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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완싱크가 쓴 <나는 왜 과식하는가?> 겉 표지
 브라이언 완싱크가 쓴 <나는 왜 과식하는가?> 겉 표지
ⓒ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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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하루에 음식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몇 번이나 하는가? 대부분 음식과 관련된 의사결정은 무의식중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결단을 하고 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따라서 고작 열 번, 혹은 스무 번 정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브라이언 완싱크가 소속된 코넬대 식품브랜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음식과 관련된 결단을 하루 200회 이상 내린다고 한다.

아침을 먹을까 말까? 우유에 시리얼을 타 먹을까? 빵 한 조각으로 때울까? 당근주스를 마실까? 밥을 먹을까? 먹다 남길까 혹은 남기지 않고 다 먹을까? 커피를 마실까? 차와 함께 쿠키를 먹을까? 껌을 씹을까?…… 우리는 음식을 발견하거나 음식을 떠 올릴 때마다 결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하는 것이 바로 <나는 왜 과식하는가>를 쓴 브라이언 완싱크의 질문이다.

1997년 식품브랜드연구소를 설립한 후 250종 이상의 연구를 기획하고, 1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한 그는 20여 년 이상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먹는 것'에 주목하는 연구해 오고 있다.

서점가에 흔해빠진 다이어트 책들은 영양사와 건강 관리사의 지식에 촛점을 맞추고 있고, 사람들에게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먹는 것을 줄여야 하는지?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급급하다.

그러나, 심리학자와 마케팅 전문가의 지식에 기초하고 있는 <나는 왜 과식하는가?>에는 다이어트와 음식, 혹은 요리법에 관해서는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은 음식과 관련된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행동과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행동을 연구함으로써, "당신도 알지 못하는 사시에 과식을 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소식할 수도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는 책이다.

자신의 뇌와 몸과 마음이 자신이 다이어트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는 책이다. 바로 "최고의 다이어트는 자신이 다이어트 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음식 심리학자 브라이언 완싱크는 수천 명에 대한 조사와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사람들을 과식으로 이끄는 숨은 단서들을 찾아냄으로써 전혀 새로운 방식의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다이어트 하는 줄 몰라야 최고의 다이어트

 똑같은 음식이지만, 사람들은 B식단을 더 많이 선택하고 음식값도 더 많이 낼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양을 먹게 된다.
 똑같은 음식이지만, 사람들은 B식단을 더 많이 선택하고 음식값도 더 많이 낼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양을 먹게 된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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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먹는 음식양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대부분 사람들은 배가 고플 때, 특별히 맛있는 음식을 먹을 기회가 생겼을 때, 좋아하는 음식이 준비되었을 때,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기분이 좋거나 혹은 나쁠 때,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된다고 믿고 있다.

음식 먹는 양을 결정하는 이런 요인들은 대부분 의식하는 요인들이다. 배가 고플 때 더 많이 먹겠다고 마음먹게 되고, 특별히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좋아하는 음식을 먹게 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광고가 우리의 무의식에 작용하여 어떤 것을 구매하게 만드는 것처럼, 먹을 때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서 우리가 쉽게 의식하지 못하는 포장이나 그릇, 조명, 분위기 따위에 속아서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는 경우가 수 없이 많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배가 고픈지 얼마나 그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기분인지 등에 따라 먹는 양이 결정된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릇의 크기와 배치, 포장, 화려한 메뉴판 설명, 브랜드 라벨 등등 주위 환경 때문에 우리는 필요한 양보다 훨씬 더 많이 먹고 살찐다." (본문 중에서)

이 책에는 무의식 중에 일어나는 사람들의 음식 먹는 습관을 파악하기 위하여 진행한 많은 실험들이 소개되어 있다.

[실험1] 영화를 볼 때 M사이즈와 L사이즈 팝콘을 나눠주면 L사이즈를 받은 그룹이 평균 53%(173칼로리) 더 많이 먹으며, 평균 팝콘 용기에 21회 더 손을 넣는다고 한다.

[실험2] 똑같은 음식과 똑같은 와인이지만, 와인 라벨을 다르게 붙이면 캘리포니아산(좋은) 라벨병에 든 와인을 마시는 그룹이 식사만족도가 높다.

[실험3] 파티음식으로 닭 날갯 살을 준비한 후 마음껏 먹게 하면, 식탁에 먹고 남은 뼈를 그대로 남겨둔 그룹에 비하여 식탁위에 뼈를 깨끗이 치워준 그룹이 28% 더 많이 먹는다.

[실험4] 200그램 햄버거를 늘 먹던 사람에게 100그램 햄버거에 상추와 토마토, 양파를 넣어 200그램과 같은 크기로 만들어 주면 그 사람은 그것을 먹고 배가 부르다고 느낀다.

사람의 위장은 셈을 할 줄 모르고 머리는 기억하지 않기 때문에 몇 개를 먹었는지보다 눈으로 보는 양으로 먹는 양을 결정하게 된다고 한다. 이 연구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먹는 양이 여느 때보다 적다고 생각하면 공복감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평소의 양보다 많이 먹었다고 생각하면 배가 부르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칼로리를 줄여도 양을 줄이지 않으면 배고프지 않다

"만일 같은 양의 음식을 칼로리만 두 배로 늘린다 해도 사람들은 먹을 수 없다고 호소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양은 똑같고 칼로리만 절반으로 줄인다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실험5] 그릇 가득 토마토 스프를 담아 내놓으면, 보통 그릇의 수프를 받은 그룹에 비하여, 튜브로 수프가 계속 공급되는 그릇을 받은 그룹이 73% 더 많이 먹는다.

[실험6] 음식을 먹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먹은 음식의 칼로리를 추정하게 하는 실험에서 음식의 크기가 클수록, 음식을 많이 먹은 사람일수록 정확도가 떨어졌다. 그들은 실제보다 적은 칼로리를 먹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험7] 스파게티를 만들 때, 요리 재료를 많이 받은 그룹이 평균 23% 더 많은 양을 조리하여 최고 25%를 더 많이 먹는다.

[실험8] 똑같은 비디오 영화를 감상하며 봉지 크기가 다른 초코릿을 나눠주었을 때, 450g 봉지를 받은 그룹이 평균 137개를 먹어, 평균 71개를 먹는 220g 봉지를 받은 그룹의 두 배를 가까이 먹는다.

"어떤 상품이든 우리는 커다란 포장 때문에 쓸모없이 더 소비를 한다. 커다란 봉지의 개 사료를 건네받으면 그만큼 많이 개에게 준다. 커다란 병의 액체 비료를 건네받으면 그만큼 많이 나무에 준다. 큰 병의 샴푸나 세제를 건네받으면 그만큼 많이 사용한다." (본문 중에서)

누구라도 큰 그릇을 주면 더 많이 먹는다

지은이는 47종의 상품에 대하여 실험하였는데, 액체 표백제를 제외한 모든 상품은 포장이 클수록 사용량도 많아졌다고 한다. 포장이 크면 무의식 중에 많이 먹거나 많이 사용하는 것은 커다란 포장을 기준으로 적절하게 또는 보통으로 보이는 기준치를 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왼쪽에 있는 넓은 유리잔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오른쪽의 길쭉한 유리잔을 사용하는 사람들 보다 더 많은 음료를 마시게 된다.
 왼쪽에 있는 넓은 유리잔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오른쪽의 길쭉한 유리잔을 사용하는 사람들 보다 더 많은 음료를 마시게 된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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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9] 넓은 유리잔을 사용한 사람들이 좁고 길쭉한 유리잔을 사용한 사람들에 비하여 주스나 소프트드링크를 평균 19% 많이 마셨다. 이것은 액체를 다루는 전문가인 바텐더들도 다르지 않다.

[실험10] 파티에 아이스크림을 준비하고 큰그릇, 작은그릇, 큰스푼, 작은스푼을 사용하게 하면, 큰그릇에 큰스푼을 사용하는 그룹이 작은 그릇에 작은 스푼을 사용하는 그룹에 비하여 아이스크림을 57%나 많이 담게 된다.

[실험11] 같은 종류의 스넥과자를 준비하고, 4리터 그릇과 2리터 그릇을 사용하게 하면 큰 그릇을 사용하는 그룹이 평균 53%를 많이 담아가 59%를 더 많이 먹는다.

따라서 넓은 유리잔과 큰 접시와 큰 스푼을 사용하면 결국 더 많은 양을 먹고 마시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잔의 크기, 그릇 크기, 스푼 크기에도 영향을 받지만, 음식의 종류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음식의 종류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더 많이 먹게 된다는 것이다.

[실험12] 똑같은 젤리빈스를 가지런히 정리한 그릇과 섞어놓은 그릇을 준비하면, 섞어놓은 쟁반을 대면한 그룹이 가지런한 쟁반을 대면한 그룹보다 더 많이 먹는다. 엠엔엠 초콜렛 실험에서도 10가지 색깔의 그릇을 받은 그룹이 7가지 색깔이 담긴 그릇을 받은 그룹보다 99개대 56개로 평균 43개를 많이 먹는다.

또한 파티에서 똑 같은 양과 종류의 스넥을 열두 개의 그릇에 나누어 담으면 세 개의 그릇에 나누어 담으면, 열두 개 그릇에 나누어 담은 파티에서 손님들은 18% 더 많이 먹는다고 한다.

실험 결과들을 보면 결국 적게 먹으려면, 상자와 그릇은 소형으로 컵은 길고 홀쭉한 컵을 사용해야 한다. 반찬 가지수가 많으면 점점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되기 때문에 뷔페는 말할 것이 다이어트의 적이다. 또한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만들면 결국 더 많이 먹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음식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서 멀어진다

[실험13] 투명한 포장에 담긴 초콜릿을 받은 사람들은 불투명 포장에 담긴 초콜릿을 받은 사람들보다 평균 71% 더 많이 먹는다. 단지 초콜렛 상자 때문에 매일 77칼로리, 1년이면 2kg 이상 체중이 늘어난다.

또한 1960년대 콜럼비아 대학에서 이루어진 실험에 따르면, 투명한 랩으로 싼 샌드위치를 받은 그룹은 알루미늄 호일로 싼 샌드위치를 받은 그룹보다 더 많이 먹었다고 한다.

수프로 행한 '점화효과' 실험에서 한 그룹은 가장 최근에 수프를 먹었던 기분, 느낌, 맛 등을 글로 쓰게 한 후에 수프를 먹게 하고, 다른 그룹은 그냥 먹게 하였는데, 점화효과를 받은 그룹이 두 배 이상 많이 먹었다고 한다.

실험결과를 보면, 눈에 자주 뜨이는 음식, 음식을 먹기 전에 음식에 대하여 많이 생각한 음식일수록 더 많이 먹게 된다는 것이다.

[실험14] 아이스크림 통 뚜껑이 닫혀 있으면, 14%만이 스스로 뚜껑을 열고 아이스크림을 먹지만, 뚜껑이 열려 있으면 30%의 손님이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또한 군대식당 실험에서 물주전자가 사이트 테이블에 있을 때 비해 식탁 가운데 있을 때 병사들은 물을 81%더 마셨고, 우유가 냉장고가 8미터 떨어진 곳보다 4미터 떨어져 있을 때 소비량이 42% 늘어났다.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스토브에서 조리한 맛있는 팝콘보다 전자레인지에서 만든 편리한 팝콘을 좋아하게 된다." 조리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편리한 패스트푸드가 많이 팔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대형마트는 바로 '재앙'이라고 한다. 첫째는 필요 없는 것까지 사들여 낭비를 하게 되는 것이고, 둘째 대용량 식품은 처음엔 과식을 하게 만들고, 나중엔 음식 음식쓰레기를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하루에 100칼로리 줄이면 1년이면 14kg 감량

브라이언 완싱크가 쓴 <나는 왜 과식하는가?>에는 코넬대 식품브랜드연구소를 비롯한 저명한 연구기관에서 이루어진 실험들이 소개되어 있다. 서평에서 소개하지 못한 재미있는 실험 결과들을 알고 싶은 독자들은 직접 책을 읽는 수고를 하는 수밖에 없다.

음식 심리를 연구하는 이런 무수한 실험을 바탕으로 지은이는 하루에 100에서 200칼로리를 줄이는 다이어트를 실천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이어트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100칼로리의 작은 변화 세 가지를 실행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와 비교해 보았을 때 1년 후에는 약 14킬로그램이나 체중이 줄어들 것이다." (본문 중에서)

하루 100~200칼로리를 줄이는 것으로는 몸의 대사기능에 결핍을 알리는 경보가 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TV를 보면서 먹지 않는다", "간식은 과일과 야채로 바꾼다", "인스턴트 커피를 프림과 설탕이 없는 원두커피로 바꾼다"와 같이 무의식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간단한 몇 가지 변화계획만 세운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살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나는 왜 과식하는가 - 무의식적으로 많이 먹게 하는 환경, 습관을 바꾸는 다이어트

브라이언 완싱크 지음, 강대은 옮김, 황금가지(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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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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