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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 "전 욕먹어도 괜찮아... 웃으며 즐겁게 가야 오래 갑니다"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택시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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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손님, 잘난 손님 모두 다 내게는 스승

예전 직장(금융회사)에서 명예퇴직을 하고 잠시 허송 세월을 하다가 법인택시 회사에서 택시 운전대를 잡고 일한 지 어느덧 8개월이다. 아직은 고정기사가 아닌 예비기사다. 다행히 택시운전이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는 것도 같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어서인지 고된 줄 모르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

택시 승객들로부터 여러 정보를 얻고, 세상 살아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듣는다. 학교 선생님들로부터는 학교 이야기, 학생들로부터는 친구들 이야기, 일용직 일을 하는 중·장년 남성들로부터는 일터 이야기, 시장 아주머니들에게서는 장사가 잘 안 된다는 이야기, 아파트 경비하시는 분들에게서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알게 모르게 일어나는 주민 이야기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을 듣는다.

재수가 좋아서인지 내가 모시는 택시 손님들은 그렇게 다들 좋을 수가 없다. 가끔 술에 취해 시비 거는 택시 승객들 외에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다. 가까운 거리라서 미안하다며 천 원짜리 한 장을 팁으로 더 주시는 할머니가 계시는가 하면, 택시 요금을 주면서 몇 푼 남은 동전은 커피라도 한 잔 뽑아 마시라며 동전 몇 개 남은 걸 덤으로 주고 가는 예쁜 아가씨들도 있다. 모두 다 좋은 사람들이다.

가끔 나쁜 손님들도 있다. 가끔, 아주 가끔이지만 먼거리를 가서 택시비 안 주고 도망가 버리는 승객, 차에 오르자마자 몇 분도 안 되어 왜 뺑뺑 도느냐며 느닷없이 뒤통수를 치는 나이 지긋한 술 취한 승객들도 있다.

또한 분명히 차 탈 때는 멀쩡해 보였는데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도 깊은 잠에 빠져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일을 못하게 만드는 승객, 이기지도 못하는 술을 너무 마셔 차 안에 많은 양의 오물을 토해 버리는 젊은 여자 손님들이 있기도 하다.

그래도 그 손님들 모두 내게는 아주 소중한 사람들이다. 손님들을 통해 배우면서, 그들이 내 스승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니 말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은 면을 닮고 싶고, 못난 사람을 만나면 이런 못난 사람을 닮지 않겠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나이가 들만큼 든 어른이 어른 노릇을 못하는 경우도, 젊은 사람이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의젓한 어른 같이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그중 특히 기억나는 경우가 있다. 한 달 전쯤 겪은 일이다. 그때 경기도 파주시 어느 지점에서 차량을 세우고 동료 기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동료기사는 이른 새벽 4시에 교대를 하고 나와서 1300원짜리 김밥 두 줄로 점심을, 5000원짜리 순대국 한 그릇으로 저녁을 때운 뒤 하루 종일 버텼단다.

18시간 가까이 일을 했는데 번 돈은 입금액 수준인 12만7000원. 그는 오늘은 24시간 일하겠다며 벼르고 있었다. 하루 일하고 하루 쉰다지만 24시간 운전은 매우 위험한 중노동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잠은 자야 되지 않느냐"면서 토를 달았지만, 내 처지도 마찬가지여서 서로 쓴 웃음만 지었던 기억이 난다.

성을 사기 위해 집창촌을 찾는 사람들

 어느 집창촌 풍경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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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몇 대가 손님을 태우고 제 갈 길로 가고 난 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고 잠시 후 30대 초반 남자 손님이 택시에 승차했다.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요. 어디로 모실까요?"
"아저씨, ○○○."

이 남자 손님은 술을 좀 과하게 마셨는지 술 냄새가 차 안에 금세 진동한다. 담배까지 꺼내어 한 대 피워 물었다. "금연입니다" 하려다가 관뒀다. 술에 취한 사람들은 가끔 그런 일로 택시기사인 내게 시비를 걸기 때문이다. 역겨움이 확 올라왔다. 살짝 차량 양쪽 앞문을 내렸다. 조금 가다 보니 다 피운 담배를 차창 밖으로 그대로 내버린다.

야밤이고 찬바람이 많이 들어와서 추웠는지 차창을 닫으라고 한다. 그러고는 잠을 청한다. 아직 차 안에서 담배연기가 다 빠져 나가지도 않았지만. '손님이 왕'인 걸 어떡하나? 차 유리문을 올렸다. ○○에서 ○○○까지는 15분여 거리로 요금이 1만500원이 나왔다.

"손님, 다 왔습니다. ○○○입니다."
"여기가 ○○○이오?  아저씨, 여기 ○○○ 사창가가 아니잖아요. 그리로 가요."

"에구, 손님, ○○○ 가자고 하셨지. ○○○에 있는 집창촌 가자고 하지 않으셨잖아요. 요즘 거기 영업 안 해요. 성매매 단속이 심해서 요즘 영업 안 한 지 두 달이 넘었는데요. 요즘 경찰서에서 성매매 특별 단속을 해서 그곳은 모두 불을 다 꺼놓고 있습니다."
"이 아저씨야, 남자들이 택시 타고 야밤에 ○○○ 가자면 다들 그거 하러 거기 가는 것인데…. 그럼, 아까 택시 탈 때 ○○○ 영업 안 한다고 해야지, 여기까지 와서 영업 안 한다고 하면 돼요? 뭔 말이 많아요? 다른 데는 없어요, 그거 하는데? 여기 말고…."

"아니, ○○○은 성매매 여성만 사는 곳이라고 누가 그럽디까? 선량하게 땀흘려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사는 곳인데 그런 소릴 하나요?"
"아, 아, 이 아저씨. 되게 말 많네. ○○○이란 만화책이 괜히 나왔어요? 미국서도 알고 있는 대한민국 유명한 사창가 ○○○인데 아저씨 지금 뭔 말 하는 거요. 다른 데 가요. 아니 이곳 말고 다른 데는 없냐고…."

30대 초반의 아들 뻘밖에 안 되는 이 남자 손님은 50대 중반 택시 기사인 내게 거의 반말 수준이었다. 그렇다고 뭐라고 한마디 더하면 시비를 더 걸 것 같았다. 왜 젊은 사람이 반말 하느냐고 면박을 주고 싶었지만 약간은 술에 취한 사람이고, 혹여 말대꾸 잘못했다가 '불친절하다'고 신고라도 당할까봐 아니꼬와도 그 손님 비위를 맞추려고 애를 썼다.

몇 달 전 택시 영업을 하려고 나갈 때 택시 경력이 10년이 넘는 동료 기사가 귀띔한 것이 생각났다. "택시 영업을 할 때는 집에다 간, 쓸개 다 빼놓고 나가야 한다"는 말이었다.

"○○○에 20포라는 집창촌이 한 군데 있긴 한데 그곳에도 아가씨들 영업 안 해요. 그곳도 역시 마찬가지로 현재 경찰에서 단속 중이거든요."
"에이 ××. 그럼 나 안마시술소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줘요. 아까 ○○으로 다시 가요."

이 젊은 남자 손님은 오늘밤 기어이 성을 사야겠다고 작심하고 나선 모양이었다. ○○○○ 부근에 있는 안마시술소에 갔으나 그 업소는 영업을 하지 않았다. 손님은 기사인 내게 전화를 빌려 달라고 하더니 114 안내로 여기저기 다른 안마업소를 알아보고는 날더러 요금을 깎아 보라고까지 했다.

그 안마시술업소 측에서 현금으로는 17만원, 카드로는 18만원이라고 했다. 정말 기가 막혔다. 택시 기사인 내가 호객꾼인가. 자식뻘밖에 안 된 '젊은놈'한테 이런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일을 해야 하나 하는 속상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 손님을 그 장소에 내려주고 난 내 갈 길로 가버렸다. 물론 택시 요금은 받았다. 그 택시 손님은 어디에선가 분명히 성매매 여성을 찾았을 것이고 기어이 성을 샀을 것이다.

성(性)이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사람이 배가 고프면 빵을 훔치기 마련이다. 성 또한 예외가 아닌가 보다. 성을 사는 남성들은 부인이 있건 애인이 있건 혹은 아무도 없건 따지지 않는다. 성 매매가 불법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끊임없이 성 매매 여성들을 찾는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고 성 매매가 불법이라는 것을 많이 인식하고 있지만, 성 매매는 아직도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성 매매와 전쟁, 그러나 성 매매는 사라지지 않았다

몇 달 전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성매매와 벌인 전쟁으로 장안동 일대 안마시술소가 된서리를 맞았다. 지금도 단속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여파로 전국 집창촌도 함께 된서리를 맞고 한두 달 모든 업소가 잠시 문을 닫았다. 경찰의 집중 단속으로 집창촌에 성 구매자들의 발길이 거의 끊겼던 것이다.

그렇다고 성 매매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까? 아니다. 일부 모텔이나 안마시술소, 그리고 성 매매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변칙업종들에서 계속 이뤄지고 있다. 지금은 경찰 단속의 느슨한 틈을 타 다시 집창촌이 문을 열고 영업하고 있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외국까지 원정을 가서 성을 파는 한국여성(외국에서 성 매매를 하는 한국여성 상당수가 고학력자라는 것) 숫자가 늘어난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정말 못 말리는 성 구매 남성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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