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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홀에서 열린 독서아카데미 수료식에 초대되어 특강을  하고 있는 동화작가 채인선 씨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홀에서 열린 독서아카데미 수료식에 초대되어 특강을 하고 있는 동화작가 채인선 씨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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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끝자락에서 한해를 마감하는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국민들의 독서문화 환경 개선과 독서교육의 기반조성을 위해 마련한 독서아카데미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한학기의 결실을 맺는 독서아카데미 3기 일반인 교육 과정 수료식 및 특강을 실시했다.

5일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홀 2층에서 열린 이번 수료식에는 자녀독서 교육과정, 지역독서 운동가 과정 등 총 7개 과정에서 180명이 수료했다. 수료식에 앞서 친구에게 따돌림 당하는 아이의 심정을 그린 동화 <내 짝꿍 최영대>로 잘 알려진 동화 작가 채인선씨 초청 특강이 있었다. ‘치유의 책읽기’라는 주제를 들고 나온 채씨는 두 딸을 키운 경험과 독서지도를 하면서 터득한 내용 등을 풀어놓았다. 여러 권의 동화책도 곁들여 소개하며 차분하게 독서의 힘을 쏟아냈다.

“인간은 미완의 존재로 태어나기에 치유 받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특히 뇌가 아물지 않은 미숙아 상태인 7세 이전에는 각별한 사랑과 보호가 필요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언어의 힘을 강조한 그는 “미국의 소설가 헨리로드는 ‘당신이 느낀 것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감정이다’이라고 했다. 자기 일상을 표현하는 힘인 우리말을 한창 습득하는 시기인 3~7세에 영어몰입교육 등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며 건조한 말과 언어불감증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역시 문학이다. 책을 읽으면 간접 습득이 가능하다. 책을 통해 발휘되는 문학의 힘은 당장 답을 주는 건 아니지만, 서서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는 방어적 태세를 취하는 등 싸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책에 나오는 주인공과는 싸움이 될 수 없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즐거움을 느낀다. 등장인물을 통해 내 심정을 고스란히 반영하기도 하므로 이것이 책읽기의 힘이 아닐까 한다.”

국어사전 없이는 국어를 정확히 배우기가 힘들다며 사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아름다운 가치사전>,<나의 첫 국어사전>등을 펴내 바른 우리말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또 아빠를 삼켜버린다는 표현을 한 아이의 사례를 소개했다. “부모님과 상담을 했더니 아빠가 말씀하셨어요, 자신의 아버지가 행동했던 것처럼 자식들에게 했다구요.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더군요” 라며 부모의 역할을 되돌아보게 했다.

“<뛰어라 메뚜기>라는 책을  읽은 아이들은 자신이 메뚜기가 같이 뛰게 된다. ‘책 속의 메뚜기는 위험이 있어도 뛰는 구나. 나도 뛰면 되겠구나’를 생각하게 된다. 이런 책을 대하면 예방주사를 맞은 기분이 들 거다. 이런 가치를 발견해 내는 것이 치유의 책읽기”라고 정의하며 좋은 책을 발견해서 선택해 주는 것은 여러분과 부모의 몫이라고 주문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내 짝궁 최영대>를 보면 상처받는 아이에게 교사가 개입을 안 했다. 어떤 의도였나” 라는 청중의 질문에 “문제 제기를 하고 싶었다. 문학작품에서는 답이 중요한 게 아니다. 부모와 교사의 개입을 극도로 배제하고 아이들이 현상을 받아들여 스스로 해결하도록 했다”고 답했다.

잠자기 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읽는데 책 내용 확인을 해야 하나는 질문에는 “그냥 주무시라. 평생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고 알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와 함께 책을 읽는 자체가 위안이고 행복이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수료식 축사에서 민병욱 위원장은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어려운 경제를 살리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뚝 떨어진 경제와 날씨만큼이나 독서율도 떨어지고 있지요. 둘러보면 책을 읽지 않은 국민이 성한 때는 없었습니다. 국민들에게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작년 6월 설립한 독서아카데미는 지금까지 500~600분이 독서전문가, 큐레이터, 작가로 탄생했습니다”라며 “오늘 수료하는 여러분들이 앞장서서 가정, 회사.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독서운동을 펼쳐주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본 아카데미는 서울시 교육 연수원 특수분야 연수기관으로 지정되어 방학 중에는 전국 초 중등 교사 및 교육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교사 독서교육과정이 실시된다. 자녀독서교육과정, 기획특강 등 4개 과정의 사이버 독서아카데미는 연중 진행한다. 오프라인 일반인 과정 4기는 내년 3월 개강되며 지방거주자를 위한 찾아가는 독서아카데미도 진행하고 있다. 전 과정이 무료다.


태그:#독서아카데미, #내짝꿍최 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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