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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설립 지적을 받고 있는 대원, 영훈 국제중이 지난 5일부터 시작한 원서접수 과정에서도 '점수 바꿔치기' 논란에 휘말렸다.

단계형(A, B, C, D 등급) 생활통지표가 없는 일부 초등학교에서 '최고 점수를 달라'는 학부모의 요구가 이어지고 두 국제중에서는 5학년 1, 2학기와 6학년 1학기 가운데 '한 학기 점수만 입력해도 된다'고 답변하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

제멋대로 점수 기입 조장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입시젼형 요강.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입시젼형 요강.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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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서울 B초에 전학 온 한 6학년 학생과 학부모는 영훈중 원서접수를 앞두고 사면초가에 빠졌다. 5학년 생활통지표는 모두 서술형인데다 6학년 생활통지표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국제중에서 요구한 단계형 성적이 전무한 것이다.

이 학생의 담임인 박 아무개 교사는 "그냥 소설을 써서 모두 A로 주려고 하다가 영훈국제중 입시 담당자에게 문의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돌아온 대답은 "6학년 1학기 성적을 학교에서 알아서 입력해 달라"는 것이었다.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A, B, C, D 등급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서울시교육청 조사 결과 올해 6학년 1학기에 단계형 내용 없이 서술형 생활통지표를 작성한 학교는 모두 42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교의 경우 생활기록부는 물론 생활통지표까지 등급형 성적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국제중이 요구하는 5개 과목별 4단계 평가(A, B, C, D)는 불가능하다. 전체 초등학교 572 곳의 7.3%(42/572)는 없는 등급을 '만들어내야 하는 형편'인 것이다.

다른 초등학교도 1, 2학기 가운데 2학기는 서술형으로만 작성한 경우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5학년의 경우 단계형 생활통지표를 배포했더라도 분실 등의 사유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학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입시전형의 신뢰성을 놓고 뒤탈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좋지 않은 성적 감추려고 잃어버렸다고 거짓말"

이 같은 사정을 아는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에 성적 재작성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초등학교 6학년 부장교사들은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5학년 때의 단계형 생활통지표 성적을 다시 작성해달라고 학부모가 비밀리에 부탁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영훈국제중 사이트에 글을 올린 한 학부모는 "어떤 엄마는 아이 성적이 좋지 않아 (통지표를) 잃어버렸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적이 좋게 기록된 학기 성적만 내려는 계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이에 대해 두 국제중은 "성적이 없을 경우 한 학기 성적만 제출해도 된다"고 답하고 있다.

자체 판단하겠다는 것이지만 어떤 학생은 3학기 성적을, 다른 학생은 한 학기 성적만 반영하는 등 입시전형의 잣대가 달라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6학년 부장들 반발, 전교조도 서명 시작

전교조 서울지부(지부장 송원재)는 지난 3일부터 '국제중의 불법 입학전형자료 요구 거부 6학년 교사 선언'에 들어갔다.

참여 교사들은 선언문에서 "국제중 320명(0.3%) 입학생을 위한 전형으로 학교생활기록부작성 및 관리지침에 어긋나는 내용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생활통지표는 법적 장부가 아닌데도 내라고 하는 것은 성적조작을 요구하는 불법행위를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붕서 교사(서울 K초 6학년 부장) 등 3명도 지난 3일 저녁 서울시교육청을 방문해 6학년 부장교사 등 211명의 이름이 적힌 서명용지를 전달했다.

초등학교 평가방식과 따로 놀고 있는 국제중 입시 때문에 초등학교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국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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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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