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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문사 유가족들의 한 맺힌 삶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 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 군의문사 유가족들의 한 맺힌 삶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 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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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문사 유가족들의 한 맺힌 삶을 오롯이 담아낸 책 <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도서출판 삼인) 출판 기념회와 군에 보낸 아들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들을 위한 노래극 <너를 보내고…>가 19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종로에 있는 한국불교역사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다.

책 <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에는 올해 말 1기 활동이 마감되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아래 군의문사위)에서 조사한 18건의 사망 사건에 얽힌 유족들의 사연들이 담겨 있다. 군대에서 사랑하는 아들이나 형제, 아버지를 잃은 군의문사 유족들의 인터뷰가 책으로 나온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유가족들의 끈질긴 눈물과 땀으로 제정된 '군의문사 진상 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06년 1월 1일 출범한 군의문사위. 지난 3년 가까운 세월 군의문사위는 억울한 사연을 호소할 곳 없어 가슴 아파하던 유가족들의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군의문사위의 진상조사로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반세기 넘도록 감춰져 있던 죽음의 진실이 드러났다.

군의문사위에 따르면, 12월 현재 총 600건의 사건 중 395건이 종결됐고, 146건이 진상규명 결정됐다. 진상규명된 사건 가운데 사망의 실제 경위와 원인이 규명된 사건은 129건이다. 또한 과거 군 수사결과에선 사고사와 자살 등으로 처리됐으나 조사결과 타살(폭행치사 등), 사고사로 밝혀진 사건도 17건이나 된다.

한국전쟁 때 국민방위군으로 징집돼 사망한 고 박술용 사건, 선임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지만 자살로 조작된 고 심규환 사건, 선임대원들의 구타와 가혹행위가 원인이 된 고 박정훈 사건….

출판기념회에는 유가족들과 이해동 군의문사위 위원장을 비롯한 관련 단체 임직원이 참석한다. 이날 행사는 유가족들의 편지 낭독, 이석태 변호사('진실과 정의' 포럼 공동대표)와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의 축사, 글쓴이 대표 인사로 진행된다.

'평화의 나무 합창단'의 노래극 "너를 보내고..."

평화의 나무 합창단의 이번 공연은 군에 보낸 아들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들을 위한 노래다.
▲ 너를 보내고 평화의 나무 합창단의 이번 공연은 군에 보낸 아들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들을 위한 노래다.
ⓒ 평화의 나무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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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에 이어 7시부터는 시민 음악인으로 구성된 '평화의 나무 합창단'이 군에 보낸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을 위한 노래극 '너를 보내고...'를 선보인다.

'너를 보내고...'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외면해 왔던 군의문사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내용의 노래극이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면 누구나 가야 할 군대에서 아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슬픔에 잠겨 있던 어머니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길에 떨쳐나서는 과정을 그려냈다.

국립오페라합창단 지휘자 고성진씨의 지휘와 합창단의 노래, 이영주·권태진씨의 모노드라마, 작가 홍세화씨의 중후한 내레이션이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극 분위기에 맞게 편곡한 '너를 보내고', '그날이 오면', '이등병의 편지', '사계', '향수', '혼자가 아닌 나'를 현장에서 장중한 합창으로 만나는 건 쉽지 않은 기회다.

공연 기획을 맡은 박진원씨는 "단원들이 직장을 마치고 밤늦게 모여 연습 하면서도 열의가 넘쳐났다"며 "군에서 아들을 잃고 아파하는 부모의 심정을 생각하며 노래하다보니 연습실이 울음바다가 되곤 했다"고 털어놨다.

이해동 군의문사위 위원장은 "군의문사위 3년 활동 결과 여러 사건의 진실이 규명됐지만, 국립묘지 안장 등 명예회복을 위한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며 "더 이상 유족이 울부짖지 않도록 우리사회가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이번 노래극 '너를 보내고'는 유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표현이다"라며 "함께 울고 느끼는 시간 속에서 유족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출판기념회와 공연은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태그:#군의문사, 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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