 날도 눈이 내렸다. 오늘보다 훨씬 많은 눈. 발목을 넘는 많은 눈이 몇 시간 사이에 쏟아졌었다. 내원궁에서 내려오니 차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있었다. 그 땐 정말 고마운(?) 눈이었는데, 오늘은 정말 미운 눈이 내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소사까지 갔는데 더 많이 쏟아지는 눈을 피해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젠 겨울보다는 여름에 가야겠다.

 


태그:#선운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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